C,D조 2라운드 호주, 덴마크

By | 2010-06-20
호주 vs 가나 1:1 – 참 복도 없는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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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웰의 쓸쓸한 퇴장

벼랑끝에 몰린 호주는 당연히 공격적으로 나섰고 선취골까지 뽑아냈다. 그러나 몇 분 뒤 가나는 오른쪽을 파고들던 에이유가 앤드라인 근처에서 호주 수비와 경합도중 결국 볼을 끌어내 왼쪽으로 결정적인 크로스를 올렸고 슛을 막아내던 키웰의 손에 맞아 결국 키웰 퇴장, 페널티킥 허용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아든다.
호주는 독일과 마찬가지로 끝까지 가나와 대등하게 싸웠지만 결국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다.
가나는 에시앙이 빠져나간 후 지난 대회보다는 확실히 약한 감이 없지 않지만 그들의 스쿼드를 보면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작년의 U-20대회에서 발군의 실력으로 한국팀을 녹여버렸던 바로 그 도미닉 아디야(AC밀란)가 당당히 주전으로 뛰고 있고 결정적인 크로스를 배달한 에이유 역시 U-20우승의 주역으로 완전 세대교체 중이다. 작년 U-20멤버가 6명, U-23멤버까지를 포함하면 11명으로 팀 전체가 젊게 변했으며 70년대 태어난 선수는 단 한명밖에 없다. 아마 다음 대회에서 가나는 또한번 강해져서 나타날 듯 하다.
반면  호주는 23명의 스쿼드중 70낸대에 태어난 선수가 7명, 80~82년사이에 태어난 선수가 7명 등으로 선수단 전체가 노쇠했고 그나마 남은 선수들마저 다음 월드컵에서는 서른살에 가까워져 있어 세대교체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걸 감안했을 때 호주는 다음 월드컵 예선에서 한국-일본, 그리고 중동세를 뛰어넘고 월드컵에 출전 할 수나 있을런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나는 2라운드가 끝난 D조에서 승점 4로 1위를 달리고는 있으나 16강 진출을 장담하긴 힘들다. 다음 상대가 독일이고 그들이 비록 세르비아에 졌으나 잉글랜드, 프랑스 같은 강호들과 같이 경기력이 쳐져있는 것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호주는 마지막 세르비아와의 대결에서 이긴다 해도 16강에 진출하기 어렵게 되었다. 가나가 독일에 두골차로 져도 호주가 세르비아를 세골차 이상으로 확실하게 눌러야 16강에 진출 할 수 있기 때문에 호주의 2010년 월드컵 여정은 세경기로 끝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반면 세르비아는 가나, 독일의 경기와 관계없이 호주만 이기면 16강 진출이 가능해졌다.  독일은 세르비아가 호주를 이긴다고 가정했을 때 가나와 비겨도 탈락이 확정된다.
덴마크 vs 카메룬  2:1 – 롬메달과 벤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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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두 주역 롬메달과 벤트너

이 경기는 약간 웃기게 시작했다. 두 팀이 약속이나 한듯 공격에 치중하며 수비를 뒤로 내팽개쳐 버리고 선취골을 얻기에 열중했는데 양팀은 포백진만 조금 남겨두고 공격을 하러 가버려서 공수간의 간격이 매우 넓었고 언제나 양팀 선수들이 경기장 전체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이상한 모양의 축구를 하게 되었다.
그나마 전반전엔 카메룬이 공격과 수비수들이 더 많이 움직여 언제나 덴마크를 수적으로 앞설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덴마크 진영에서 공격으로 끌고나가는 공을 차단하여 중앙에서 기다리는 흑표범 에투의 발앞에 대령했고 에투는 그것을 한치의 오차 없이 덴마크 골대에 꽃아넣었다.
네덜란드전에서 보여줬던 덴마크의 단단함은 초반부터 날아가버렸고 덴마크 역시 골을 얻기위해 노력했다. 덴마크의 골사냥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카메룬 선수가 있다면 그건 토트넘에서 이용표를 제치고 주전자리를 호가보한 바 있었던 아소-에코토였다.
덴마크의 공격라인중 유일하게 통했던 것이 오른쪽의 롬메달과 벤트너 였는데 거기를 지켜야 하는 아소-에코토는 거의 상대진영에 올라가 있을때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덴마크의 왼쪽 크론카에르의 공격엔 문제가 많았다. 실수도 많았고 1:1에서 카메룬의 수비를 뚫어내지도 못했다. 따라서 덴마크는 단순하고도 당연하게 오른쪽 공격에 주력할 수 밖에 없었는데  때마침 아소 에코토까지 자리를 비워주는 바람에 롬메달은 황송하게도 뒷공간을 돌파해 중앙으로 뛰어들던 벤트너에게 질높은 크로스를 올릴 수가 있었고 벤트너는 그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덴마크의 레전드이자 이날 선발출장한 욘 달 토마손은 롬메달이 차려준 두번의 밥상을 모두 뒤엎어버렸다. 내가 보기에 그 밥상은 거의 숫가락으로 떠먹여 주는 수준이었지만 토마손의 결정력은 예전과는 달랐다. 덴마크의 공격은 할 수 없이 롬메달과 벤트너에게 가중 될 수 밖에 없었는데 카메룬은 카메룬대로 덴마크 문전에서 계속 발레를 하면서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고 있었고 그 바로 뒤에서 아소 에코토가 구경하는 사이 역습찬스로 중앙까지 연결된 볼을 벤트너가 아소에코토가 없는 오른쪽의 롬메달에게 길지만 정확하게 배달했고 롬메달은 욘 달 토마손과달리 그걸 정확히 카메룬 골대에 꽃아 넣으며 경기를 마무리 지어버렸다.
양팀 모두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고는 해도 졸전에 가까웠으며 덴마크는 추가골 기회를 날리면서 마지막 일본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탈락하는 신세가 되었다. (만약 추가골을 넣었다면 상황은 반대가 된다) 덴마크의 감독인 모르텐 올센 감독 역시 승리했지만 이런 사실이 마음에 안들었던지 경기가 끝나자 마자 손에 쥔 잡동사니들을 내던지며 화가 난채 라커룸으로 들어가 버렸다.
일본으로서는 시사점이 많은 경기였다. 욘 달 토마손은 다시 중용되기 어려워 졌고 오른쪽 윙인 크론카에르는 손쉽게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미드필드의 사냥개라 알려진 폴센은 지친 개라는 것이 판명되었기 때문이다.  오른쪽의 롬메달과 아스널의 젊은 스트라이커 벤트너만 제대로 막아낼 수 있다면 일본으로서는 승산있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그러나 덴마크는 오늘과 같이 공격적인 전술을 펼친다면 매우 자주 일본에 뒷문을 허용할 것 같고 그 문제는 결정력이 부족한 일본의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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