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vs 슬로베니아 2:2 – 대회 최고의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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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골을 터뜨린 도노번. 내가 생각하는 MOM

경기전 나의 예상은 미국이 승리한 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슬로베니아는 내가 과소평가 한 것을 비웃었다. 이날 양팀이 벌인 경기는 이번 대회들어 가장 격렬한 것이었고 인간의 체력적인 한계를 의심케 하는 체력전이었으며 축구란 스포츠가 이렇게 재미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정말 대단한 경기였다.
미국은 정말 위험한 팀이다. 여러 대회를 통해 내가 항상 미국을 이변과 강팀 킬러의 첫번째 손가락에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 것은 일단 이 팀의 ‘Spirit’때문이다.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는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들이 경기에 나서는 자세만큼은 존경스럽다. 이들은 어떤 상대라 하더라도 결코 주눅 드는 법이 없으며 모든 것을 단순하게 해결하려 한다.
그들은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처럼 기술적이고 여유가 넘치는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 멤버 개개인의 기술은 그러한 남미팀들에 아직 비할바가 못된다. 그 대신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엄청난 피지컬 능력과 함께 매우 빠르고 직선적이며 단순하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결코 포기하지 않는 자세와 시종일관 공격일변도의 성향이 최근 10년간 미국의 팀컬러로 자리잡았다.
슬로베니아는 이러한 야수와 같이 공격적인 성향의 미국에 결국 털리고야 말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들 역시 같은 방법으로 미국에 대응했다. 그러나 그들의 방법과 기술은 미국보다 약간 더 우아했다.  마치 상대방의 거대한 힘을 역이용하는 우아한 태극권의 고수처럼 그들은 직선적으로 달려드는 미국의 공격배후 공간을 활용하여 전반에만 두골을 넣어 사실상 미국을 그로기 상태로 몰아 넣고 만것이다.
두팀의 공방전은 전반전에서만 무수한 찬스를 만들어 냈으며 단 10초도 볼을 뒤로 돌리며 쉬어가지 않았다. 저 선수들이 정말 인간이 맞나 할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체력들을 소모하며 전반전을 마쳤다. 미국은 시작과 동시에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들을 두명이나 교체하며 기어를 오히려 한단계 가속시켰고 가장 위험한 공격의 삼각편대인 알티도어-도노번-뎀프시의 마성을 10성단계까지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슬로베니아는 미국의 무지막지한 공격에 슬슬 질려버리는 단계에 접어들게 되었다. 후반전이 체 10분이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오른쪽을 파고들던 도노번은 빠르고 길게 넘어온 역습찬스에서 거의 각도가 없는 상태에서 골키퍼와 1:1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고 도노번의 패스를 받기 위한 미국의 공격진은 아직 당도하지 않은 상태였다.
도노번은 망설임 없이 자신이 찰 수 있는 최대의 힘과 세기로 골키퍼정면으로 슈팅을 날렸는데 슬로베니아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라 불리우는 그 역시 도노번의 슈팅을 순간적으로 피해버릴 만큼 강력하고 포악한 슈팅이었다. 이 슈팅을 계기로 미국은 주도권을 완전히 회복하고 후반전 내내 슬로베니아의 양측면과 중앙 할것 없이 계속 몰아붙였다.
슬로베니아가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은 미국의 공격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슬로베니아 진영내의 미국선수의 공격가담 숫자가 늘어난다는 것이었다. 미국은 공격차단 후 비교적 간결하게 최전방으로 볼을 빠르게 투입해 놓고 미드필더와 수비진이 계속 슬로베니아 진영으로 넘어들어 왔는데 슬로베니아가 질식할 것 같은 상황이 바로 이런 미국의 성향이었다.  슬로베니아는 간간히 이루어진 공격찬스에서 골과 다름없는 상황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두려움이나 생각없이 기계적으로 공격을 해대는 터미네이터 같은 미국에 슬슬 주도권을 내주기 시작했고 급기하 세트피스 상황에서 야수처럼 달려드는 미국의 직선적인 공격에 동점을 허용하고 만다.
종료직전에도 미국은 같은 상황에서 골을 기록하는데 주심이 이 과정에서 미국의 반칙을 선언하여 대역전극을 허용하지는 않고 경기가 종료되었다. 하이라이트를 보면 미국이 기록한 세골(그 반칙골을 포함)은 모두 상대방의 골네트를 찢어버릴듯한 속도인데 (마치 모든 골이 바티골을 연상케 한다) 정말 축구에서 느낄 수 있는 후련함이 바로 이런것이 아닐까 한다.  미국, 정말 매력적인 팀으로 성장했다.
슬로베니아가 보여준 열정과 기술에도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들이 기록한 첫골은 이번대회 가장 멋진 장면중 하나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P.S – 그런데 이들에게는 자블라니가 공급되지 않은걸까 ?  이 두팀은 다른 어떤팀들 보다도 자블라니를 잘 다뤄냈다.
P.S 2 – 도대체 저런식으로 뛰고나면 체력이 견뎌낼까 ? 우리팀이 슬로베니아 대신 경기했더라면 견뎌낼 수 있었을까 ?
잉글랜드 vs 알제리 0:0 – 대회 최악의 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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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자~ 댄스나 보여주자고. 상대진영에서 골키퍼,수비수와 함께 댄스중인 루니

잉글랜드의 모든 선수들은 마치 설사병에 걸려 사흘간 빌빌거린 사람과 다르지 않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정말 뭔가에 홀린듯한 그런 무기력함 말이다. 솔직히 알제리에 그 어떠한 위협도 주지 못했고 관절이 마디마디 잘린 사람처럼 유기적인 플레이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분명 그들의 등에는 루니, 제라드, 램파드, 캐러거, 테리, 레넌 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었지만 도무지 그들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화려한 기량을 뽐내던 그들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잉글랜드를 상대하는 알제리 팀의 기량과 팀플레이가 더 나을 지경이었다.
경기 내용은 사실 더 설명할 것도 없는 졸전이었다.
C조 총평
슬로베니아는 미국을 잡아내서 16강을 확정지으려고 했지만 그 순서를 잉글랜드전으로 미뤄야 했다. 그러나 슬로베니아는 승점 4로 여전히 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이것도 이번이다) 미국은 두번의 무승부로 승점 2로 마지막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한다. C조 역시 죽음의 조가 되었다.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최하위로 쳐져있는 알제리 역시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1차전에서 슬로베니아에 비긴 알제리의 전력도 녹록치 않았지만 미국의 공세를 제대로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까지의 경기 내용으로 본다면 미국의 승리가 예상된다. 슬로베니아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대단한 Team Spirit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잉글랜드의 객관적인 우세를 어쩌면 넘어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슬로베니아로서는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데다가 잘만하면 조 1위를 차지할 수도 있어서 3차전에서는 단단하게 지키는 모드를 기본으로 역습형태의 공격전략으로 잉글랜드를 맞이할 듯 하다. 잉글랜드가 오늘과 같이 무기력한 경기를 한다면 슬로베니아가 올라간다.
애당초 잉글랜드와 미국이 1,2위로 올라가리라던 내 예상은 빗나가게 될 듯 하다. 한마디로 안개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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