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첼시 동창회 ?

코트티부아르와 포르투갈의 경기를 보고 있자니 EPL의 한경기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첼시 선수들은 왜 이렇게 많은지. 코트티부아르에서는 살로몬 칼루와 디디에 드록바가 그랬고 포르투갈은 데코, 페레이라, 카르발류가 첼시니 주요멤버 5명이 첼시 소속이었다. 보싱와 까지 합류했더라면 더 했겠지.
뭐 콜로투레, 에보우에(아스날), 조코라(전 토트넘),호날두(전 맨유) 같이 EPL출신들이 많았기 때문에 더 그랬나 보다.  
2. 브라질 절대 약한게 아냐
북한을 상대로 고전했다고 해서 브라질의 전력을 절하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역시 지금까지 치른 경기중 브라질의 전력이 가장 안정되어 있다고 보였다. 일단 공인구인 자블라니를 다루는 솜씨는 브라질이 단연코 최고였다. 다른 팀들의 경기를 보면 감아찰때 공이 뜨는것이 느껴지는데 브라질 애들은 어떻게 하는건지 공을 잘 눌러서 차더라.
특히 마이콘의 첫골 장면은 정말 대단했다.  게다가 그들은 정확한 패스외에도 빈공간으로 이동하고 그 자리로 찔러주는 패스가 정말 기가막혔다. 두번째 골은 그런식으로 나왔고 그 골 역시 정말 아름다운 골이었다.
3. 스위스 제발 좀 떨어져라
잠시후 스페인과 스위스가 일전을 벌이는데 제발 스위스가 좀 떨어져줬으면 좋겠다. 유럽에서 가장 재미없는 축구를 하는 두팀을 들라면 그리스와 스위스를 들겠다. 이 친구들은 매너도 좀 않좋은 데다가 축구시청에 염증을 느끼도록 만드는 거의 유일한 팀이다.
역대 전적에서 스페인에 일방적으로 당해왔으니 이번에도 스페인이 잘 요리해 주리라 믿는다. H조의 전력을 보아하니 방금 경기를 끝낸 칠레가 2위로 올라갈만한 전력이다. 칠레 이 친구들은 파라과이와 마찬가지로 매우 끈적끈적하다. 온두라스는 칠레와의 경기에서도 드러났듯 나머지 3개팀의 적수가 되기에는 2% 모자란다. 온두라스는 스위스를 잡아내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듯.
스위스에서 가장 싫은 플레이어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프라이를 꼽겠다. (이 친구는 부상이어서 오늘 못나온다)
4. 아르헨티나 전
예전같았으면 자신감으로 충만했을 아르헨티나가 한국팀의 그리스전을 보고 마음을 좀 고쳐먹고 나올 것 같다. 지금까지의 월드컵에서 A급팀을 만나면 그들은 거의 사냥모드로 나왔는데 이번엔 좀 다를것 같고 그 점이 우리에게도 좋다. 베론이 안나오게 된 것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이 영감님이 나와야 아르헨 중원의 맥을 상대적으로 쉽게 끊어서 경기의 템포와 밸런스를 허물어트릴 수 있을 텐데 대신에 막시가 나오기로 했단다.
뭐 상관없겠지 막시 역시 평소에 그렇게 뛰어나다고 생각한 적은 없으니…
Update
5. 오범석 ? 맞아 원래가 오범석이었어
친구녀석이 낮에 아르헨전 오른쪽 풀백에 오범석을 기용할 수 있다는 기사를 보고 나에게 그게 맞는 거냐고 질문을 해왔다.  
“응 그래서 스페인과의 평가전에 오범석이 나온 거잖아”
“다만 두리가 첫경기에서 잘했으니 허감독이 고민은 되겠지”
“오범석은 다리도 빠르고 센스도 있는데다가 차두리에 비해 결정적으로 앞서는건 킥력이야. 낮고 빠른 크로스가 정확하기도 하고 벼락같은 중기리포도 가능하거든”
6. 조예선 첫 라운드의 느낌
조예선 첫라운드를 모두 보고나서의 느낌.  브라질이 1라운드 최고의 팀이었다. 독일이 압도적이기는 했으나 독일이나 네덜란드는 전통적으로 중하위권 팀들은 확실하게 발라버리는 스타일이다. 아마 A급 팀을 만나면 조금 달라질 듯 하고 클로제나 포돌스키가 잘하긴 하나 우승권 정도는 아니다.
다만 독일은 어떤 스쿼드를 하고 나오더라도 기본은 하는 무서운 팀임에는 분명하다.
너무 수비축구가 득세하고 있다. 어제의 북한이나 오늘의 스위스, 뉴질랜드, 그리스, 일본, 알제리 뭐 할거 없이 다들 염치불구하고 기본적으로 걸어잠그다 보니 답답한 느낌이 든다.
7.
2002년 이후로 월드컵 철이 되면 뭔가 묘한 느낌이 든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 독실하지는 않지만 그 옛날부터 성당에 다니던 사람으로서 크리스마스이되 예수님은 없고 제 3자들이 더 즐거워하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는 기분이랄까 ?
나도 우리팀이 어떤 팀을 만나든 이기길 바라지만 ~ 흠~ 억지스럽게 무조건 승부에서 이기기만 하는걸 바라지는 않는다.  그리고 지금은 어리지만 4년후에는 강해질 대표팀 막내들이 그라운드에서 겁없이 행동하는걸 보면 게임은 지고 있어도 뭔가 흐믓한 기분이 든다.
82년도 부터 벌써 28년간 월드컵중계를 보면서 이제는 많이 냉정해진 기분이랄까 ?  경기력이 않좋았다면 응당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기게 되었고 중요한 경기에서 석패하더라도 울고불고 안타까워 하기보다는 ‘질만한 경기를 했으니 진거다’라는 생각이 드는건 좀 비인간적일까
8.
국제대회에서 졌지만 후련했던 기억을 줬던 유일한 경기는 멕시코 청소년 해외 준결승전 브라질과의 경기였다.  세계최정상팀을 만나 위축되지 않고 맞불을 놓아 선제골까지 기록했던 경기는 그 경기를 포함해 내 기억엔 2-3차례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때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위아래 빨간 유니폼의 김종부가 브라질 문전 대각선으로 불안한 자세에서 날린 하프발리 슈팅은 원바운드 되며 골문 오른쪽 구석에 정확하게 꽃혔고 반박자 빠른 그 슈팅에 미처 반응하지 못한 브라질 골키퍼는 몸을 날렸지만 속절없이 구석으로 향하는 공을 안타깝게 지켜봐야했다.
김종부의 슈팅모션에서 골까지 이르는 시간은 1초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 같지만 마치 슬로우모션같았고 나를 비롯한 전 국민들은 모두 그 공의 향방을 주시하면서 공중으로 환호하며 뛰어오를 채비를 하고 있었다.
내가 그 대회를 아직 기억하는 것은 그때의 대표팀이 정말 당당하게 어떤 팀과도 맞불을 놓아서 이겼다는 점 때문이었다.
내일 우리 대표팀이 그 때보다 더한 기백으로 나의 유일한 기억을 갈아치워 줬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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