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단상 ① 6/14

By | 2010-06-14
1.

주말 가족여행으로 인해 거의 전 경기를 보려던 계획은 처음부터 깨졌다.

이번 월드컵 조별 예선은 하루 3경기씩 이어지는데 첫두경기가 끝나면 새벽 1시경이고 그 다음 경기가 3:30이라 그 두시간반의 공백이 매우 길어 잠을 쫓기가 힘들것 같다. 독일월드컵은 늦게 시작해 출근시간 직전까지 세경기가 연달아 이어지는 바람에 거의 매일 밤을 새고 출근하는 일이 잦았는데 이제는 그게 힘들어졌다.
2.
A조 두경기는 모두 백중세를 예상했는데 모두 비겨버렸다. 하지만 역시 개최국인 남아공에게는 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을 듯… 과연 개최국이 16강에 진출하지 못하는 사례가 처음으로 생길까 ?  아마도 그럴듯 하다.
프랑스는 2002년부터 첫경기를 이기지 못하는군 … 역시 지단의 빈자리를 리베리로 메꾸기에는 너무 존재감이 큰듯… 앙리의 노쇠화도 안타깝고…
3.

공인구인 자블라니 수난은 생각지 않은 변수를 앞으로 더 만들어 낼듯하다. 일단 양측면으로 넓게 벌려주는 패스를 원바운드로 받으려다 탄성이 좋아 원바운드로 키를 넘겨버리는 일이 다반사이다. 긴 패스는 의도적으로 좀 짧게 해야할듯… 잉글랜드는 어처구니 없는 골을 먹었고 알제리 역시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골을 먹어버렸다.
게다가 고지대 경기장이 많아서 그런지 자블라니를 가지고 차는 프리킥들은  골대위로 떠버리기 일쑤다. 멋있는 프리킥이 나오려면 공에 적응이 충분히 된 시점인 16강전부터나 가능해 보인다. 그런 공인데도 불구하고 기성용의 첫골을 연결한 프리킥은 기가 막혔고나~ (아님 잘못찬거든지…^^)
4.
조별예선 초반부의 가장 빅매치라 생각되었던 잉글랜드vs미국전이 예상보다는 조금 썰렁하게 1:1로 끝나 버렸다. 더 많은 골이 나올 줄 알았는데 이경기도 새벽 3:30에 하는 바람에 중간에 생긴 두시간반의 공백을 참지 못하고 잠들어버렸다.  그래도 미국 대단하다… 그리고 친구와 채팅으로 했던 예상대로 뎀프시가 골을 넣었다.
기록을 보니 잉글랜드가 약간 앞섰을 뿐 그리 밀리지 않았군… 이 두팀이 16강에 진출할 것이란 예상이다.
5.
SBS…역시 기대(?)했던 대로 축구중계에 있어서는 사상 최악의 방송사임에 틀림이 없다. 이미 6개월전부터 단독중계가 예상되고 있었던 터라 그동안 준비는 많이 했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작은 기대마저 무참하게 짚밟아 버렸다. 거의 상식이하의 축구중계…이 친구들은 그저 돈벌이 밖에는 보이는것이 없나보다.
정말 무식의 극치이자 아무나 가서 중계한다는 인상을 주는 준비수준이다. 경기에 나오는 선수들의 소개조차 제대로 하지 못할 뿐 아니라 그때그때 달라지는 감독들의 전술변화, 선수교체의 의미 같은건 아예 꿰뚫어보지 못한다. 게다가 잦은 진행실수…. 1982년부터 월드컵 중계를 봐왔지만 이번이 최악이라는 데에는 축구팬들이라면 같은 생각을 할거라 본다.  최악~최악~최악~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최악~
심지어는 전후반 하이라이트를 편집하는 것도 수준이 떨어진다. 그리스전 전반전의 하이라이트 편집을 보라~!! 혹시 그 시간에 CF하나라도 더 내보내기 위해 그런것은 설마~~ 아니겠지 ? 응?
지금부터라도 공부좀 시켜서 내보내라 !! 아니면 차라리 인터넷에 그득한 축구 전문 블로거들을 내보내는 것이 낫겠다
6.
뭐~ 월드컵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거리로 꾀어내고 마케팅을 펼치는 얍삽한 대기업들도 꼴보기 싫은건 마찬가지다.  이들이 사람들을 이끌어내는 방식은 그야말로 수준낮은 냄비방식이다. 다른걸 다 떠나서 오로지 승부자체에만 관심이 있을뿐 더러~ 설사 진다해도 ‘괜찮아’마케팅 같은 질떨어지는 감동으로 의미를 부여하려고 한다. 내가 붉은 티셔츠를 입지 않고 거리로 나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뭐 사실 나야 항상 TV가 최고였으니 ^^)  축구중계 역시 딱 시간에 맞춰서 TV앞에 앉아야 겠다.
7.
2006년 월드컵 직전까지 난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뭔가가 있어서 막상 뚜껑을 열면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쏟아낼줄로 기대했었다. 물론 첫경기를 이기긴 했지만 나는 그때부터 아드보카트에게 약간씩 실망 하기 시작했고 계속 조재진의 머리를 겨냥하는 긴 패스가 스위스전에서도 이어지자 절망스러워졌다.
이번 허정무 감독이 벨로루시와 스페인전에서 그때와 별반 다를게 없는 단조로운 공격을 보여줬을 때 나는 4년전의 기억이 떠올라 ‘혹시 뒤로 숨긴 전술이 아무것도 없으면 어쩌지’하고 불안해 했다.  그런데 이번엔 뚜껑을 열자 계속 의문시 되던 역습전술과 압박을 이겨내는 패스플레이, 세트피스 등이 (마치 의심하는 나에게 시범을 보여주듯 말이다) 연습을 많이 한듯한~ 그리고 매우 익숙한 모습이 펼쳐져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8.
한달전부터 파워포인트 블루스 강의를 보강하기 위해 할 수 없이 유료사진과 클립아트 컨텐츠를 사게 되었는데 중간에 자꾸 축구와 관련된 클립아트들이 검색결과에 뜨게 되었다. 계속 외면하던 중 어쩔 수 없이 축구와 관련된 클립아트 몇개까지 사들이게 되었다.
아마 이번 월드컵 기간 중 시시때때로 등장하게 될 각국의 포메이션이나 전술 설명에 사용될 위와 같은 그림이다. -.-  EPS 포맷으로 되어 있어 키노트를 이용해 갖자 붙이기 좋게 만들어 놨다. 돈주고 산 그림이니 최대한 사용해야 하지 않겠는가 ~
9.
일본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같은 아시아 팀으로서 오늘밤 선전해주었으면 하는 맘이다. 그 친구들은 워낙 코너에 몰려있다보니 아직 한게임도 진행되지 않았지만 벌써 벼랑끝에 선것 같다. 네덜란드는 만만치 않은 덴마크를 맞아 어떤 화력을 뽐낼지도 볼거리다. 새벽3시 경기인 이태리/파라과이 경기가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될듯…아고…오늘 경기 모두 재미있겠다.  내일 북한전도 그렇고 … 북한이 진출하고 나니 응원해야할 팀이 늘어나서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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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houghts on “월드컵 단상 ① 6/14

  1. kyrix

    오랜만에 글을 남겨봅니다..
    역시 월드컵 얘기가 빠질리 없죠 ㅎㅎ…

    월드컵 경기들 결과도 참 재미있고,
    재활용도 안되는 SBS 해설도 재미있고(?),

    이런 멋진 예측, 분석 포스팅도 정말 재미있네요

    월드컵 내내 좋은 포스팅 부탁드립니다…
    덕분에 제 시야가 넓어지고 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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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아마 한달간은 축구 블로그가 될듯 합니다 -.- 4년전에도 그랬었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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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indy

    아.. 유료사진들을 끊임없이 사신 거 였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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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네 역시 유료쪽의 퀄리티가 더 높더군요~ 이번엔 셔터스탁을 1개월 구입해서 249$ 정도를 냈었죠 ^^ 사용해보니 역시 iStockPhoto쪽이 더 낫더군요
      비싸서 그렇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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