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포트는 성공해야한다

By | 2006-07-19

1999년 트라이포트

※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 관련사진은 hikin-zine을 인용하였습니다

지난 1999년 7월 31일에 열린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은 비록 난생 처음보는 엄청난 폭우속에 첫날 공연의 일부만 이루어지고 끝장이 나버렸지만 그 때 장대비속에서 자정까지 버티던 1만이 넘는 팬들은 그 때의 기억을 흐뭇하게 마음속에 가지고 있다.

트라이포트의 공연 계획이 발표되고나서 흥분된 마음에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정보를 가지고 네츠고에 가입해서 할인티켓을 얻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나는 아마도 밀레니엄 프로젝트다 뭐다해서 정말 발에 땀나게 뛰어다녔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2000.7.31(토)-8.1(일)는 나에게 무조건적인 휴가를 의미했다.

오른쪽의 저 목줄이 기억나는가 ?  저안에 들어있는 것이 프로그램이자 인식표였고 저걸 주렁주렁 달고다녔었다.  저 목걸이줄은 단색이 아닌 여러가지파스텔조의 색이 어우러진 멋진 줄이자 내가 트라이포트에 다녀왔다는 표시이기도 해서 회사에서도 이 줄을 걸고 다녔었다.

                                  후우 ~ 트라이포트에서 누구나 입고있던 저 우비…

지금의 아내와 난 빗줄기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우비를 뒤집어쓰고 늦은 오후부터 밤 12시 가까이까지 6시간을 빗속에서 공연을 지켜봤다.   마지막 무대였던 딥 퍼플이 드림 시어터와는 다르게 악기들이 모두 물에 젖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었다.  

비가 너무 많이오자 주최측에서 무대에 올라가 공연을 마치겠다고 했음에도  이언 길런이 그 마이크를 빼앗고  ‘Show must go on !!’을 외치자 1만명의 청중들의 등골이 송연해짐과 동시에 처음부터 공연을 다시 시작하는 것과 같은 팽팽한 긴장감이 다시 몰려왔고 팬들은 일제히 환성을 지르면서 날뛰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울려퍼지던  Smoke on the water ~~!!

이언 페이스가 심벌을 울려댈때마다 그 위를 타고 흐르던 빗물이 사방으로 튀어댔다.

그렇게 열정적인 무대는 끝나고

아마 그 공연이후 여러달에 걸쳐 기획사에 대한 팬들의 집요한  공세덕분에 나 역시 이틀째 공연 취소에 대한 입장료를 돌려받을 수 있었지만  이런 공연이 여기서 끝나게 되지 않을까 참 많이 우려했었다.

공연후 딥퍼플의 인터뷰 기사가 더 감동적이었다.  이언 길런은 ‘이런공연은 난생처음이었고 이렇게 열정적인 무대도 처음이었다’라고 한국팬들을 칭찬했고 다시 오겠노라고 약속했다.   이듬해 4월 딥퍼플은 그룹결성 30주년 기념공연으로 그 약속을 지켰다.    그리고 나와 아내는 트라이포트 목걸이를 걸고 그 공연에 참가했다.   거기에서 나와 같이 트라이포트 목걸이를 걸고 온 많은 사람들과 눈인사를 나누었다.

그 때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지금도 그런것이

세계적인 락밴드들이 최전성기에 우리나라를 찾는 것은 드물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기회가 찾아올때마다 열정적으로 찾아가 주는 것이 나의 의무라 생각했다.    그래야 또 올테고 오지않은 밴드들도 그에 자극을 받을 테니까…  아마 나뿐만이 아니었을 거라 생각한다.

트라이포트는 거기서 끝나나 보다 라고 생각했지만  이듬해에 2회 공연이 계획되었고 나는 안도했지만 공연이 무산되는 바람에 또 한번 안타까웠다.   그리고 계속되는 폭우와 락페스티벌의 함수관계는 정말 지긋지긋했다.  

그리고 2006년 펜타포트

그래서 이번에 열리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중요하다.  비록 내가 좋아하는 밴드는 오지않고 또한 내가 공연에 갈수 없게 되었지만 멀리서나마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정말 대박나는 것을 보고 싶고  그 공연에 다녀온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얘기가  나로 하여금 ‘공연을 보러가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할 만큼’ 재미있었다고 기억되길 바란다.

이번 무대가 위와같이 폭우에도 끄떡없는 구조로 기획된다는 블로그를 보고나니 역시 실패에서 더 많이 배운다는 교훈이 떠오른다.    그리고 아래의 안내도를 보고나니 정말 그때 그 트라이포트 페스티벌이 생각난다.  어쩜 이렇게 비슷한가…ㅎㅎ

P.S – 어렵사리 8월15일 잠실주경기장 티켓을 손에 넣었다.  20년전부터 메탈리카가 한국에 온다면 무조건 가겠노라고 스스로와 약속했기 때문이다.   근데…UFO가 공연하는 장소는 홍대 어디인거야?  홍대에 그만한 장소가 있나?  후다닥~

 

Facebook Comments

4 thoughts on “펜타포트는 성공해야한다

  1. 정도령

    펜타포트? 트라이포트가 이름이 바뀌었구만. 근데 티켓 가격이 하루에 8만냥.. 거의 종일 공연한다 해도 내 기준으로는 너무 비싸다. 체력도 안따를테고.. 요즘 음악을 그리 듣진 않지만 그래도 7/27(토)는 구미가 당기는군. Black Eyed Peas, Dragon Ash, 시나위에 싸이까정.. ㅋㅋ 재밌겠는데..

    Reply
    1. demitrio

      휴가를 내서 함 가보지 그래? 난 이 시점에서 프로젝트 여러개에 연루되어 있는데 휴가낸다고 하면 아마 사표 쓰라고 할듯..

      Reply
  2. 뉴메카

    UFO 공연하는 곳은 홍대앞 캐치라이트 클럽입니다.
    주소는 http://club-catchlight.co.kr/ 여기구요…

    그나저나 트라이포트,, 저랑 같은 추억을 가지신 분을 만나 반갑네요.. 저도 지금의 신랑과 송도에서 만났는데, 각자 따로 왔다가 우연히 안에서 만나게 된거였지요 ^_^ (머 거기서 눈맞았다는 건 아니고~ )
    그때는 없는 살림이라 기를 쓰고 환불 받긴 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니 그때의 적자 때문에 장장 7년이란 세월이 지날 수 밖에 없었던 거라고 생각하니 좀 미안한 생각도 듭니다.

    Reply
    1. demitrio

      반갑습니다 뉴메카님…제 중고음반 단골가게가 정동 메카였었는데요 ^^ 홍대클럽에 갈일이 없다보니 이제 그쪽으로는 까막눈이 되었군요 이정도 규모의 클럽이 있는지도 몰랐네요.
      뉴메카님도 트라이포트 커플이셨군요. 너무 반갑습니다. 그 때는 정말 환불받을 수 밖에 없는 분위기였죠 ^^

      Reply

demitrio 에 응답 남기기 응답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