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르타커스 : 요즘의 IT판과 똑같구나

By | 2010-05-24

사용자 삽입 이미지근 한달간 파블 강의를 재정리하면서 거의 포스팅할 시간도 없이 보냈는데요. 그 와중에서도 머리를 식힐때 보던 미드가 ‘퍼시픽’과 ‘스파르타커스’였습니다. (이 두 미드에 대해서는 따로 시간을 내서 포스팅을 하려고 합니다.) 요즘의 드라마들이 워낙 사실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퍼시픽과 스파르타커스 모두 실감나는 수준인데요. 스파르타커스는 약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잔인하고 야하더군요.
이걸 계속 보다보니 웬만한 죽음과 전라연기 정도는 그냥 평범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어쨋든 약간 답답한 감은 없지않았지만 아주 흥미진진하게 시즌1을 다 봤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스파르타커스 하면 워낙에  위의 커크 더글라스의 이미지가 뇌리에 강하게 박혀있던 터라 처음 적응할때는 조금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바로 위의 커크 형님이야 말로 검투사출신 노예 치고는 너무 단정하다는 느낌이더군요.  영화나 드라마 역시 그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이니까요. 예전에야 모든 주인공과 역사속의 영웅들은 모두 잘생기고 품행이 단정하게 그려졌던 거죠.  모두가 우러러 보는 역사의 영웅 캐릭터에게 흠집을 내는 행위는 금기시 되던 때가 있었죠.

그러니 각색해 놓은 드라마나 책을 보고 그걸 사실로 믿고 자기만의 상을 굳건히 가지고 있는 우리같은 보통 사람들은 불쌍한 것 같습니다. 미디어의 힘도 참 큰거 같구요. 뭐 어쨋든 근 한달간 스파르타커스에 대한 생각을 이리저리 하다보니 요즘의 IT기사와 절묘하게 오버랩 되면서 재미있는 생각이 나더군요.
IT언론과 블로거, 그리고 제가 로마시민인것 처럼 생각이 되었죠.  드라마에서도 시민들은 그저 검투사들의 피에 굶주린 ‘냄비’들로 나오거든요.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검투사인 애플과 구글(엄밀히 말하자면 잡스와 슈미트)이 석연찮게 헤어지고 나서 이제는 서로를 향해서 칼을 갈고 있습니다. 처음엔 안드로이드 OS정도에서 그칠 것 같더니 돌아가는 판세가 이제 서로의 비즈니스 영역 전분야에서 맞수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단 몇 년전만 해도 서로 겹치는 영역이 거의 없어보이더니 말이죠
며칠전의 구글TV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H.264에 맞서는 새로운 web ▶m 비디오 포맷도 그렇구요. 애플한테 한대 얻어맞은 어도비도 구글이 거두어 들였고 iPad에 대응하는 OS까지 진용을 갖추어 나오게 되면 그야말로 하드웨어 자체를 제외하고는 상당부분 애플과 정면으로 맞서게 됩니다.  애플 역시 여러가지 서비스로 카운터 펀치를 날릴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짓고 있는 대규모의 데이터센터 자체가 뭔가 심상치 않죠.

이렇게 될수록 로마시민은 그 둘의 정면 대결을 고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시한 싸움보다는 어느 한쪽이 거의 무너지는 격렬한 싸움을 말이죠. 뭐 여기에 왕년의 챔피언 MS도 조만간 한자리를 어렵사리 차지하고 3강 구도가 형성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되자 사실 신이 난건 그들 3강 보다는 그걸 지켜보는 우리들 같습니다. 최근 몇년간의 혁신이 MS가 오래동안 챔피언을 독식하던 시대보다 훨씬 빠르고 흥미진진해 졌거든요. 항상 마음에 안들던 짓만 하던 MS마저 위기감을 느끼고 여기저기에서 생각을 고쳐먹고 있는 건 정말 잘된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애플의 팬이지만 만약 이들 3강이 원형경기장에서 싸워서 어느 한쪽을 쓰러트리게 되었을 때 이렇게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승자가 누가되던 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그리고 그들이 오래도록 그렇게 싸우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그게 소비자를 위해 좋으니까요.

그러나 저러나 이제 모든 싸움의 중심이 소프트웨어로 옮겨간 것은 확실해 졌군요. 내로라하는 IT기업들이 많지만 3명의 검투사를 제외하고는 서로 줄서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입니다. 몇 년전엔 우스개 소리로 애플표 냉장고 텔레비전을 얘기했는데 이거 정말 현실로 하나씩 다가오지 않습니까 ?

✣ P.S – 스파르타커스의 주인공인 Andy Whitfield가 시즌1이 끝난 시점에서 혈액암으로 밝혀졌다네요. 시즌2도 그때문에 불투명하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로군요~ 이제 시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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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thoughts on “스파르타커스 : 요즘의 IT판과 똑같구나

  1. momo

    거래처 사장님과 점심을 먹으면서 이 드라마에 대해서 말씀을 하시더군요.
    한마디로….

    포르노 더만,,,,
    하시더라구요.

    ㅋㅋ

    저는 과거 ROME 드라마가 좋아서리…. 잘 안보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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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늙은여우

    편집한 케이블도 잔인하고 야했는데, 오리지널은 더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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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demitrio

    /all
    결론은 두분 다 장인하고 야하다는 말씀이로군요 ^^
    저도 예전에 ROME 좋아했습니다. 그 인물들이 실존인물들이라고 해서 진짜 그런가 하고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기를 사서 읽었죠. 정말 그 두명의 이름이 등장하긴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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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정도령

    하도 명성이 자자해서 제일 볼 것이 많다는(^^) 에피소드만 몇 개 받아 봤는데.. 뭔가 어설픈 것이 B급 환타지 드라마 같더라구. 무엇보다도 배우들이 현지인같이 생기질 않았다. ㅎㅎ 물론 야한 장면이 볼거리긴 하지만 계속 보다보니 그것도 무감각해지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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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약간 만화같이 과장된 감이 없지 않지. 일부러 B급인것을 드러내려는 듯이 말이지. 사실 시즌 1은 무대 역시 매우 좁다고 할 수 있지. 훈련소와 콜로세움이 전부인데 콜로세움은 CG티가 팍팍나는 수준이라 좀 그랬지 …^^
      야한 장면은 정말 처음엔 대담했는데 보면 볼수록 무뎌지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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