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제가 요즘 드나드는 이수역 근처엔 야구연습장이 있습니다. 지난 한달동안 한두번 가서 친적은 있었죠. 오늘 퇴근무렵에 몇몇이 잠깐 미팅할 일이 생겨서 근처 커피샵에 갈까 하다가 아예 통닭에 생맥주를 하면서 얘기하기로 했죠(대담하게도 업무시간중에 말이죠 ^^) 딱 20분 동안 500cc한잔과 통닭을 나누어먹으며 회의를 마쳤답니다.
사실 그리 좋은 일로 회의를 한게 아니다보니 그렇게 되었고 혼자 돌아오는 길도 마음이 좀 무거웠죠.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는데 ‘딱~딱~’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야구연습장에서 나는 소리였죠. 저는 본능적으로 주머니를 뒤졌습니다. 500원짜리 동전이 있으면 한번 치고갈 작정이었죠. 운명적으로(?) 두개의 동전이 있더군요.  그래서 옷과 가방을 벗어두고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좌우타석을 다 칠 수 있는 곳이었죠. 일전에 밝혔습니다만 저는 스위치 타자입니다.
(그에 관해서는 예전에 포스팅한 야구소년을 참조하세요 ^^)
먼저 좌타석에 들어섰죠. 총 16개의 공중 한 13개는 맞춘거 같았습니다. 그후로 십수년동안 야구를 안했건만 왼쪽타석에서 아직도 이만큼인게 스스로도 신기했죠.  물론 맞춰낸 13개의 공중 안타성 타구는 몇 안되었습니다. 대부분이 파울성이었죠. 처음엔 팔만 돌리다가 나중에는 이게 아니다 싶어 타이밍을 맞추는 타격폼으로 바꾸고 나서는 큰 타구가 한두개 나오더군요.
다시 오른쪽 타석에서 16개를 쳐봤습니다. ㅎㅎ 역시 13개 정도를 맞출 수 있더군요. 역시 연습을 안하다보니 맞춰내는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예전 서울역앞에서 재수를 하던 당시 대일학원앞에 야구연습장이 있었습니다. 하루에 동전 두세개를 가지고 야구연습장에 가는 것은 제 일과중하나였죠. 비가와도 거의 거르지 않았습니다.  ‘야구소년’포스트에서 밝힌바와 같이 저는 고등학교때 동네에서 야구를 했기 때문에 곧잘 쳐냈죠. 그러나 역시 좋은 타구는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여름무렵이 되자 매일 연습한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열개의 공중 놓치는 공이 드물었던 데다가 타구의 대부분이 라인드라이브 성으로 바뀌었죠.
그 즈음 야구연습장 아저씨가 야구장 그물에 구멍을 세개정도 뚫어서 거기에 넣는 사람은 한번씩 더 플레이 할 수 있는 프로모션 제도를 시행하기 시작했죠. 물론 단골손님인 제가 거의 첫번째로 보너스를 타먹을 수 있었습니다. 세개의 구멍중 제가 항상 넣기를 바랬던 구멍은 공이 나오는 바로 위쪽에 뚫린 구멍이었죠. 투수의 머리 부분으로 날아가는 라인드라이브 타구만이 가능했습니다.
정말 잘 맞아야 했죠. 공 열개를 모두 잘 맞춰보내기도 어려운 노릇이었는데 그 구멍으로 집중해서 넣는다는 건 더더욱 어려운 노릇이었지만 어쨋든 두번째 날 정도에 그걸 성공시켰고 그 후로도 여러번 성공시키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가을쯤에는 한타석에서 두번이나 성공시키기도 했죠.

오늘 왼쪽 타석에서 공을 치면서 20여년전의 기억이 스멀스멀 떠올랐습니다. 그건 머리에 의한 기억이라기 보다는 몸이 기억하는 거였죠. ‘헤이~ 그렇게 치면 좋은 타구가 나올수 없어. 체중이 실리지 않고 팔만 휘두르고 있잖아’
제 몸이 말하는게 맞았습니다. 야구연습장은 투구거리가 짧기 떄문에 공이 나오는 걸 보고나서야 반응하면 팔만 돌리기 된다는 사실을요.  그래서 공을 몇개 보고 상체를 돌리는 타이밍을 잡은 다음 나머지는 공의 코스에 따라 배트 컨트롤을 했죠. 물론 이런 게스히팅이 이런 몸에서 잘 될리는 없었지만 맞아 나가는 타구의 힘이 이전과 다르더군요.  힘도 덜 들고 말이죠

지금이라도 이렇게 매번 연습을 하면 예전 재수시절과 같이 모든 공을 좌우에서 정확하게 때려낼 수 있을까요? 오늘 서른두개의 공을 치고서도이렇게 헥헥대는데 말입니다.
어쨋든 야구연습장 타석에서 나오면서 여기 올때면 매번 두번씩 좌우에서 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ㅎㅎ 재미나죠 ? 제가 올해안에 미션을 성공할 수 있을까요 ?

P.S – 방금 연습장에서 버스를 타고 쓴 글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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