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늦었지만 잊기전에 레알과 바르샤의 엘클라시코 더비 2차전에 대한 단상을 몇자 적어봅니다. 이런 세기의 대결을 중계해 주는 방송사가 없었던 것이 일단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한 것을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어찌어찌해서 인터넷 생방송을 하는 아프리카 채널을 알게되어서 봤거든요.

조그맣고 화질이 좋지 않은 곳에 시선을 두시간동안 집중하고 있었는데도 전혀 불만스럽지 않았습니다.
지난 챔스 8강 경기에서 바르샤는 아스날을 두번다 완벽하게 제압했는데요.  그래서인지 레알은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지가 궁금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레알의 방식이 드러났죠. 그들은 포백을 최대한 전진시키고 미들진들은 하프라인 바로 아래에 위치시켜 수비-미들 간격을 2-30미터로 좁게 만들었습니다.
그 내부에 바르샤 대부분의 선수들을 가둬 놓는것이 목적이었고 이런 전법은 먹혀들기 시작합니다. 경기장을 폭넓게 사용할 수 없었던 바르샤는 원활하게 패스를 돌릴 수가 없었죠. 침투패스를 하기위해 돌아서기 조차 좁았습니다.  이런 좁은 지대에 양팀의 공격수와 수비수 대부분이 북적대고 있었으니 경기는 난전으로 흐르게 되었죠.
그렇지만 바르샤의 볼 점유는 계속 되었습니다. 당황하기는 했을 지언정 자신들의 색채는 결코 잃지 않았죠. 레알의 라인컨트롤은 정교했습니다. 일자수비가 침투패스 한방에 무너지지 않도록 전방의 미드필더들이 사비를 비롯한 바르샤 공격진을 잘 묶고 있었습니다.  바르샤가 레알의 일자수비진을 뒤로 물리도록 하는 방법은 프리킥이나 드로잉을 얻어 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로 그런 기회가 찾아왔고 일자수비 사이로 침투하는 메시, 패스를 날리는 챠비의 절묘한 콤비플레이가 최초로 레알의 수비를 무너뜨렸고 그게 골로 연결되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챠비는 오른쪽으로 침투하는 페드로에게 정확한 패스를 전달했고 그것이 또한 골로 연결되었습니다. 그 이전에 메시에게도 또 다른 찬스가 같은 방식으로 찾아왔지만 그것은 골로 연결되지 않았고 그 패스를 날린 주체도 챠비였죠.
메시에게는 챠비가 있었지만 이날 호날두는 거의 혼자였습니다. 위협적인 슈팅과 드리블이 있었지만 절묘한 협력 플레이는 없었죠. 바르샤의 2:0 완승이었습니다. 비록 바르샤가 스코어 상으로 완승을 거두었지만 레알의 바르샤 맞춤 포진은 매우 잘 먹혀들었고 인상적이었습니다. 바르샤를 상대할 다른 팀들에게도 좋은 참조가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비록 메시가 위협적이긴 해도 챠비가 있는 메시와 그렇지 않은 메시는 분명 다를것 같네요. 아르헨티나 국대에서의 메시가 바르샤의 메시와는 사뭇 다른 이유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날 역시 메시의 가공할만한 돌파와 슈팅, 감각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호날두, 루니와 함께 이시대 최고의 축구선수로군요. 어서 무링요 감독의 인터밀란과 4강에서 마딱뜨리는 바르샤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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