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웠던 양팀의 공격축구
09-10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아스날 vs 바르셀로나 2:2 무승부 (에미리트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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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M은 역시 이브라히모비치, 결정력이란게 뭔지를 벤트너에게 보여준 듯


예술이란 표현이 어울릴만한 바르셀로나의 전반 20분

바르셀로나와 아스날은 아트사커간의 대결로 8강전 대진 중 가장 흥미로운 경기였습니다. 양팀의 공격력중 누가 더 셀까 라는 의문부호는 막상 뚜껑을 열자 바르셀로나의 전면적인 강압 프레싱으로 시작되었죠. 팽팽한 대결이 될거라는 예상을 여지없이 깨버렸습니다. 바르셀로나는 거의 전 선수가 하프라인을 넘어오면서 아스날을 압박하기 시작했는데 전반전 20분까지 마치 전혀 무명클럽을 일방적으로 때려부수는 듯한 바르셀로나의 맹공이 이어졌습니다.
전반 15분까지 무려 10개의 슈팅을 바르셀로나가 퍼부은 반면 아스날은 슈팅은 커녕 하프라인을 넘기조차 힘겨웠습니다. 거의 붕괴직전까지 내몰리는 상황이 연출되었고 즐라탄과 메시, 사비는 5-6차례의 결정적인 유효슈팅을 퍼부었습니다.  오른쪽으로 수비를 몰아놓고 사비를 거쳐 왼쪽으로 공이 넘어가는데는 단 3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사비는 거의 예술적으로 볼을 배급하더군요.
그러나 바르셀로나로서 한가지 불안한 점이 있었다면 골키퍼와 1:1상황을 5-6차례나 만들고 이를 모두 결정적인 슈팅으로 연결한 것에 비해 골을 하나도 뽑아내지 못하고 알무니아의 미친듯한 선방에 모두 걸려버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이지 전반전 20분까지 바르셀로나가 보여준 맹공은 근래 4-5년간 본 축구경기중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꼽을만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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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쨰 악재, 전반 이른시간 아르샤빈의 부상교체


최전성기의 아스날이 보여주었던 아름다운 패싱게임을 바르셀로나가 아스날을 대신해서 시범을 보이더군요. 아스날은 20분이 넘어가면서 약간씩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바르셀로나 역시 초반의 맹공이 다소 풀이 죽으면서 비로소 결정적인 슈팅기회를 나스리에게 허용했습니다.
오른쪽을 집요하게 오버래핑하는 다니엘 알베스는 사실 나스리가 다스려주어야 했지만 전혀 그렇지 못했기에 일단 아스날의 왼쪽 수비라인은 붕괴직전까지 갔고 중앙에서 볼을 배급하는 사비를 송과 디아비가 전혀 마크하지 못하는 바람에 오른쪽, 왼쪽, 중앙 할것 없이 전체적으로 무너져내리는 양상이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아스날의 패싱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었죠.  그러나 골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초조감이 아스날을 살려주었습니다. 전반 후반정도가 되자 아스날도 완연히 살아나기 시작했죠.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7:3정도의 점유율을 가지면서 바르셀로나가 전체적으로 아스날을 압도하는 전반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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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악재, 갈라스의 부상교체


아스날에겐 악재도 겹쳤는데 23분께 공격의 핵심인 아르샤빈이 부상을 당하면서 에보우에와 교체되어 나갔고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는 중앙수비수 갈라스 마저 부상으로 데닐손과 교체되어 빠져나갑니다. 송이 갈라스 자리에 들어가고 데닐손이 송의 자리를 물려받게 되었죠.  게다가 팀의 핵심인 파브레가스가 경고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다음게임에 뛸 수 없게 됩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정도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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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마지막 악재, 파브레가스의 엘로카드로 다음 경기 출장불가. 파브레가스가 부딫혀 아픈것 보다 옐로카드를 받았다는 것에 더욱 괴로워하고있다


축구의 진수였던 후반전

아스날로서는 전반전에 골을 허용하지 않은 것만 해도 천우신조나 다름없었습니다. 한골만 넣어준다면 바르셀로나의 김을 완전히 빼버릴 수 있었죠. 내내 몰아붙이다 골을 허용하는 것만큼 허무한 것은 없으니까요. 그러나 오히려 바르셀로나에게 더 좋은 기회가 날아들었습니다. 오른쪽을 파고들던 즐라탄에게 좋은 패스가 전달되었고 즐라탄은 알무니아의 키를 넘겨 1분만에 첫골을 성공시켜 버립니다.
그 다음 장면에서 벤트너의 결정적인 헤딩 동점골 찬스가 있었는데 이것이 발데스 골키퍼의 정면으로 가고맙니다. 역시 벤트너는 특급 스트라이커로서는 2% 부족한 모습이었죠.
이후 전반전 만큼은 아니지만 바르셀로나의 맹공이 다시금 펼쳐지고 잠시후에 또한번 같은 위치에서 즐라탄에게 자로 잰듯한 패스가 전달됩니다. 알무니아와 1:1상황에서 즐라탄이 강력한 슛을 퍼부어 순식간에 스코어가 2:0으로 벌어져 버리죠. 이것으로 모든게 끝난것 처럼 보였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이제부터 압박을 풀고 라인을 뒤로 약간 물려서 안정적인 경기운영 단계로 넘어가는 듯 했죠. 벵거감독은 이미 전반전에 뜻하지 않게 두장의 교체카드를 써버려 남은 카드가 한장밖에 없었고 마지막 카드인 월콧을 빼듭니다. 사냐를 빼고 에보우에를 뒤로 물린다음 월콧을 오른쪽 공격라인에 투입했는데 결과적으로 이 카드가 먹혀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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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콧의 등장, 그리고 골~ 분위기를 반전시킨 마지막 교체카드


교체된지 단 몇분만에 월콧이 총알같은 침투와 스피드로 전반전에 힘을 뺀 멕스웰을 단번에 벗겨내고 오른쪽을 뛰어들며 벤트너의 침투패스를 받아 골을 성공시킨 것이었습니다. 이제 경기는 난전으로 접어 듭니다. 기세가 오른 아스날은 바르셀로나를 계속 밀어붙이는데 이 과정에서 피케에게 엘로카드가 주어졌습니다. 이로써 피케는 누캄프에서 나올수 없게 되었죠.
과르디올라는 즐라탄을 대신해 앙리를 투입했고 앙리는 아스날 홈팬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으면서 등장합니다만 결정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2:0스코어 이후 너무 아스날을 풀어준 감이 없잖았는데요. 아스날도 A클래스의 팀인 만큼 이러한 방심은 위기를 자초하는 꼴이었고 결국 85분경엔 벤트너의 헤딩패스를 오른쪽으로 달려들며 슈팅을 가져가려던 파브레가스에게 푸욜이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헌상함과 동시에 자신은 퇴장을 당해 역시 누캄프에서 푸욜의 모습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파브레가스는 중앙으로 강력하게 차넣어 페널티킥을 성공하지만 차는 과정에서 자신도 부상을 당해 절뚝 거리게 됩니다. 결국 양팀은 역사에 남을만한 공방전 끝에 2:2로 비겼습니다.
정말 엄청난 경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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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을 혼자 구하다 시피한 월콧....


비록 비기기는 했지만 원정길에서 두골이나 넣은 바르셀로나가 여전히 유리합니다. 그렇지만 피케와 푸욜이라는 두명의 센터백을 잃게 되는등 만만찮은 손실을 당합니다.
아스날은 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팀의 중심인 파브레가스가 부상을 당한데다 경고누적으로 다음게임에 나오지 못하게 된 것이 가장 크고 원정팀에게 두골이나 내준 것이 그 다음입니다. 아스날로서는 누캄프 원정을 무조건 승리로 장식해야 4강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중앙수비수인 갈라스와 공격의 핵심자원인 아르샤빈의 부상도 걱정입니다.
아마도 오늘 선발출전하지 못했던 토마스 로시츠키가 파브레가스를 대신해 다음주에 선발출장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비록 바르셀로나가 두명의 주전 센터백 모두를 잃었지만 야야 투레와 마르케즈라는 훌륭한 자원들이 대기하고 있어 전력누수는 심하지 않을것으로 생각됩니다. 그치만  ‘푸욜’이라는 정신적 지주가 빠진 데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떨쳐내질 못할것 같네요.
누캄프에서 맞붙는 양팀의 2차전도 정말 눈을 뗄 수 없겠군요. 정말 대단했던 매치입니다. 어제 맨유와 뮌헨과의 매치보다 몇배는 더 볼거리가 많았던 경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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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라히모 비치와 알베스, 오늘 이니에스타까지 있었다면 어땠을까 ? 역시 대단한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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