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음악이 그날의 기분을 결정한다

By | 201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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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http://www.demitrio.com/wp-content/uploads/2010/03/02-Wrathchild.mp3|titles=02 Wrathchild]

전 아침에 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 앞에 서면 아이팟 터치를 꺼내들고 Random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합니다. 어떤날은 매우 차분한 곡으로 시작하고 또 어떤날은 매우 거칠게 시작하죠. 오늘이 그랬습니다. Iron Maiden이 첫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Wrathchind였죠.
오~ 이런날은 말이죠 일단 걸음걸이부터 달라집니다. 약간 빨라지죠. 그리고 웬지 힘이 잔뜩 들어갑니다. 코멩멩이 같은 부르스 디킨슨의 거친 보컬이 잠이 덜깬 저를 몰아 붙이더군요. 그리고나서 두번째 곡 부터는 아예 Iron Maiden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죠. 지금까지 경험으로는 강력한 음악이 그날의 전투력과 의욕을 키우더군요.
원래 본사는 양재지만 지금은 새로운 프로젝트 때문에 이수역 근처에 나와 있는데 집에서부터 그 회사까지 딱 50분 정도가 걸린답니다. 대곡이라면 대여섯곡, 소품들이라면 열곡정도를 소화할 수 있는 거리죠. 가끔 흥이 나면 한시간 반 정도로 출근시간이 길어도 상관없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Running Free, Run to the Hills, Iron Maiden 까지 쭈욱 듣고나서 몸의 에네르기가 도는 것을 느꼈습니다. 갈아타는 정류장에 서서 Number of the Beast를 따라불렀네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던 말던 말입니다. 물론 작게~작게 따라불렀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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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 Maiden에서 흥에 겨워진 저는 막바로 Slayer로 갈아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포악한 사운드를 가진 밴드답게 아주 첨부터 끝까지 줄기차게 달려나가더군요. Angel of Death 말입니다. 당췌 저렇게 베이스 드럼을 밟아도 체력이 감당이 되는지 모르겠을 정도로요. 이런 친구들 한국 한번 오면 시원하게 십년묵은 체증을 내려가게끔 할텐데요. 
어제는 일도 안잡히고 해서 이리저리 머리만 굴리다가 하루를 그냥저냥 보냈는데 오늘은 하루종일 이 녀석들 들으면서 진도 좀 빼야겠군요.. 아이팟에 슬레이어의 곡이 두곡뿐이라 Rage Against Machine으로 넘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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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ke Up이 첫곡, 울 와이프의 핸드폰 벨소리입니다. 처음엔 음악을 먼저 들려주고 저 쟈켓을 나중에 보여줬더랬는데 적잖이 충격을 받더군요. 저 사진이 무슨 사진이냐구요.  1963년 사이공 거리에서 디엠 정권에 항의하면서 소신공양(맞나요)하는 베트남 승려의 실제 모습이었죠.
슬레이어를 듣다가 RATM으로 넘어와서인지 강력함은 줄어들었지만 RATM도 정말 강력하고 무거운 사운드를 기본적으로 깔고있죠. Killing in the Name을 들으면서 회사 정문을 통과했답니다.
오늘 진도 많이 나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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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저 정도되는 규모의 공연에 가고 싶어요 ㅜ.ㅜ
내일 아침의 첫곡이 아트 가펑클이면 내일은 차악 가라앉은 마음으로 졸겠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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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thoughts on “아침음악이 그날의 기분을 결정한다

  1. clotho

    역시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의 습성은 대부분 비슷한가봐요. 저도 크게는 아니지만 노래도 따라부르고 버스 기둥에 대고 에어기타도 치고 발로는 투베이스를 밟고 그렇습니다. ㅋㅋ
    다른 기기는 많이 안 써봐서 모르겠지만.. 유독 아이팟의 랜덤은 내 기분을 잘 알아주는 느낌이랄까? 그런게 분명히 있습니다. 예전에 어느분도 이야기하셨는데 저는 그것을 iPod Moment라고 부르기로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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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ㅋㅋ iPod Moment~ 좋은데요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아까도 슬레이어를 들을때 버스정류장 벤치에서 발로 투베이스를 신나게 밟고 있었는데 누가 봤으면 정말 꼴불견이었을 거에요. 옷도 잘 차려입은 듬직한 아저씨가 수면위의 오리새끼같이 천박하게 두발을 마구 놀려대고 있는걸 발견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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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r.Park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저도 수면 아래의 오리발 같이 …
    가끔 하는 짓인데 자제해야 겠습니다.
    지하철을 안 타고 다니지만 봉에다가 핑거링하는 짓은 이제는…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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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블로그도 그때그때 생각났을때 쓰지 않으면 자꾸 묻히더라구요~ 결과적으로는 오늘 진도 별로 못나갔습니다 ㅋㅋㅋ 생각만 많고 하다보니
      저도 손가락질 하나는 현란하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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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record

    Iron Maiden에 열광했던 때를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배시시 웃게 됩니다.
    포스팅 볼때마다 자꾸 뭔가 옛날것들이 하나씩 떠올라요.
    확실히 추억을 후비게 하는 힘이 있으신게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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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이런 노래들에 얽힌 얘기들은 모두 20년전의 인물들 사건들과 관계가 깊어서일게야. 너나 나나 그때 그시절이 가장 음악을 많이 듣고 정말 많은 인물들을 만나던 때였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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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noenemy

    크. 저 시절엔 각 밴드들이 경쟁이나 하듯이 무시무시한 앨범 자켓 이미지를 내놓았었죠. 실제로 음악을 들어보면 가벼운 팝 메틀하는 밴드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말이죠.

    저런 백판 사서는 집에 엄마한테 들킬까봐 걱정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저런 이미지들이 그립네요. 해골 캐릭터가 귀엽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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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난 청계천 빽판사러가서 헬로윈 쟈켓을 처음눈으로 봤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해골바가지가 성을 때려부수는 그림이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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