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 오늘 자지않고 경기를 지켜본 보람이 있군요. 박주영을 제외하고는 거의 남아공 주전 멤버들로 예상되는 스쿼드를 가지고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던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브와르를 이동국, 곽태휘의 골로 2:0으로 격침시켰습니다.
확실히 유럽파가 가세하면서 볼을 처리하는데 여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조용형-이정수의 센터백과 이영표-차두리의 양 윙백의 안정감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이전 월드컵에서 제일 불만족스러웠던 부분이 센터백 부분이었는데 이정수-조용형-곽태휘가 높이와 힘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오늘 드록바를 앞에두고 증명했군요.  치열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드록바를 제대로 물리쳐주었습니다.
일단 기억나는대로 한명씩 플레이를 열거하자면 이렇습니다.

이정수, 조용형 – 몸싸움과 제공권에서 거의 밀리지 않았다. 골에이리어 부근을 철통같이 지켰다
곽태휘 – 마지막 세트플레이 골장면은 정말 그림같았다. 역시 몸싸움과 제공권도 좋았다
이영표 – 오버래핑 능력은 예전에 비해 한물 간 느낌, 지능적인 수비와 안정감은 역시 이영표
차두리 – 수비와 오버래핑 둘다 합격점. 역시 피지컬이 되주니까 보기 좋았다.
박지성 – 언제나 기대하는 만큼 해주는 선수. 오늘 역시 공수에서 많은 활동량
이청용 (MOM) – 박지성의 부담감을 해소. 센스있는 패싱과 공간침투로 치명적위협을 가하다
기성용 – 오늘 전반적으로 무거웠고 소극적. 특유의 대포알 슈팅이 그리웠다. 프리킥은 일품
이근호 – 세밀하지 못했다. 컨디션과 호흡문제인 것같다.
이동국 – 골을 넣었고 한두번의 결정적찬스가 더 있었지만 평범했다
이운재 – 사실 너무 해먹는거 같아 마음에 안들었지만 오늘만큼은 절대적인 안정감과 선방
김정우 – 오늘 좋았다. 특히 패싱과 공간침투 부문. 그러나 상대방의 패싱게임을 끊는데는 실패
김남일 – 공격은 좋았지만 역시 수비형 미들 본연의 임무에서 필드장악에 어려움을 겪음
김재성 – 볼수록 쓸만하다.  바람같은 침투, 수비를 지능적으로 달고다님. 킥도 쓸만함
안정환 – 오늘은 평범했다

일단 예전부터 불안했던 포백진용은 슬슬 안정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믿음도 따라가고 있습니다. 양윙백과 공격형 미들, 전방 공격진은 자원이 남아도는 상황, 지금으로서 가장 걱정해야할 부분은 상대미들을 쓸어버려야할 수비형 미들문제입니다. 김정우와 김남일로 될까… 하는 의구심이 자꾸 들거든요.
정말 숙제입니다.

예전같으면 박지성의 어깨에 모든것을 짊어지우고 경기를 풀어나갔는데 (2006년 월드컵) 이제는 기성용과 이청용이 그 부담을 싹 덜어주면서 오히려 박지성이 움직일 수 있는 여력을 더 많이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이청용의 컨디션이 제발 월드컵까지 이어지길 바랍니다.

이동국에 대한 문제인데 오늘 멋진 발리슛으로 선취골을 기록했으나 전 오히려 김재성쪽에 더 눈이 가더군요. 비록 오늘은 평가전이었지만 나이지리아는 이걸로 좀 부담을 느낄 듯 합니다. 초반에는 양팀모두 평가전이란 것을 의식한 탓인지 강력한 압박과 태클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이른시간에 한국팀의 선취골이 터졌고 약간씩 약이 오르기 시작한 코트디브와르 선수들이 몸싸움을 시작하고 기어를 변속하면서 경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죠.
볼점유율은 6:4정도로 앞섰지만 작품은 만들어내지 못한채 수비에 비중을 둘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을 어떻게 뚫어내야 할지 과제만 남겼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동점골을 노리다가 추가골을 얻어맞고 주저앉는 건데 오늘 딱 그렇게 되어버렸죠.  김재성이 후반 종료시간 즈음해서 낮고 빠르게 골대근처로 붙여준 크로스를 곽태휘가 전력질주하면서 잘라먹었습니다. 약속된 플레이였죠. 진짜 그림같았습니다.

한국팀은 비록 2:0으로 이기긴 했으나 상대팀이 미들진영부터 조여오는 패싱게임을 중간 차단하지 못한채 골에이리어 근처까지 쉽게 접근 시켰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차단한 볼을 신속한 역공으로 연결시키지도 못했구요. 아직 역습에 대한 연습과 시나리오는 부족해 보였습니다. 박주영이 생각나더군요.
어차피 나이지리아, 그리스, 아르헨 등을 상대로 해서는 역습상황이 자주 일어날 텐데 그에 대한 체계적인 대비를 해두어야 하겠더군요.
패스의 정확도 역시 제가 보기엔 상대팀에 비해 현저히 열세였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경기였죠. 전반의 공격형태는 김정우를 수비형으로 놓고 최전방에 이동국 좌우에 박지성, 이청용, 중앙에 기성용, 이근호가 공격적으로 위치했습니다. 이근호가 중앙 미들진영에서 많이 눈에 띄었죠.  역삼각형 대형이었습니다.  향후 평가전을 계속 치르면서 이러한 포메이션을 바꿔가면서 실험하겠죠.
일단 계속 지켜보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진영이 어떤건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어쨋든 코트티브와르를 2:0으로 이겼다니 참 기분이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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