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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일어나봐 이승훈이 잘타고있어~”
“(졸면서 심드렁하게) 왜~ 13분 벽이라도 돌파했데 ?~~”
“응 어떻게 알았어?”

다음 순간 전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나가보니 크라머가 타고 있더군요. 크라머야 어찌되었든 소름이 쫘~악 끼쳤고 닭살돋은 팔을 와이프한테 내밀었죠.  모태범이나 이상화가 금메달을 딸때도 그냥 그냥 흥분했던 터라 와이프가 물어보더군요.

“왜? 이승훈의 메달에 별다른 의미라도 있는거야 ?”
“응, 이건 500이나 1000하고는 또다른 영역이야~ 그야말로 넘볼 수 없는 영역이었지. 이건 말도 안되는 기록이야”

네, 분명 이건 말도 안되는 기록이었죠. 크라머가 금메달을 땄다해도 닭살돋은 팔은 그대로였을 겁니다. 릴리함메르(’94)와 알베르빌 올림픽(’92)때의 요한 올라브 코스의 역주 모습을 저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쇼트트랙의 김기훈이 정말 전율의 질주를 보여준 만큼 올라브 코스의 ‘철인질주’는 너무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피빛같이 붉은 유니폼을 입고 짐승같이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코너를 돌고 직선구간을 역주하는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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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ann Olav Koss (노르웨이) : 187cm, 85kg

자국에서 열린 릴리함메르 올림픽때 그는 1,500, 5,000, 10,000m 에서 철옹성같은 모습으로 우승합니다. 정말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거친 질주였죠. 그것도 모두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5천미터나 1만미터는 크고 거친선수들의 전유믈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올라브 코스의 바통을 이어 받은 것은 네덜란드의 지아니 롬메 선수입니다. 90년대 중반이후부터는 롬메의 시대였죠. 그는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5천, 1만미터를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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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anni Romme (네덜란드) : 190cm, 85kg

코스나 롬메 모두 190cm에 가까운 장신에 85kg이라는 우람한 체구를 가지고 있었죠. 지난 100년간 1만미터의 세계신기록은 대부분 노르웨이와 네덜란드가 나누어 가졌고 이부문 역대 기록 100걸에서는 일본의 히로키 히카로가 겨우 37위에 랭크되어 있을만큼 (ISU 2009년자료 기준) 아시아권에서는 거의 미지의 세계에 가까운 곳이었습니다.
이런곳에 이승훈이 역대 7위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낸겁니다.
앞으로 여러가지 종목이 남아있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번 1만미터 금메달이 가장 센세이셔널한 금메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승훈의 경기모습을 다시 보니 아직까지도 기록단축의 여지까지 있어 보이더군요.

이번이 자신의 1만미터 완주 네번째인가로 알고 있는데 그때마다 수십초씩을 단축시키고 있는 기세가 정말 대단합니다.  그리고 정말 말도 안됩니다~!! 믿어지지 않습니다~!!
탄성의 눈으로 쳐다봤던 올라브 코스의 그 종목에서 은메달과 금메달을 따내다니요~~
출근을 하려고 양치질을 하는데 그때까지 닭살이 가시지 않더군요~ 소름끼칠만한 승리입니다~

크라머 선수는 비록 4초 정도 일찍 들어왔지만 만약 아웃코스를 제대로 돌았더라면 기록도 이승훈과 더 비슷해졌을 겁니다.  이승훈 선수도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자신의 기록과 세계기록에 도전해볼만 합니다~~

이로써 한국은 아직 남녀 팀추적 경기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이번 벤쿠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부문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로 네덜란드 금3, 은1, 동1을 제치고 스피드스케이팅 세계를 뒤집어 버렸습니다.  (물론 팀추적의 명가 네덜란드가 남아있지만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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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 정말 훈훈하더군요. 밥데용이 먼저 러시아선수와 쑥덕거리더니 이렇게 들어올리더군요~


오늘 이승훈의 질주 막판에 네덜란드 선수를 한바퀴차로 제치는 장면은 정말 보기드문 장관이더군요. 그 모습을 녹화로 다시보면서 다시한번 울컥 했습니다. 이런 승리에 생각나는 곡이 딱 하나가 떠올라서 오늘 반젤리스의 불의 전차를 걸어놓았습니다.  이승훈선수의 경기장면 슬로비디오랑 엮으면 아주 잘 어울릴만한 곡이죠 후우~

스피드스케이팅 한국팀..이번 올림픽은 경악의 레이스로군요. 메달리스크 3명 모두 완전 미쳤어요. 올림픽에와서 포텐셜이 폭발하다니요. 내일 팀 추적엔 이승훈, 모태범이 올라있더군요.  역시 메달을 낙관할 수 없는 종목이고 4강에 들기도 힘이 들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디 지금까지의 결과도 누군들 예상했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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