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의 뚜껑이 열리자 당초 이탈리아의 공수에 걸친 우위를 예상한 것과는 달리 전반부터 후반까지 프랑스가 이탈리아를 거의 압도하는 경기를 선보였습니다.

이탈리아의 밀착압박에 프랑스가 괴로워하는 장면을 연상했던 저로서는 의외였습니다.  이탈리아가 압박에 실패한 것은 반대로 프랑스의 개인기가 좋았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었는데요.    아무리 압박을 잘해도 마크맨을 개인기로 따돌릴 수 있으면 헐거워질 수 밖에 없는거죠.   그 때문에 중원을 프랑스가 장악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압박을 프랑스쪽이 훨씬 잘했는데요 이탈리아가 중앙선을 넘기전에 프랑스의 압박으로 볼이 중간에서 차단당하는 상황이 여러차례 나왔습니다.

공간이 생기자 프랑스 특유의 패싱게임과 좌우오버래핑과 침투패스가 여러번 나왔고 앙리 혼자서 이탈리아 수비3-4명을 빗자루로 쓸어담듯 쓰러뜨리는 장면도 여러번 나왔습니다.    

네스타의 부상 공백을 메우고 있는 마테라치는 오늘 화제의 중심인물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장신을 이용한 공격가담으로 이미 골을 기록하기도 했었는데  오늘 역시 혼자서 PK도 내주고 골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후반이 시작되자 마자 (이것도 의외로) 프랑스가 적극적인 공세와 압박으로 나왔는데 이탈리아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 같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때 비에라가 부상을 호소하며 교체되어 나가는 바람에 일순간에 분위기가 바뀌어 버렸네요.  비에라의 공백을 디아라가 메꾸려했지만 비에라 한명이 빠져나감으로써  이탈리아는 공격에서도 숨통을 트이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루카 토니의 머리에 공이 떨어지기 시작했죠.  

양팀 감독은 선수교체를 극히 자제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다분히 연장전을 의식하고 있었던 것이죠 .  디아라를 비에라 대신 들여보낸 프랑스는 후반전이 끝날때까지 교체선수를 아끼고 나서 연장전이 되어서야 트레제게와 윌토르를 리베리와 앙리 대신 들여보냈습니다. (이게 좀 문제였죠)    이탈리아의 리피감독은 기다렸는 듯이 후반 26분경이 되자 이아타퀸타와 데로시를 들여보냈습니다. 그리고 맨 나중에 델피에로를 들여보냈죠.   독일전과 같은 전술이었습니다.

오늘 양팀을 통틀어 최고의 수훈갑은 칸나바로였습니다.   항상 네스타-칸나바로의 이름을 들어왔지만 오늘이야말로 그 이름값을 왜 하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언제나 길목에는 칸나바로가 서 있었고 침투패스를 번개같이 달려들어 짤라먹는 선수는 언제나 칸나바로 더군요.   그리고 지긋지긋한 밀착수비로 프랑스 공격진의 날카로움을 더디게 만들었습니다.

 

지단은 오늘이 자신의 은퇴경기인 것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한순간의 분을 삭이지 못해 퇴장당하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마테라치와의 말다툼끝이 주심이 안보는 사이 누가봐도 분명한 고의적인 박치기로 마테라치의 왼쪽가슴을 들이받아버렸고 경기장밖의 심판이 주심에게 귀띔을 해줘 지체없이 레드카드를 먹어버렸습니다.

그 전까지의 경기는 정말 지단~!!이라는 경탄이 나올정도로 완벽했고 평소와는 다르게 속도감을 죽이지 않는 패스연결까지 보여줬지만 막판에 완전히 체면을 구기고 말았습니다.

연장전이 모두 끝나고 승부차기 순서가 되자 프랑스에서는 선수가 별로 없더군요.

지단, 앙리, 비에라, 리베리가 빠져나가고 나자 윌토르가 선축을 할 수 밖에요.  

유로2000에서 결정적인 한방으로 이탈리아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트레제게가 오늘 유일한 실축을

기록함으로써 이탈리아의 여러가지 징크스들을 한방에 날려주었습니다.  이탈리아는 앞으로는

페널티킥을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이탈리아는 82년 이후 4번째 우승이었습니다.

지단의 퇴장으로 결승전에 먹칠을 하긴 했고 필드골로 승부가 갈리지 않아 지루하기도 했지만

어쨋든 이탈리아가 이건건 이긴겁니다.

솔직히 프랑스가 오늘 우승했더라면 축구발전을 위해서도 조금 암울할뻔 했습니다.

지난 10년간 특출한 선수들이 없었다는 반증이 되었을 테니까요…

그래도 리베리는 이번 월드컵 최대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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