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고르기의 어려움

By | 2010-02-05
애당초…
좋은 디카를 산다는 것은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사진이야 그냥 대강 알아볼 정도로 잘 나오기만 하면 되는거라는 생각이 머리속에 확고했거든요.  게다가 사진기에 수백만원씩 처들이는 친구나 동료들을 보면 도대체 끝이 나지 않을것 같았습니다. 이건 마치 오디오를 수집하는 사람들과도 같았어요.  제가 카메라에 관심이 없는게 다행이었지요.
그래서 디카도 늦게사고 살때마다 보급형기종을 골랐습니다. 현재 가지고있는것도 파나소닉 루믹스 FX07이란 그저 평범한 기종인데 2006년에 장만한 놈입니다. 그 전엔 캐논의 익서스 모델을 사용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던 중…
블로그를 운영하고 책을쓰고 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많이 찍게되었는데…
제 소망은 정말 작았답니다. 그저 실내에서 리뷰를 위해 찍는 사진이 흔들리지 않고, 밝게 나와주길 바랬는데 실내나 어두운곳에서는 저 똑딱이에 한계가 있다는걸 알았답니다. 가까이서 찍는것도 그렇구요.  게다가 주변 몇몇사람들이 찍어준 제 사진을 보고는 조금 충격이었습니다. 아니 같은 인물인데 왜 좀 큰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은 인물이 살아보이는 겁니까 ?
그렇다고 DSLR인가 뭐시긴가 하는 큰 카메라는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그걸 들고다닐 생각이 저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컴팩트 디카에 대한 막연한 불만은 계속 되었죠.
작으면서 괜찮은 카메라를 몇 년전부터 알고는 있었답니다.  사실 보는 순간 그 클래식한 매력에 땡겼죠. 게다가 렌즈도 교환할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구닥다리 같이 생긴게 마음에 들었고 가격도 싸보였습니다.
어차피 라이카니 미놀타니 롤라이니 하는 브랜드가 다 옛날부터 있던 한물간 브랜드잖아요.  캐논이나 니콘에 밀려서 일반 쇼핑몰에서는 찾을수도 없더군요. 그러다가 어느 한곳에서 간신히 라이카 M8이란 디카를 찾아냈답니다. 옳거니~ 가격도 저랑 딱 맞더군요. 뭐 예상은 했지만 역시 100만원 아래더라고요.  저녁때 와이프랑 상의해보고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창을 닫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저녁때 집에와서 다시 창을 열고 0을 세봤더니… 거의 천만원대에 육박한다는 걸 알았죠. 바로 닫았습니다. 한동안 카메라앞에 다시 얼씬거리지 않았습니다.
Olympus PEN E-P1이 나왔을 때…
카메라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이게 나왔을떄 참 기분이 좋았답니다. 라이카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을만한 모양새였죠.  다만 백만원이 넘는 가격이고 렌즈도 뭘 어떻게 사야하는지, 저 위에 달린 네모난 상자(뷰파인더)도 꼭 있어야 하는지… 플래시는 어디있는건지..사야하는지…를 결정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죽했으면 올림푸스 사이트에서 CF에 사용되는 노래를 MP3로 다운로드해서 아이팟에 넣고 다니면서 듣기까지 했겠습니까?  들어보세요 ~ 곡도 아주 괜찮거든요.
근데… 사려고 했는데 당일로 매진이라네요.  전 당일 매진될줄 몰랐거든요. 근데 다음에 들어온게 또매진… 일도 바쁘고 해서 잊고 있었습니다.
웬 E-P2 ?
그러던중 E-P2가 나오더군요. 아니 나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다음버전이?… 혹시 이거 중대한 결함이 있는건 아냐? 하는 생각이 더럭 들면서 기존 E-P1은 급속하게 마음이 멀어지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렵쇼 파나소닉 GF1라…
전 마이크로 포서드인지 뭔지 카메라는 올림푸스가 여전히 유일한줄 알았답니다. 그러다 디카 전문 사이트를 새로 알게되었는데 거기서 그만 덜컥 파나소닉의 GF1 리뷰를 보게되었지 몹니까 ?
특히 광속같은 AF  부분에서는 괜히 PEN에게 배신감까지 느껴지더군요 (아~ 얄팍해라~)
이제 선택은 하나~!! GF1 이었습니다. 여러 블로거들의 사용기만 봐도 벌써 만족감이 다르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삼성 NX10? 푸훗~
 아니글쎄…같은 사이트에서 얼마후 삼성 NX10의 리뷰가 올라왔길래 무심코 읽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이건 뭐 ‘SPEC의 삼성’답게 여기서도 아몰레드에 뷰파인더까지 기본…게다가 포서드도 아닌 리얼사이즈 등등…인데도 불구하고…가격은 백만원이하….
그 순간 또 심각해졌습니다. 아무리 삼성브랜드 디스카운트를 감안한다 하더라도…그 모든걸 다 구현해놓고 루믹스와 20만원차이라…. 이거 머리속은 루믹스와 삼성의 2파전으로 변해버렸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올림푸스, E-PL1 긴급출동…
머리가 복잡해 죽겠는데… 웬일이랍니까… 엔가젯 뉴스를 보다가 올림푸스가 또다시 PEN시리즈 세번쨰 작품을 내놓았다는 소식이 들리더군요. 거의 같은 기능에 저가격대…599$ !!!
거기에 플래시도 내장 ~ 켁~ 안그래도 가뜩이나 가격대에 민감한 나한테…저렇게 지르다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에라 젠장~ 모르겠습니다. 이러다가 디카 못사겠어요 누가 쟤네들 좀 말려주던가 자기네들끼리 싸워서 누구한놈이 이기라고 하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휴우~ 이게 지금까지의 상황이랍니다. 전 도저히 모르겠어요~
전 그저 지금의 컴팩트디카보다 화질도 좋으면서 무게가 가벼운걸 원하거든요. 그러면서 저렴하기까지하면 더 좋구말이죠. 디카 도사님들이 계시다면 저것들 중에 하나 찍어주세요~
아마 저것들 말고 다른거 찍어주시면 더 헤깔릴거에요.
혹시라도 ‘저걸 살 바에야 같은 값에 DSLR 보급기종을 사라’하고 말씀하시진 마세요~ 그런 추천은 많이 들었지만 저에게는 다른 무엇보다 부피와 무게가 중요하니까요. (그렇다고 라이카 추천은 마삼 -.-;;) 그 다음이 가격대 성능비랍니다~
Facebook Comments

13 thoughts on “디카고르기의 어려움

  1. 한열.

    고르다 보면 끝이 없는게 디카죠. 한달만 더 기다리면 다음 버젼이 나오고 하는 식이다보니… 가장 좋은 방법은 제 물건들이 한꺼번에 있는 곳에 가서 만져보고 맘에 드는 걸로 사는게 가장 좋습니다. 은근 가벼워보여도 들고다닐 생각하면 마이크로포서즈도 생각보다 무겁더라고요. …

    그리고 마이크로포서즈로 꼭 가실 필요 없다면 파나소닉 lx3 같은 것도 가격대 많이 착해져서 좋을듯.
    전 마눌님께서 허락만 하신다면 GF1 으로 언제든 지갑을 열 준비가… 흠.

    Reply
  2. 늙은여우

    (긴 글이 다른분께 피해가 될까봐 비말글로 등록했습니다)

    제가 캠코더 살 때 당연히 소니꺼 사야지 하다가 삼성캠코더를 처음 질렀는데, 그때 제가 했던 고민과 거의 비슷하신거같네요.

    비교포인트는

    1. 스펙 (휴대성, 기능)
    2. 가격
    3. 브랜드 (포터블이니까 어떤 회사 로고를 달고 다닐 것인가…)
    4. A/S

    였습니다.

    1. 스펙 – 소니 < 삼성 : 삼성이 대놓고 소니 동급 기종을 노린 듯 각 기능과 무게, 크기 등 스펙업을 시켜놨더라구요 2. 가격 - 소니 < 삼성 : 디카와 마찬가지로 20~30만원 차이가 나네요 3. 브랜드 - 소니 > 삼성 : 밖에 들고 다니는데 캠코더를 삼성로고 달고 다니기가 쫌 그렇네요…

    4. A/S – 소니 < 삼성 : 처가집 TV액정을 실수로 깨뜨렸는데, 혼자 갑자기 깨졌다고 하니까 무상으로 수리해주네요...-_-;; 파나소닉은 압구정에 있는 전시체험장에 A/S센터가 유일하게 하나 있구요. 여러가지로 삼성이 앞서기는 하지만, 제가 캠코더에서 삼성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스펙이었습니다. (가격은 따질 생각은 없기도 하고...) 혹시 저를 삼성빠로 오해하실 수도 있지만, 저 같으면 동급모델 비교해서 스펙이 좋은걸 택할거 같습니다. (가격 감수하시구요) 쓰신 글을 보니 현모델 기능이 문제이신거자나요? 잘 아시겠지만, 나는 많은 비용을 들여서 그런 기능까지는 필요없어 라고 하다가 결국 나중에 보면 그 기능이 아쉬울 때가 있고... 스펙 비교하시고 파나소닉, 삼성, 올림푸스 중 좋은 쪽 선택 추천요 삼성, 올림푸스 신모델 나오기 전까지는 확실히 GF1이 독보적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Reply
  3. j.kim

    (전 카맹인데,) 생각해 보니 전원을 올리고 몇 초만에 사진을 찍을 수 있냐가 저한테는 중요한 기준이더군요. 다이나믹하게 움직이는 인물(우리 아이)을 담으려면…

    Reply
  4. 마음으로 찍는 사진

    제가 가지고 있는 장비를 다 팔면 GF1 렌즈킷 하나 살 수 있겠더군요.
    만약 돈이 허락한다면 라이카 M8을.. 현실적으로 돌아와서는 GF1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GF1의 경우 짧은 시간이지만 좋은 느낌을 준 카메라 입니다.. =)

    Reply
  5. majumawm

    카메라 고르시는데 방해되서 죄송하지만, 니콘 쿨픽스 P6000은 어떠신지요. ^^;

    맘에 드시고, 가격도 알맞은 좋은 카메라를 꼭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Reply
  6. who

    저랑 같은 고민이시네요~급하신게 아니라면 올 상반기쯤 나올것이라 예상되는 소니의 미러리스 카메라를 함 기다려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 중에서라면 개인적으로는 GF1 추천하구요~삼성 NX는 제가 찾던 클래식 카메라와는 좀 다른 느낌인데다 아직 렌즈군이 좀 부족해보이네요. 저도 마눌님의 재가를 기다리며 5월 여행에 대비하고 있는 중입니다만 GF1으로 거의 확정입니다. 그 안에 소니의 미러리스 카메라가 나오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요~좋은 카메라 고르시길~

    Reply
  7. demitrio

    /all
    who님의 말씀대로 아주 약간만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 어제 영풍문고에 갔다가 잠깐 NX10을 집어들어 봤습니다. 오랜만에 잡아보는 새로운 디카라 그런지 제가 가지고 있는 똑딱이에 비해 LCD에서부터 차이가 엄청나더군요.
    그렇지만 DSLR의 축소판같은 모습은 호감이 가질 않더군요. 지금으로선 많은 분들이 추천해 주신대로 GF1을 타겟으로 하려구요.
    모양새로 보나 뭘로 보나 라이카 M8이 가장 땡기지만 저에게는 돼지목에 진주목걸이 같고 제 성향상 아마 그 정도 돈이 있다면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노트북, 디카 두개를 모두 사게 될거 같습니다 ^^

    니콘 쿨픽스 P6000도 괜찮지만 렌즈교환식이 아닌 하이앤드 똑딱이를 구매대상으로 했어더라면 파나소닉의 LX3같은걸 같이 물망에 올려놓았을 거 같습니다.

    그나저나 사진자체에 대한 기본 지식이 워낙 없어서 사진의 기본서적이나 찾아봐야겠습니다. 노출, 조리개, 밝기, 심도, 셔터스피드 등등 자꾸 헤깔려서요.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사항을 사전식으로 찾아 볼 수 있는 괜찮은 핸드북도 참 찾기 힘들군요..

    Reply
  8. Mr.Park

    400D를 제대로 못 사용하고 있는 1인 입니다. 카맹이라고 하나요 이런 경우를 … 팔아버리고 기변을 하거나… 가져가고 하나 살려고 합니다.

    일단 구매하시고 나서 의견 주시면 감사히 따라 가겠습니다.
    묻어 가겠습니다. 좋은 포스팅 부탁 드려요.ㅋㅋㅋ

    Reply
    1. demitrio

      휴우~ 저도 정말 카맹이랍니다. 제일 문제는 좋은 장면을 봤을 때 카메라를 들고 뭐부터 맞춰야 할지 허둥대다가 그 장면을 놓쳐버린다는 겁니다. 개념이 없다보니 언제나 한참을 생각하고 이리저리 해보다 결국 바보같은 사진만 찍는답니다 ㅜ.ㅜ

      전 현재로선 GF1으로 70%이상 기울어져있습니다. 여러가지로 싸게살 방도를 물색중이랍니다 ㅎㅎ

      Reply
  9. doodoo

    GF1 병행 수입은 40만원대이고, 정식수입은 백만원대이고…
    A/S 안 되는 건 괜찮을 것 같은데, 병행수입이 이렇게 싼 이유가 뭔가요? 아시는 분 있나요?

    Reply
    1. demitrio

      바디만 45~5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더군요. 결국 20mm렌즈를 포함하면 50만원정도 추가가 되어서 거의 100만원 정도인것 같습니다. 국내가격은 120만원 정도이니 결국은 20만원 차이같습니다.
      이렇게보면 국내 정발 가격이 100만원 정도로 착하게 책정되었더라면 이쪽 시장을 싹쓸이했을 텐데요. NX10의 단렌즈 킷과 거의 같은 가격이니까요. 삼성을 고려할 일이 별로 없었을것 같습니다.
      이미 올림푸스는 제껴진 거구요 ^^

      Reply
  10. 늙은여우

    기사에 혹시 나왔는지 모르겠는데, 파나소닉 관계자분한테 들은 얘긴데,

    올해 5월쯤(?)에 다음모델 나온다고 하네요.

    안지는 꽤 됐는데, 관심없는 내용이라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미 사셨으면…-_-;;

    Reply
    1. demitrio

      아뇨!!! 아직 안샀습니다 !!
      5월이면 딱 애매한 시기지만 기다려볼만 하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Reply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