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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6. 26 홍대앞 단골 만화가게

사진을 정리하다가 나온 작품입니다. 벌써 5년이 넘은 사진이군요. 지금은 없어진 홍대 전철역 부근의 만화가게에서 라면을 먹고나서 테이블위가 참 가관(?)이라 사진으로 남겨둔 겁니다.
신혼초부터 우리집 위원장 동지께서 여러가지를 금지시켰습니다만 압제속에서도 꿋꿋이 몰래 금기, 위반사항들을 실천에 옮기고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  저 사진만 놓고보면 제가 와이프의 금기사항을 몇가지나 위반했을까요 ?
대략 5-6가지네요

  • 만화책 좀 보지마라
  • 만화가게 출입 좀 줄여라
  • 라면먹지마라
  • 담배피지 마라
  • 콜라같은 청량음료 먹지마라
  • 업무시간에 땡땡이 좀 그만쳐라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저런 생활이 벌써 수십년인데 말이죠. 저것도 인생의 낙이라면 낙이거든요. 테이블에 놓여있는 만화책을 보니 시마부장과 영챔프로군요. 시마시리즈는 과장으로 시작해서 부장, 이사, 사원까지였나요? 아주 정신없이 보던 만화였던 것 같습니다.
영챔프는 열혈강호 단행본을 기다리다 못해 영챔프에 연재되는 몇쪽 안되는 열혈강호 연재물을  보기위해 집어들었던 것입니다. 믿어지십니까 ? 열혈강호는 아직도 그런식으로 보고있단 말입니다 !!  (양재현, 전극진 콤비는 마감때문에 죽겠다는 화실풍경 그릴시간에 열혈강호 진도 좀 나가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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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강호의 두 주인공, 한비광과 담화린


대학시절 정릉 도원교통 종점 부근에 용강만화라는 만화가게가 있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엄청난 인기가 있었는데 그집의 비장의 무기는 라면이었습니다. 그집에서 계란을 풀어서 끓여주는 완벽한 안성탕면과 퍼펙트에 가까운 맛의 단무지, 조그만 물통으로 제공되는 차가운 보리차는 궁극의 조합이었습니다. 이때문에 일부러 라면을 먹기위해 가는 학생들도 많았고 언제나 북새통이었으며 입장할 때 라면을 시켜야 겨우 먹고 나올 정도로 대단한 곳이었죠.

친구가 없어지면 제일먼저 용강만화로 찾으러 가곤 했습니다. 저는 용감만화에 가본것이 사실 몇번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갈때마다 사람이 꽉차서 번번히 뻰찌를 맞았었거든요. 정말 다섯번은 가야 한번 성공할까 말까 였습니다. (하긴~ 어중간한 시간대인 오전 11시, 오후 4-5시에 가니….실패할 수 밖에)

물론 우리집 근처 동네에도 단골 가게는 있었죠. 이건 뭐 거의 삼촌 수준으로 잘 아는 쥔장 아저씨 때문에 나중엔 오히려 쪽팔려서 못가겠더군요. 그집을 코흘리개 시절부터 드나들기 시작해서 군대가기 직전까지 단골로 갔었으니까요.  동네 만화가게 아저씨도 아마 저를 두고 혀를 많이 차셨을것 같네요. 게다가 그 아저씨는 사진관까지 겸하고 있어서 모든 증명사진 또한 그집에서 찍었답니다. 사진을 찍고 만화책 보고… 뭐 이런…
이집에서 먹은 왕소라와 고구마 과자만 해도 트럭으로 다섯대분은 먹었을 테구요. 구워먹은 쥐포를 일렬로 세우면 만화가게에서 집까지 일곱번은 왕복할 거리일겝니다. 콜라나 캔커피는 유조선 한대분일테구요.  이시기에는 주로 허영만의 각시탈로 시작해서 무당거미까지를 마스터했고 남들이 그렇게 칭송해대는 이현세의 만화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검신검귀까지 이 가게에서 마스터했죠.

지금 살고있는 역삼동으로 이사를 와서도 제일먼저 한 일은 자전거를 타고 동네 만화가게를 주욱 찾아다니며 단골이 될 가게를 선정하는 작업이었으니까요. 두군데를 찾아냈었는데 지금은 두군데 모두 망했답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자주 모이는 홍대에 단골을 잡았었죠. 그런데 그 마저도 최근 몇년전에 없어졌답니다. (홍대 전철역 부근)
뭐랄까…자꾸 만화가 멀어져 가는 느낌이 들고 이때문에 좀 불안하기도(?) 했죠. 뭐 지금은 회사 다니면서 돈도 벌겠다…괜찮은 책들은 단행본으로 사서 봅니다 ^^ 그게 작가에 대한 최종적인 예의같아서말이죠.

이제는 유명해져 버린 강풀의 만화책도 온라인에서 다 보고 책으로 다시 주욱 사모았고 영원한 정신적 지주인 허영만 선생의 식객도 꾸준히 사모으고 있는 아이템이죠.  언제한번 제가 가지고 있는 만화책들을 주욱 찍어 올리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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