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공연후기:미스터빅 (09.10.24)

By | 2010-01-15

사용자 삽입 이미지다음 월요일 그린데이 공연에 대한 짧막한 포스팅에 Clotho님의 댓글을 보고 오랜만에 Clotho님의 블로그를 찾았다가 거기서 뮤즈 내한공연 후기를 읽게되었고 해당 카테고리에 미스터빅 후기를 보고 나서야 나 역시 미스터빅의 공연 보고 왔었다는 기억이 났고 그래도 라이프 로그라는 블로그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는 자책감이 들게 되었다.

사실 미스터빅이란 그룹이 활발하게 활동할 당시 나는 레드제플린과 도어즈, 딥퍼플과 같은 70년대 수퍼그룹들의 바다에 퐁당 빠져있었다. 80년대 중후반에서야 처음 그런 음악들을 듣다가 아예 작정하고 찾아다니면서 듣던 시기가 90년대 초중반정도였던 것이었다.  이시기에 있어선 80년대 이후에 나타난 밴드들을 챙기고 할 여유조차 없었다.
70년대 밴드만 해도 들어야 할것들이 차고 넘쳤던 탓이다. 이때문에 8-90년대 밴드들은 나에게 철저히 외면당했다. 미스터 빅 역시 희생양(?)중 하나였다. 아마 그 때는 라디오를 끼고 살았기 때문에 미스터 빅의 노래는 당연히 수십번은 들었을 테지만 그 노래가 미스터 빅의 것이었는지 조차 몰랐었다.

얼마나 무심했는지 폴 길버트란 이름은 잘 알면서도 미스터 빅은 잘 몰랐고 나중에서야 폴 길버트가 미스터 빅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었다. 이것이 미스터 빅에 대한 나의 일천한 지식이었다. 물론 최근 몇년은 8-90년대 밴드들을 이제서야 찾아나서고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울 와이프는 나와 같지 않았다. 미스터 빅과 건즈 앤 로지스 등은 거의 우상과 같은 존재였고 스키드로우의 세바스찬 바하와 잉위 맘스틴 역시 그런 부류에 속하는 뮤지션들이었으니 미스터 빅의 공연 소식이 전해졌을 때 나와 내 와이프의 반응이 판이했던 것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미스터 빅을 예매하면서 나는 R석을 예매하려는 와이프를 극구 뜯어말려 ‘B석 신공’ (관중이 없을것으로 예상하여 일부러 B석을 예매한 후 공연시작 직후 A석 빈자리로 순간이동하는 신공 : 필자주)을 펼쳐보였다. 어차피 24-25일 이틀짜리 공연인데다가 12월 건즈 공연으로 팬들의 표가 갈릴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그건 적중했다.

비록 내가 미스터 빅이란 밴드에 약간 시큰둥했던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팀 막내에게 셋리스트까지 넘겨받아 며칠동안 벼락치기 예습까지 하고 간 것은 잘한 결정이었다.

Oh~!  공연이 시작되자 의외로 탄탄한 사운드에 나는 자리를 고쳐앉았다. 노장 밴드임에도 아직 보컬이 그대로 살아있지 않은가 ! 물론 다른 포지션의 연주들도 생기가 돌았다. 이 친구들이 비록 연주 레퍼토리는 적었다 하나 그 노련함만은 알아줄만 했다.
뭐 와이프는 처음부터 끝까지 신나했다. 나도 예습을 한 덕분에 끝까지 잘 즐길 수 있었다. 게다가 AC/DC, 딥퍼플의 스모크 언 더 워터라니… 그것도 재미나게 포지션을 바꿔가면서 ㅎㅎㅎ
노련한 센스장이들 같으니라구…

앵콜곡의 마지막은 와이프나 공연장 사람들에게 생소했지만 나에게는 엄청나게 반가운 곡이었던 Baba O’Riley (The Who) !!! 후훗~ 맨 마지막곡의 전주가 흘러나오자 몸이 솟구치는 느낌이었다.

P.S – Clotho님, 마지막 곡은 The Who의 Baba O’Riley 였습니다 ^^ 그 곡을 여기 올려놓지요.  실제 후의 라이브 공연으로 이 곡을 봤더라면 까무러쳤을 거에요.
330348290.mp3

이날의 셋 리스트..

Daddy, Brother, Lover, Little Boy
Take Cover
Green-Tinted Sixties Mind
Alive & kickin’
Next Time Around
Hold Your Head Up
Just Take My Heart
Temperamental
-Pat Torpey Drum Solo-
Price You Gotta Pay
Wild World (Cat Stevens cover)
Take A Walk
Paul Gilbert Guitar Solo
CAPO [Paul Gilbert & Billy Sheehan Solo]
The Whole World’s Gonna Know
Rock & Roll Over

-Billy Sheehan bass solo-
Addicted To That Rush / Highway To Hell

Encore:
Band Introduction / To Be With You
Colorado Bulldog

Encore 2:
Smoke On The Water (Deep Purple cover)
Shy Boy (Talas cover)
Smoke…Water1st verse paul on drums, Eric on guitars, Pat on bass & Billy on vocals. Guitar solo by Billy.
Baba O’ Ri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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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thoughts on “뒤늦은 공연후기:미스터빅 (09.10.24)

  1. 야간비행

    와우 Baba O’Riley 좋지요.
    미스터빅이 연주한건 어땠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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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보컬이 아직 생생했던 터라 아주 괜찮았습니다. Who의 레퍼토리는 많은 그룹들이 아직도 라이브 무대에서 연주하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이번 그린데이 셋리스트를 봐도 한곡 들어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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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r.Park

    이런 Cover 전문 밴드 같으니라구…

    이렇게 좋아하는 곡이고 못간게 후회가 되게 만드는 곡이네요…
    Take Cover
    Alive & kickin’
    Wild World (Cat Stevens cover)
    Take A Walk
    Addicted To That Rush / Highway To Hell
    Smoke On The Water (Deep Purple cover)
    Shy Boy (Talas cover)
    Smoke…Water1st verse paul on drums, Eric on guitars, Pat on bass & Baba O’ Riley

    Colorado Bulldog 이거 부르는 줄 알았으면 가는건데….
    염톰이 아주 쫄깃쫄깃 해졌을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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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그들 자체의 레퍼토리가 아무래도 부족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원하시는대로 스티브 바이나 조 새트리아니도 내한하면 좋겠습니다만..
      아니…윙위 맘스틴이 한번 더와도 갈것 같은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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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clotho

    제가 The Who는 그닥 듣질 않아서 잘 몰랐어요. 저는 어려서 올드 밴드들은 잘 안 듣는다는.. 이란건 농담이고. 여기서 다시 들으니 새로운 느낌이네요. 좋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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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흠~ 개인적으로는 Who의 곡들은 중독성이 다분하더군요. 멤버들 자체도 워낙에 약에 취한듯한 매너들을 보여주는 지라…
      그린데이의 셋리스트를 봐도 커버 곡들이 눈에 띄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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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Mr.Park

    다른 맴버에 비해서 아니면 다른 드러머에 비해서 평가가 절하되어 있는
    Pat Torpey … 음악 잡지에서 초코렛 복근을 보고
    Take Cover를 한번 들어 오시면 다양한 리듬 패턴을 보실 수 있을 꺼라…

    여하튼 Metallica Standing 이후로…특히 여름에는 안갈랍니다..ㅋㅋㅋ

    힘들어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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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생각해보니 clotho님 말씀대로 겨울 스탠딩 역시 두꺼운 옷때문에 장난이 아니겠는걸요~ 이거 겨울, 여름이 다 힘드니 5월과 10월에 오는 그룹만 스탠딩을 고려해봐야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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