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블 Top100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By | 2010-01-11

사용자 삽입 이미지2010.1.9(토)에 열렸던 올블로그 Top 100 행사에 초대받아 다녀왔습니다.  이번이 벌써 5회째 선정이었군요. 전 2회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탑100 진입입니다. 제가 게을러서 워낙 블로그 세계의 오프라인 만남을 갖지 않다보니 사실 일면식이라도 있는 분은 거의 없었습니다. 블로그 운영 역시 좀 조용히 하는 편이라 알아보시는 분들도 거의 없어 조용히 있다가 왔답니다.

그래도 같은 테이블에 앉으신분들 모두 좋은 인상이셨고 (2번테이블) 나름 자신들의 분야에서의 고수님들 답게 다들 내공이 충만해 계신걸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전 PC통신 세대였습니다. 온라인에서 오래동안 서로의 글만 읽거나 가끔 채팅을 하고나서 그야말로 몇개월만에 오프라인 모임에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 서로 웃고 즐기고 하는 자리가 전혀 어색하지 않죠.  몇년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많은 분들과 오프라인 만남을 갖게될 일이 자주 있었지만 일부러 판을 키우지는(?)  않았답니다.
이미 예전에 그런 활동에 대해 약간 좀 지친 것 같습니다. 온라인에서 만난 친구들과 규모가 제법 큰 동호회를 만들기도 했고 수십개의 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제 아내 역시 그렇게 만났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10여년을 활동하다 보니 정말 세상이 바쁘게 돌아가더군요. 거의 매일 약속이 있다시피 했으니 말이죠.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좀 혼자 조용히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리고 실천에 옮겼죠.
아마 또 어느날 ‘띵~’하고 마음이 바뀌어 적극적으로 모임에 나가고 한자리를 맡아서 뭔가를 운영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직까지는 조용한 것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 조용함의 산물로 책까지 쓸 시간이 있었으니까요.

블로그를 시작하면서는 그저 좀 더 조용하게, 언더그라운드 적으로, 고정적인 구독자를 천천히 만드는…그런 블로그를 지향했고 몇년 후 읽어도 읽을만한 글을 써야 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는 예전 PC통신을 처음 시작할때와 같이 매우 흥미진진했습니다. 매일 읽을거리라곤 신문이나 잡지따위가 고작이었는데 다양한 주제로 많은 이들의 다른 생각을 읽을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처음엔 좋았습니다.
게다가 블로그를 시작한지 6개월만에 올블 탑100에 선정되고 구독자들도 꾸준히 늘어 기분도 좋았죠. 그때를 즈음하여 블로그에 대한 네거티브한 면도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저 주목받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블로거들과 남의 글을 끊임없이 퍼날라 똑같은 정보로 세상이 꽉 채워져 가고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에 대한 반성으로 네이버에도 있었던 블로그를 접어들였죠.

전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 4-5년쯤 후면 정말 자기색깔을 확실히 갖춘 다양하고 우수한 블로그들이 셀수 없이 많아지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 지식의 힘은 기존의 신문-방송과 같은 미디어를 압도하리라 생각했구 말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그렇게 되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블로그 역시 너무 상업화 되거나 창조성이 결여된 지식의 복제품이 양산되고 있다는 생각또한 들더군요.

참 우스운 것이 이런 생각이 매년 올블 탑 100 블로그를 선정할 때마다 선정되거나 그렇지 않은 블로거들이 올리는 글들을 보면서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 기분이 좀 씁쓸했었죠 (^^ 여기에 많은 말들이 함유되어있습니다)

올해 행사가 참여했던 것은 아마도~ 제 성향상 다시 탑100에 선정되기는 어렵지 않을 까 싶어 안그래도 한번쯤은 구경을 하고 싶었는데 이번이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하고 들렀던건데요 개인적으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제 닉네임 demitrio를 새겨넣은 저볼펜이 참 마음에 듭니다. 2006년에 받았던 후드티셔츠도 지금까지 따뜻하게 잘 입고 있는데말이죠.

단 몇년간이지만 말도많고 탈도 많았던 올블로그 식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계속해서 진화해가고 있는 서비스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고 이번에 전면으로 등장할 루비에 대해서도 기대가 큽니다. 더 다양하고 좋은 블로그를 뻘에서 조개캐듯 많이 캐내주세요 ~

그리고 제 블로그에 자주 들러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 아직 저는 모르지만 계속 읽고만 가셨던 분들에게도 언젠가 댓글을 쓸 용기가 생기시길 기원합니다 ^^ 그리고 그분들에게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꾸벅~

P.S – 이날 행사시간과 동일한 시각에 결혼식이 있어 거의 한시간이나 늦었었는데요. 결혼식에 가는 도중 후배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듣고 올블 행사에 빠질까 하다 행사를 마치고 병원 영안실로 향했답니다. 그래서인지 이날은 잔치날임에도 불구 기분은 차악~ 가라앉았었죠. 날씨는 쌀쌀한데다 눈까지 내려서 혼자 걸어가는 밤길이 더욱 씁쓸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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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올블 Top100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1. A2

    그런 안타까운 일이 있었군요. ㅠ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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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이거 좀 활발하게 즐기다왔어야 했는데 본의아니게 약간 침울해져 있었습니다. 한번 더 선정된다면 그때는 좀 더 잘해볼라구요 ㅎㅎ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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