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의 타블렛들…2005년 CES가 생각난다

By | 2010-01-08

어제 솔직히 발머의 발표소식과 중계를 잔뜩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발표한다는 그 타블렛 때문이었죠. 그런데 그 결과는 솔직히 실망입니다. 그저 타블렛을 발표한 것일 뿐 OS나 멀티터치, 특화된 앱 등은 쿠리어를 한번 봤던 얼리아답타들의 눈에 차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들고나온 제품이 연말 발표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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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이런 중요한 키노트에서 정전이라니요...발머가 열좀 받았겠습니다


이 외에도 이날 발머의 키노트는 거의 최악이었습니다. 시작직전에 전원이 나가는 사고까지 겪었죠.  중계하던 엔가젯은 ‘발머가 아마도 무대뒤에서 담당자의 뺨을 후려치고 있을것’이라고 농담을 던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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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뭥미..전원이 들어왔는데 가운데 컴터는 안전모드로 진입...-.-

뭐 5분쯤 후에 다시 전원이 들어오긴 했지만 엔가젯 중계팀은 가운데 PC가 안전모드로 부팅중인걸 발견했더군요. 후후  냉정하게 말해 전 그렇게 지루한 키노트는 처음 봅니다. 여러분들도 키노트를 한번 직접 보시고 나면 이해가 되실것 같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CES 키노트 동영상)  엔가젯의 중계팀 역시 진짜 진짜 지루한 키노트였다고 불평을 하더군요. (CES 2010 스티브발머 라이브, 엔가젯)

사용자 삽입 이미지어쨋든 HP의 슬레이트 PC는 뚜렷한 인상을 주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대거 출품된 다른 타블렛들 역시 그랬습니다. 어찌보면 당연스럽게도 아직 그와 어울리는 완성도 높은 OS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갑자기 2005년 CES가 생각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애플은 그 전까지 HDD기반의 아이팟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시장을 거의 석권해가고 있었고 2005년 CES는 MS,아이리버를 비롯한 반대진영의 MP3제조사들이 와신상담을 하면서 신제품을 대거 출시했거든요.
그때까지 아이리버는 플래시메모리 플레이어가 전문이었는데 이때 HDD기반의 플레이어를 선보입니다. 그것도 빌 게이츠가 들고나와서 소개하죠. 이 외에도 정말 많은 업체들이 아이팟 대항마를 이때 내놓았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샌프란시스코에서 애플은 아이팟 나노와 셔플 등 플래시 기반 플레이어를 내놓으며 오히려 역습을 가하죠. 이때 거의 대부분의 MP3 제조회사들이 전멸을 했습니다. 후우~ 정말 신기하게도 시장의 흐름과 애플의 노림수를 제대로 읽어낸 기업이 하나도 없었죠.

CES 2010에서 많은 업체들이 완성도가 낮은 슬레이트 PC를 내놓게 된것은 제 의견으로는 악수에 가까운것 같습니다. 그들은 이미 작년말 애플의 1/27일 타블렛 출시 루머를 들었을 텐데 말입니다. 발머의 발표 역시 며칠전에 전격적으로 언론에 소식이 흐른걸 보면 다분히 애플을 의식하고 그런것 같은데요.  냉정하지 못한 처사였습니다.
일단 애플의 루머는 1/27발표, 3월부터 출시인데 발머가 들고나온 HP의 타블렛은 지금발표, 연말출시가 목표라니…이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효과도 아닌셈이거든요.
오히려 애플의 경쟁사에게 현재의 Status를 노출해 버리는 우를 범한 겁니다. (이게 발머의 애플안심용 노림수라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만)

만약 루머대로 1월 27일에 섹시한 Mac OS를 달고 애플표 타블렛이 나온다면 이번 CES에서 발표된 대부분의 슬레이트 PC들은 2005년과 같이 쓰레기로 전락해 버릴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매우매우 위험하죠….그리고 현재 제품의 수준을 보아 그럴 가능성이 낮지 않습니다.
이건 마치 한국선수들과 장거리 쇼트트랙 결승전을 뛰는 다른나라 선수들과 같습니다. 한국선수는 맨뒤에서 유유히 가고있는데 자기들끼리 미리 앞서서 선두다툼을 하고 오버페이스를 하다가 결국 몇바퀴를 남겨놓고는 당연한듯 역전을 당하고 자신들은 메달도 못따고 쳐져버리는 것 처럼 말입니다. 
쯔쯔…이미 다른 선수들은 선두로 치고나가고 있네요. 잡스는 맨뒤에서 뒷짐을 지고 유유히 따라가고  있구요.

※ P.S – 또 모르죠. 1/27일 애플이 타블렛을 내놓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

※ P.S 2 – 발머 아저씨는 키노트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군요. 목소리, 매너, 행동 등 어느것 하나도 청중들의 호감을 살만한 얼굴이 아닙니다. 목소리는 위협적이고 뭔가 강조를 하려고 목소리를 크게하면 정말 깜짝 놀라겠습니다. 두명이 같이 진행할때도 호흡이 잘 안맞고 겉도는 모습이구요. 배경의 슬라이드는 발머의 말에 따라 빠르게 장면 전환되지도 않습니다. 잡스가 슬라이드+말을 기가막히게 조합해서 스피디하게 진행한다면 발머의 키노트는 그저 ‘말’이 위주고 슬라이드는 그저 백그라운드 역할에 머물고 말을 보완해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MS의 키노트는 계속 나아지고 있는 중입니다.
예전엔 슬라이드 자체도 최악이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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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thoughts on “CES의 타블렛들…2005년 CES가 생각난다

  1. 김형태

    키노트를 보면서…생각나는 말들을…

    맨 아래에 다 적어 놓으셨군요. ㅋㅋ

    저들도 스티브의 프리젠테이션을 보고..
    연구 많이 했을텐데…
    자신들만의 어떤 특징적인… 프리젠테이션의..
    방향을 잡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자신의 물건에 대한… 완전한 신뢰때문은 아니겠지요..

    왔다가… 댓글 하나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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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 이제 서버는 어느정도 세팅이 완료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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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정전사건 때문인지 몰라도 이날 진행은 뭔가 허둥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쫓기는 기분이었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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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빈이아빠

    스티브 잡스가 프리젠테이션할 때는 자기가 대부분의 자료를 준비하여
    한달여간 연습을 하고 해서 거의 동선을 외워버리기 때문에 자연스럽지만
    아마도! 발머씨의 경우에는 누구에게 시켜서 만들고는 몇 번 연습하고서는
    스티브가 하니까 따라하기 식으로 해서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개발일을 하다보면 내가 직접 자료찾고 시험하고 하면 몇년이 가도 그 기억이
    남아 있는데 밑에 있는 친구들 시켜서 자료를 얻고 필요해서 그 내력을 물으면
    전혀 기억을 못해 제가 상기시켜주면 그때서야 기억하고 자료를 찾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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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네 말씀하신 대로인것 같습니다. 발머의 경우는 거의 최악이었는데요. 2명이 진행하는 키노트라 서로간의 호흡도 중요했는데 멀거니 구경하거나 옆에서 별 도움되지 않게 서있는 모습은 보기에도 별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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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치즈

    슬레이트에 맞는 os가 없다는 것은 날카로운 지적인것 같습니다.
    애플은 또 타블렛pc 전용 os와 소프트웨어들로 경쟁자들을 떡실신 시키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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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딱 기대만큼만 나와주면 원이 없겠습니다. 요즘 애플은 굳이 매니아들의 기대치를 맞추지 않는듯 해서요. 마치 장대 높이뛰기 세계기록 보유자였던 세르게이 부붑카가 항상 1cm씩만 기록을 경신하듯 항상 최소한의 필요한 정도만 업그레이드 해서 내놓는다니까요…감질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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