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 원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

By | 2010-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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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 원의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공식적인 출시전이지만 대략의 Spec과 가격 등은 Engadget등의 리뷰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1Ghz CPU와 3.7″ 480*800의 AMOLED 스크린, WiFi(802.11n이 지원된다 !!), GPS, 4GB Micro SD, 5M pixel camera  등 스마트폰으로서 갖춰야 할 하드웨어적인 Spec은 모두 갖춘듯 하다. 가격은 언락된 폰이 530$, 2년 약정으로 구입할 경우 179$ 정도로 책정되었다고 알려졌다. OS는 물론 안드로이드이다.
넥서스 원은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의 대항마로서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이 넥서스 원을 출시하면서 진짜 의도한 바는 무엇일까 ?

모토롤라의 드로이드를 시작으로 삼성과 LG, HTC 등 유력업체들이 안드로이드를 적극적으로 채용한다고 선언했고 2010년을 안드로이드 출시의 원년으로 삼고 이제 막 신제품들을 쏟아내려고 하는 마당에 구글이 그에 앞서 넥서스 원을 직접 판매하겠다고 나선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
또한 가격 체계 역시 굳이 통신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언락폰의 가격이 530$라고 공식적으로 책정된 것은 또 어찌된 영문일까 ?

이 두가지 사실은 제조사와 통신사들의 심기를 건드릴만한, 안드로이드로선 마이너스가 될만한 선언일텐데 말이다.  구글이 과연 제조사와 통신사의 심기를 건드려가며 넥서스 원을 팔아 이윤을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일까 ?  아니면 PS3나 X-Box처럼 하드웨어는 밑지고 팔고 그 나머지를 광고수익을 통해 메꾼다는 모델을 가지고 넥서스 원을 출시하는 것일까 ?
그 두가지 모두 틀린 얘기는 아닐지라도 궁극적인 목적은 아닐것 같다는 생각이다.

나는 구글이 넥서스 원으로 제조사, 통신사 들에게 안드로이드의 기준점, 가이드라인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한다.  (좀 더 솔직한 표현은 가이드 라인보다는 커트라인이다)

넥서스 원은 아이폰 3GS보다 제조 원가가 저렴하지는 않을 것 같다. 아이폰의 제조원가가 대략 200$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넥서스 원의 AMOLED 스크린과 CPU 등을 고려해 본다면 아이폰과 비교해 적어도 수십달러의 제조원가 상승요인이 있다.  아이폰의 언락폰은 아주 저렴하게는 600$부터 1,000$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보아 넥서스 원 언락폰의 가격인 530$는 제조원가 등을 고려해 볼 때 구글이 넥서스 원으로 돈벌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한다.
사실 나도 넥서스 원 존재의 의미를 언락폰 가격에서 부터 찾아내게 되었다. 넥서스 원으로 돈벌 벌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구글의 궁극적인 의도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확산에 전념하겠다는 것이 명확해 진다.

여기서 드는 또 하나의 의문점은 아이폰 생태계에 위기를 느낀 삼성과 모토롤라, HTC  등의 재조사와 SKT와 같은 통신사가 이 자발적으로 안드로이드의 확산에 발벗고 나설텐데 왜 굳이 넥서스 원을 내놓게 되었느냐 하는 것이다.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은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한 정화제로서 넥서스 원이 역할을 해주길 바래서 일것이라 생각한다. 

안드로이드는 아이폰보다 개방적이다. 아이폰이 다른 제조사에 OS를 라이센싱 하지 않는다는 것과 앱스토어를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것, 음악이나 벨소리 등 부가적인 서비스에 있어서 통신사가 침범할 여지가 없다는 것 등이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애플에 느끼는 커다란 불만이라면 안드로이드는 그런 취향을 맞추어 주면서 또한 자연스럽게 구글의 생태계를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쪽이 모두 만족할만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 구도에서 구글이 원하지 않는 바가 있다면 안드로이드의 자유도를 이용하여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자신들만의 이익을 챙기면서 기형적이거나 폐쇄적인 안드로이드 생태계로 변질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 이다.
게다가 구글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는 안드로이드 생태게가 빠르게 대중화 되는 것이다. 대중화의 걸림돌은 아마도 ‘불편함’과 ‘비싼요금’이 될 수 있겠다.  구글은 장래에 일어날 수 있는 자신들이 계획한 생태계 변형에 대비해 넥서스원을 세상으로 급파하게 된 것 같다.

아마 소비자라면 안드로이드 폰을 고려할 때 비교대상으로 넥서스 원을 항상 올려놓게 될 것이다. 삼성과 SKT가 제안하는 안드로이드 폰이 넥서스 원의 언락폰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면 고객들은 넥서스 원을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당연히 넥서스 원보다 가격대비 성능이 떨어지거나, 서비스에 제한이 많은  폰들은 도태되게 될 것이다. 결국 넥서스 원은 구글이 제시하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최소한의 기준점이고 커트라인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아마 이 커트라인에 불만이 많은 제조사나 통신사라면 안드로이드를 채용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들은 아이폰과 인드로이드 사이에서 협공을 당하면서 지내는 것이 두려워 과감하게 그렇게 하지도 못할 것이다.

구글로서는 넥서스 원보다 더 저렴하고 안드로이드 본연의 취지를 잘 살린 스마트 폰들이 세상에 더 많이 나오길 원할 것이다. 넥서스 원이 안팔리더라도 말이다.  또한 예상대로라면 넥서스 원과 같은 스탠다드(=커트라인) 폰을 주기적으로 발표하여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기준수위를 조절할 것이 분명하다.

지금까지의 내 추리대로라면 결국 넥서스 원은 많은 이들이 생각했던 아이폰의 대항마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기존 제조사와 통신사의 견제를(혹은 길들이기) 주 목적으로 출시되는 것이다. 가슴 뜨끔할 일이 아닌가 ? 

소비자 ? 소비자로서는 당연히 환영할만한 일이다. ^^

애플?  아마 구글의 의도대로라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결국 아이폰을 2-3위로 밀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때쯤이면 아이폰도 2-3위라고는 해도 이미 기존의 윈도모바일과 핸드폰 시장을 상당부분 잠식한, 잡스로서는 만족스러운 정도의 파이크기를 확보했을 것이고 구글에 마켓쉐어가 뒤지는 것을 그리 씁쓸하게 생각하지도 않게 될 것이다.

MS ?  발머로서는 길길이 뛰며 화를 낼 시나리오겠지만 환골탈태 한다는 각오가 아니면 구글과 애플의 협공 사이에서 빠르게 고갈되어 갈 것이다. 그러나 MS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다. 어쨋든 뭔가를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몇번을 실패하더라도 어느정도 결과물을 내놓으니까 말이다. (최근에 실제로 본 Zune HD는 기존의 준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분발해라 MS~ !)
 
※ P.S 1 – 첫 커트라인인데도 넥서스 원의 수준은 높은 편인것 같다. 제조사들은 야단나겠군. 통신사들도 예전처럼 해먹지는 못하겠지. 넥서스 원과 같은 커트라인이 등장하지 않았으면 안드로이드 생태계도 밥그릇 전쟁으로 혼탁해 질테고 결과적으로는 아이폰에 차근차근 점령당할 텐데 말이다

※ 안드로이드와 넥서스 원 모두 영화 블레이드러너와 그 원작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 같다고 한다.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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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thoughts on “넥서스 원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

  1. Nokcha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고 갑니다. 맞습니다. 진정한 의미는 비단 스마트폰에서만 볼게 아니라 통신시장이나 인터넷 환경까지 변화시키지 않을까요? 구글폰이 언락폰이니 국내 시장에도 이제 언락폰 시장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요구가 거세질 거고 그래서 우리나라도 통신사의 usim 과 전화기 시장이 따로 분리되는 시장이 생기지 않을까 하고요 인터넷환경은 지금의 익스플로러 및 액티브엑스 중심의 환경이 변화될 거라 생각하고 또 바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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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네 ^^ 저변에 깔린 진짜 목적은 훨씬 더 장기적이고 광활한 범위인것 같습니다. 구글은 확실한 목표가 있는만큼 언제나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느낌입니다. 긍정적으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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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kyrix

    IT 개발에 몸 담고 있는 한사람으로..

    이번 넥서원 출시는 안드로이드 어플 개발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더군요..

    벌써 사내에서 Study 그룹을 만들어보자고 지인들끼리 연락을 하고 있으니..

    이래저래 애플과 마찬가지로 여러 이슈와 생각을 양산해 내는

    구글의 행보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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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아무래도 구글과 애플이 개발자들에게는 어떻게든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SKT의 T스토어 같은 경우는 초기에 개인개발자에게는 개인사업자 등록증을 요구했다더군요.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뭐 이것이 기회가 아닐런지요~ 제 소견에도 시장이 좁은 T스토어 같은 곳보다는 보다 넓게 팔릴 수 있는 안드로이드 마켓이나 아이튠즈 앱스토어가 좋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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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낙관비관

    언락의 의미는 특히 국내에서 큽니다.
    오늘 KT에서 언락 넥서스원을 전파인증없이 개통해 준다고 합니다.

    해외에 자주 가는 사람들에게 현지 선불 SIM 혹은 조건 좋은 SIM을 쓸 수 있는 넥서스원의 전파인증비 없는 개통은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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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오~ 그럼 정말 공기계만 있으면 되는거로군요. 그렇게 결정한 KT에도 약간의 박수를 보냅니다 ^^ 앞으로가 더 볼만 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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