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 첼시를 말렸어야만 했다

By | 2009-12-01

어제 첼시와 아스날의 맞대결을 보고나니 이젠 정말 첼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아스날은 반 페르시가 나오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삼각 편대인 아르샤빈-로시츠키-파브레가스가 동시에 나와 중원과 전방을 헤집고 다녔음에도 3:0으로 완패하고 말았다.  14라운드가 끝난 현재 2위인 맨유는 첼시와 벌써 승점 5점차이로 벌어져 있다. 아직 일정이 많이 남아 위안이 되기도 하겠지만 반대로 14라운드인데 벌써 5점차까지 벌어졌다는건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보여지기도 한다.
그나마 3위인 토트넘은 승점 26점으로 첼시와 벌써 10점차로 벌어져 있다. 작년에 비해 빌라와 토트넘, 맨시티 등이 빅 4와 얽히며 혼전을 벌이는 양상은 마음에 든다. 근데 그리 달갑지 않은 첼시에 단독선두를 내주고 있는 (참고로 난 토트넘과 아스널을 응원한다) 상황은 별로 마음에 안든다.

안첼로티 감독이 처음 부임한 올시즌 초반에 분명 다른 팀들에겐 기회가 있었다.

개막전인 헐시티전에서 첼시는 악몽과 같은 그 이름, 스티븐 헌트 ,그렇다 레딩시절 체흐에게 머리부상을 입혀 아직까지도 헤드기어를 쓰고나오며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했던 그 악명높은 헌트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경기내용도 전혀 첼시답지 않았다 새롭게 시험하는 다이아몬드 진영은 거의 쓸모없어 보이기까지했다 안첼로티는 후반들어 변화를 주고자 노력했고 간신히 동점골을 잡아냈다 그러나 그렇게 끝날것 같은 경기는 종료직전 운명적으로 역전골을 잡아낸 첼시의 승리로 끝이났다

아마 이 경기를 패했다면 안첼로티를 바라보는 의심스런 시선은 증폭되었을 것이다 두번째 선더랜드와의 경기에서도 그의 새로운 전술은 피치에서 구현되지 못했다 스코어상으론 3:1로 이겼지만 이 경기역시 벤트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다가 간신히 흐름을 바꾼 경기였다

세번째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간신히 종료직전 말루다의 역전골로 스토크시티를 잠재우며 그 다음 경기인 번리와의 승리를 묶어 전승으로 일단 첫달을 넘겼다

이렇게 흔들리고 있는팀에 일침을 가할 토트넘은 그때까지 기세좋게 득점행진을 벌여오며 첼시전을 벼렀지만 오히려 시즌 처음으로 첼시의 예의 그 안정적이고 강력한 압박에 밀려 3:0으로 완패하고 만다 토트넘은 여기서 자신들의 안좋은 버릇들을 모두 노출했다 그리고 일단 첼시를 한번 살려준다

첼시는 리버풀과 맨유라는 빅4맞대결에서 한골도 내주지 않고 완승을 거두지만 각각 그 경기가 끝난 뒤 빌라와 위건(위건이라니 의외이지 않은가)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다 특히 위건에  3:1로 패한 경기는 위건이 일년에 한번 보여줄까말까한 크레이지 모드에 기인한 것으로 완벽히 경기를 지배당한다  그러나 첼시는 빌라와의 경기에서 패한 이후 오늘 아스날전까지 5연승을 달리면서 단한골도 허용하지 않고있다

에그….드디어 안첼로티의 각이 잡혀버린거다 오늘 아스날과의 경기는 첼시가 얼마나 단단하게 굳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일전이었다 아스날도 볼 점유율은 좋았으나 마지막을 살리지 못하고 번번히 첼시에게 차단당했고 반대로 역습상황이나 세트피스에서 계속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요런 팀 분위기라면 당분간 첼시를 말리기 힘들것 같다.  현재 기존의 빅4와 빅4후보로 거론되는 토트넘, 빌라, 맨시티 등이 딱 7강을 형성하고 첼시, 맨유를 제외하고 다섯팀이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인데 첼시는 나머지 여섯팀중 다섯팀을 상대로 4승1패(빌라에게 패)를 거두는 중이다.  후반기에도 나머지 여섯팀이 첼시를 한두번 잡아내지 못한다면 첼시의 독주를 막을 수는 없을 듯 싶다.

물이 오를대로 오른 드록바 하며 가장 빼앗아 오고싶은 선수인 에시앙, 주전과 후보를 가리기 어려운 두터운 스쿼드를 가지고 매번 로테이션을 하면서도 완승을 거두는 모습은 진정한 강팀이 가질 수 있는 그런 모습이다.

올시즌의 맨유는 웬지 약해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호날두의 이적도 그렇지만 항상 팀의 각을 잡아주던 긱스, 스콜스, 네빌이 확실히 노쇠했고 (긱스만 약간 회춘모드다) 중앙수비의 균열과 홀딩 미드필더에 대한 의문부호, 웬지 예전에 비해 약해진 양측면, 타겟 스트라이커 역할의 부재 등 전체적으로 불안불안 해 마치 처음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보는것 같다.

아스날은 재능은 있으되 전체 분위기를 잡아주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 정말 뼈가 저리다. 갈라스 정도의 나이와 연륜이라면 그런 역할을 할만도 하건만 그 친구는 스스로 문제를 일으키고 다니니 말이다.
리버풀은 이제 말할 나위가 없다. 강력한 우승후보에서 1년새 가장 삐걱거리는 빅4중 한팀이 되고 말았다. 항상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카윗에게도 이제는 사람들이 물음표를 던진다. 제라드와 토레스 외에 도대체 누가 있느냐는 자조섞인 말도 나온다. (내 생각엔 베나윤이 요즘 젤 잘하는것 같다)

토트넘은 모드리치가 빠져있는 것이 제일 마음에 걸린다. 게다가 악습도 아직 버리지 못했다. 빌라는 꾸준하고 저력이 있지만 영-아그라본허 공격듀오의 파워가 예년만 못한것 같아 시즌 후반부가 걱정된다. 맨시티는 아직 2%부족해보인다.

결론은 당분간 첼시의 독주모드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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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초반에 첼시를 말렸어야만 했다

  1. 야간비행

    아그본라허는 예년하고 비슷하게 해주는것 같은데 영이 작년보다 좀 힘이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카레브하고 헤스키는 그래도 필요할때 하나씩은 해주고 있고요. 빌라 포백은 상당히 짜임새가 있으니 큰 걱정은 안합니다. 중원도 크게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고요. 뭔가 한방이 있는 공격수가 좀 많이 아쉽습니다. 제가 빌라를 응원하는데 화려하지는 않아도 기본부터 탄탄하게 다져가는 느낌의 팀 칼라가 좋아서지요.
    으음 그나저나 지난번 자료를 다시한번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못받으신 분들이 많은듯 한데 저도 그중의 한명인듯 합니다. 확실히 그때 메일에 무언가 문제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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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에그그… 전 그래도 참석하신 분들께 뭔가 어드밴티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메일로 링크를 보내드렸던 것인데 다들 못받으셨다니 ~ 아예 공개하는 것이 나을 것 같군요.

      http://files.me.com/demitriostratos/didaem

      아…그리고 빌라 팬이셨군요 ^^
      빌라는 정말 몇년전부터 마틴 오닐 감독이 제대로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견실한 팀이고 말이죠. 영의 선전을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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