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건 진거다

결정적인 오프사이드 판정외에도 전반적인 심판 판정이 좀 부적절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만 감독의 전술면에서도 쿤 감독이 승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몇차례의 판정때문에 김이 빠져서 후반전 중반이후부터는 선수들이 맥이 빠진 감이 없잖았습니다. 

그러나 심판판정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너무 물고 늘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02년에도 이탈리아가 지속적으로 그러는걸 보고 좀 추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는 한두번만 강력히 말하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냄비언론들이 이걸로 들끓는 추태를 보이지 말았으면 좋겠군요.

저는 한국팀이 다시 경기력을 회복했고 경기를 지배한 점에 대해서는 만족합니다. 

그러나 4년후에 다시 나올 젊은 선수들이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것은 아쉽네요.

성적을 떠나서 저는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여러선수들이 유럽리그에 진출하기를 바랬습니다.  결국 그게 차곡차곡 쌓여서 4년후를 기약할 수 있었을 텐데요.  그리고 유럽에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K리그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팀이 탈락함으로써 월드컵으로 한몫잡으려는 냄비 언론과 기업들이 잠잠해 질 것같다는 점은 저에게 위안거리입니다.  

코비 쿤 감독..대단하다

한국은 예상대로 스위스전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항상 연습하던 그 포메이션으로 정상적으로 경기를 운영했지요.   그러나 지략적인 면에서 먼저 스위스 감독에게 말려들었습니다.  그는 의도적으로 세트피스 상황을 만들어내라고 지시한것 같고 스위스 선수들은 이를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정상적인 상황보다 세트피스 상황이 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어차피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을 할 것이 눈에 보였고 그런 가운데 정확한 패스로 골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스위스는 전반전에 가능하면 코너킥이나 프리킥을 만드려고 애를 썼고 박주영이 문제의 프리킥을 내줬죠. 

센데로스는 대표팀에서나 소속팀인 아스날에서 세트피스때 가장 위협적인 선수입니다.  결국 그가 해냈죠.  가장 완벽한 골이었습니다.  수비가 가장 괴로워 하는 포지션에서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원래 프리킥을 얻어내서 세트피스로 연결해야 하는 것은 한국쪽의 임무였는데 오히려 스위스에 당했습니다.  스위스는 가급적 골문과 가까운 지역에서는 위험한 프리킥을 내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한국의 압박을 고려했을 때 후반전으로 가면 더욱 골을 넣기 어려운 스위스 입장에서는 전반에 골을 넣은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고 그 시나리오가 들어맞았습니다. 

그리고 스위스는 예상대로 수비위주로 경기를 진행하면서 단숨에 역습으로 돌아서는 전술을 사용했죠.  아드보 감독도 그에 대비했고 볼을 빼앗기면 그 즉시 압박을 적절히 가했습니다.

한국..젊은 선수들…아쉽다

경기는 대등했지만 사실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이 우위를 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회도 많았구요.  아드보 감독은 오늘 역시 미들필드를 거치는 공격보다는 조재진의 머리를 이용하여 좌우로 떨궈주는 플레이 스타일을 고수했습니다.  오늘 조재진의 플레이는 제가 볼때는 110%이상이었습니다.  거의 의도한대로 조재진이 몸싸움과 헤딩을 해줬죠.  그러나 조재진의 양쪽에서 쫓아들어가는 선수가 없었습니다. 그게 킬러의 몫이었죠.   오늘 게임에서는 이천수가 그 역할을 수행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만  이천수는 그런 스타일의 플레이에 생소했습니다. 

중앙의 포스트플레이를 할때는 항상 문전 혼전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오늘 게임도 그런 상황이 빈번하게 나왔습니다.  이건 아드보 감독이 의도한바대로 아주 잘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몇번의 결정적인 찬스가 찾아왔죠.  이걸 김진규, 이호 선수가 한두번은 받아 먹어줬었어야 했는데 번번히 주춤거리면서 기회가 무산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줏어먹기(일명 더티골)는 무조건 저돌적이고 거의 반칙성으로 돌진하면서 머리나 가슴할 거 없이 온몸을 이용하여 문전에 밀어넣었어야 했는데 한국팀은 오늘 그런면에서는 상당히 깨끗한 플레이였습니다(?)       오늘 출전한 이호, 박주영, 김진규 등 젊은 선수들이 너무 긴장한것 같더군요.

역시 포메이션이 변칙이었나 ?

경기 30분전 스타팅 라인업을 보고는 별 이상이 없겠다 싶었는데 실제로 경기가 시작되자 박지성과 박주영이 최전방의 좌우에 위치하고 이천수가 조재진의 뒤에서서 공격을 보조하기 시작했습니다.   고개가 갸우뚱 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럴거면 차라리 안정환을 처음부터 올리고 좌우를 이천수, 박지성이 맡는 것도 좋았을 텐데요.    이을용이 선발로 나오지 않은 것도 의외였는데요…무슨 문제가 있는 건지… 이부분이 제일 아쉬웠습니다.  

왼쪽 윙백의 김동진은 이영표에 비해 오버래핑에 적극 가담하면서 오른쪽에서 올라왔던 긴 크로스를 따라가서 다시 자기 볼을 만드는 장면이 자주 보였고 오늘 매우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후반전에는 이영표를 안정환과 바꾸어 주었는데 이것도 솔직히 의외였습니다.  박주영의 교체타이밍은 오히려 늦었다고 생각되었고 나머지 한명을 바꾸지 않은 것도 의외였네요.    오늘 포메이션은 4-3-3을 전반적으로 유지했지만 그 선수구성은 상당히 변칙적이었단 생각이 드는군요.

지고나니 아쉽기도 합니다

월드컵은 끝나지 않았다

저는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호주와 이탈리아를 응원하렵니다.  양팀이 16강에서 맞붙으니 누구든 한팀은 8강에 진출하겠군요.    한국팀이 탈락한 것은 아쉽지만 다른 16강 멤버들은 면면히 호화롭습니다.  빅매치들이 많군요.    당장 오늘밤에 맞붙는 독일과 스웨덴도 그렇고  앞으로 맞붙을 호주/이탈리아나 브라질/가나전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네덜란드와 포르투갈, 프랑스와 스페인,  아르헨과 멕시코 역시 그렇군요.  8강전-4강전도 근래에 보기드문 빅매치가 이어질 것 같습니다.  

휴우~ 아쉬운건 어쩔수 없지만 그래도 원정대회 최고의 승점이란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네요.  이런 성적이 조금씩 쌓여서 또한번의 4강신화를 만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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