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기획자를 위한 4가지 Skill-Tree ②

By | 2009-09-08

사용자 삽입 이미지샐러리맨들이 흔히 하는 ‘파워포인트를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하면 될까요 ?’라는 질문에 대한 근본적인 대답으로 나는 지난 시간부터 기획자를 위한 4가지 Skill-Tree에 대한 개념을 내놓고 몇 회에 걸쳐 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중이다.
좋은 기획자로서 파워포인트를 잘하고 싶다면 위의 4가지 스킬세트를 조화롭게 발전시켜야 한다. 어느 한쪽 스킬에만 치우치게 된다면 균형잡힌 기획자 보다는 ‘기술자’가 되기 쉽다.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이 실패했다면 4가지 스킬중 어느것이 부족했는지 면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과연 ‘문서작성’과 ‘프레젠테이션’스킬만 부족해서 그랬던 것일까 ?
이제 4개의 스킬세트를 한단계 더 확장하여 전체 스킬트리를 세세하게 들여다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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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판단

나는 신입사원이나 기획업무에 초보인 후배들을 교육시킬 때 회의나 인터뷰, 문서작성에 참여시키고 난 뒤  ‘그래 너라면 어떻게 하겠니?’,  ‘네 생각은 어때?’ 라고 간단히 물어본다. 그리고나서 그들의 질문을 받을 준비를 한다.
난 그들이 어떤 근거에서라도 ‘판단’을 하도록 유도하고 그 판단에 어떤 헛점이 있었는지 이야기 해준다. 처음엔 대개 아무생각이 없다. 아예 대답자체를 못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뜻이다. 그저 선배들이 시키는 특정한 자료만 정리하고 작성하고, 단순한 심부름을 하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스스로가 문제를 생각해보고 판단할 시야를 갖기가 어려운 것이다. 
기획자들에게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판단을 내리는 능력은 가장 중요하다. 보통 보고서는 문제점에 대한 분석과 이에 대한 해결대안, 그리고 최종판단(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문서작성이나 프레젠테이션 능력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가장 좋지 않은것은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것 보다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결론없는 회의나 보고서가 기업내에서 넘쳐나게 되고 문제는 해결은 커녕 공전에 공전을 거듭하게 된다. 이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자신이나 부서장, 동료가 어떻게 했는지 떠올려보라.
기획자로서 가장 무능한 사람은 생각하기 싫어하는 자로 이런 사람에게는 창의적인 결과물 자체를 기대하기 어렵다. 보통 이런 사람들은 기존의 관행, 남의 결과에 대한 벤치마킹만으로 자신의 판단력을 대체하며 조직내에서 버텨낸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분석과 판단’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파워풀한 역량이다. 바람직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계속 여러사람들과 접촉해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과 얘기해 볼수록 진리는 가까워지게 되어있다.
정보수집과 분석 능력을 기르기 위해 자신을 편집증환자로 만드는 것도 어느정도 필요하다. 닥치는대로 자료를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쓸데없는 자료를 버리는 것도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스스로 수많은 데이터를 직접 다루면서 데이타에 숨어있는 의미를 찾아내는 것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일에 대한 업무지식에 대한 능력을 기르는 것은 많은 설명을 할 필요도 없을것 같다
(※ 4개 스킬셋에 대한 좀 더 세세한 트레이닝 방법은 이어지는 연재에서 다루게 될 것이다)

「판단력」을 기르는 일은 4가지 스킬셋중 가장 중요하다. 과제를 부여받고 난 뒤 자료를 모아서 결론에 이르는 과정 전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분석과 판단에 대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

  •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판단하는 연습을 하라
  • 자신의 시야는 항상 좁다고 생각하고 더 넓게 볼 생각을 하라
  • 서슴지말고 질문하라
  • 적절한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을 경청하라

이야기의 구성

이야기의 구성 스킬은 ‘분석과 판단’과는 또 다른 능력이다. 올바른 판단으로 결론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이것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펼쳐낼 것인가하는 것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같은 원작 소설을 가지고 두명의 서로다른 영화 감독에게 영화를 만들게 한다고 가정해보자. 두 영화에 대한 몰입도와 재미는 아마 천차만별일 것이다.
여러분은 이제 원작소설을 받아든 영화감독과 같다. 이미 등장인물과 주요내용, 결론이 모두 확정된 상태에서 우리는 영화를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야 한다.

아마 ‘이야기의 구성’ 스킬에서 가장 많은 창의력이 요구될지도 모른다.
분석과 판단, 이야기의 구성 – 이 두가지의 스킬을 합쳐 기획과정으로 부르는 것이 합당하겠다. 이 두가지 스킬은 또한 내공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내공에 대한 스킬부족이 파워포인트 문서작성을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야기의 구성에 대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

  • 비유해서 설명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라
  • 전혀 무관한 사람에게 설명한다고 생각하라

문서작성과 프레젠테이션

문서작성은 그야말로 기계적인 작성을 의미한다. 파워포인트와 같은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디자인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것과 머리속의 개념을 시각화하는 작업인데 창의력이 요구되는 난이도 높은 작업이 될수도 있다.
파워포인트의 기능에 능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기능을 빨리 숙지하기 위해 조바심을 내기 마련이어서 초반에 시간을 대부분 여기에 투입하기도 한다.  난 신입사원들에게 따로 파워포인트 초보자 과정을 수강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해주곤 한다.
그 대신 실제로 사용될 간단한 문서들을 만들어오라는 숙제를 내는 것으로 그 과정을 대신한다. 사실 사용법을 익히는 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각화나 디자인은 조금 다른 문제다. 어떤 개념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 시각화하는 작업은 10년 이상 이 작업을 해온 나도 매우 힘겨워 하는 분야이며 디자인은 어느정도 타고난 감각이 뒷바침되어야 할 부분이다. 어쨋든 문서작성 스킬은 전체 스킬트리에서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 오히려 그 시간에 다른 스킬들에 신경을 쓰는편이 낫다.

프레젠테이션 스킬은 신입사원 딱지를 떼야 비로소 찾아오는 기회이다. 조직내에서 신입사원들에게 기회가 주어지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프레젠테이션 스킬은 조금 늦게 시작해도 무방해 보인다.
기획업무는 처음해보지만 연차는 상당한 분들도 많다. 내가 아는 분중에도 자유분방해 보이는 기자생활을 접고 기업체의 홍보담당자로 옮기자마자 찾아온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프레젠테이션의 기본기는 문서작성에 비해 더 간단하다고 생각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말하기’능력이다. 스티브 잡스를 보면서 정말 이 능력은 어느정도 타고나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어느 스킬에 신경을 쓸 것인가 ?

오늘 정작 하고싶은 얘기는 지금부터이다. 이 네가지 스킬셋 각각에 어느정도의 노력을 투자할 것인가 ?

사용자 삽입 이미지분석과 판단, 이야기만들기에 당신이 기울일 수 있는 시간과 돈, 노력의 70%를 쏟아 부어라. 당신이 만든 보고서는 디자인 감각이 없어서 거절당한 것이 아니다. 당신의 프레젠테이션은 스티브잡스와 같은 말주변이나 준비물이 부족해서 망친게 아니다.

당신의 보고서는 내용이 없거나 설득력이 부족해서 실패한 것이다.

정확하게 판단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는데 집중하라. 이것이 게임이라면 스킬트리의 밸런스는 위의 그림과 같아야 한다. 문서작성과 프레젠테이션은 당신이 지금까지 기울인 노력의 절반정도면 충분하다.
앞으로 몇회의 연재를 통해 스킬트리의 각 스킬셋에 대한 트레이닝 방법을 생각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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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thoughts on “초보기획자를 위한 4가지 Skill-Tree ②

    1. demitrio

      ^^ 불현듯…잡스의 옆모습이 인쇄된 책이 생각나서 뚝딱 한번 만들어 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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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진호

    좋은 글과 그림 잘 보았습니다.
    한가지 의견을 드리면…
    두번째 그림의 기획자의 Skill Tree에서 내공을 아래쪽에 외공을 위쪽에
    배치하는 것이 보다 직관적일 것 같습니다.

    마치 빙산과 같이
    내용은 보이지 않은 아래쪽에
    외공은 드러나 보이는 위쪽에 위치하면 이해가 좀 떠 빠를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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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아예 중앙부분에 사람 이미지를 치우고 빙산으로 대체해 넣어도 괜찮을것 같군요. 한번 그렇게 그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저 이미지에 버전을 써넣은것은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변화가 있을것 같아서였는데 벌써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군요 ^^
      앞으로도 좋은 의견 많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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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clotho

    오늘 제 리더에는 전문적인 글들이 넘쳐나네요. 블로그의 세계는 넓고 고수는 많다.. 이런 컨셉.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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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 감사합니다~ 저도 다른 블로그를 구경하다보면 항상 혀를 내두른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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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정진호

    혹시 쓸만한 빙산 다이어그램이 없다면
    예전에 제가 만든 것을 한번 이용해 보세요. ^^

    http://lovesera.com/tt/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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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와~ 이걸 직접 그리셨단 말이에요? 잘 사용하겠습니다. 저도 빙산에 대해서는 인연이 많답니다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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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인라이너

    이 스킬트리와 스킬셋은 만렙이 없겠는데요…ㅡㅜ
    그래도 너무너무 좋은 내용 매번 감사드립니다…^^
    어서어서 연재하셔서 파포 시즌 2가 책으로 또 나왔으면 합니다…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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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이 내용도 안랩으로 연재된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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