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에서 라지세트 메뉴를 주문할 때 콜라잔을 준다는 선전을 보면서 표정은 무덤덤했지만 내안의 무언가가 조금씩 꿈틀거리는것을 느꼈다. 최근 몇년동안 햄버거를 먹어본적이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였지만 이상하게 난 그날 이후로 빅맥이 먹고싶어졌다.
그래서 8월한달간 4번을 먹었고 각각 다른색의 콜라잔을 4개나 모을 수 있었다. 거 참 맥주집엘 가도 그렇고 회사로고가 박힌 저런 잔들이 은근히 땡긴다. 아무잔에나 마시면 어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거 미묘하게 기분이 다르다는걸 느낀다.
예를 들어 호가든맥주잔의 듬직한 그립감과 표면에 맺히는 물방울을 엄지손가락으로 쓸어내리는 기분은 보통 잔과 머그컵에서와는 또다른 기분으로 맛에 영향을 미치는거다.
마찬가지로 이 콜라잔 역시 그랬다. 마치 어렸을때 시원한 콜라병을 잡고 마시는 그 그립감과 똑같이 불룩했다가 잘록하게 떨어지는 잔의 모양과 파지한 후 엄지손가락에 느껴지는 볼록, 볼록한 그 느낌은 묘하게 어린시절의 향수에 젖게 한다.
어쨋든 이번 프로모션은 순전히 햄버거보다는 잔을 얻기 위해 열성적으로 달려들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잔의 품질또한 나쁘지 않다. 이 잔의 포장재를 살펴보다가 이 잔이 Luminac 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원래 루미낙이 잔이나 유리제품의 명가가 아니었던가.
이제 두개만 모으면 미션이 완료되는데…이 나이 먹고 이런거나 모으고 돌아다니는 걸 어르신들이 보면 꽤나 한심하게 생각하겠지…히히
그래도 난 이런 잔재미와 집착이 좋다. 이게 삶의 작은 재미가 아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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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세트로 모아놓으면 멋질거 같은데요~ 꼭 콜라가 아니라 맥주나 다른 음료수 넣고 마셔도 좋을듯… 몇 일 전에 삼천원 광고에 홀려서 빅맥 세트를 런치타임에 먹었는데 점심시간에 사람들 정말 많더군요.
ㅎㅎ 맞습니다…저도 그 3천원 광고때문에 그저…
그 3천원 광고 때문에 거실에 있던 TV가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막내가 “**세트 삼천원”을 주문 외우듯이…
집사람이 꽤나 충격이…
흠 저도 가끔 따라부르는데 제 와이프가 어처구니없어 하더군요
^^
저도 좋아라 하고 컵을 받아 잘 쓰는데 두께가 고르지 않더군요. http://www.flickr.com/photos/stadia/3870111990/
원래 이럴까요? -.-
아무래도 사은품으로 나오는 컵이니 만큼 고품질을 기대한다는 게 무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 그저감지덕지하고있죠 ㅎㅎ
그래도 예상했던 것 보다는 뽑기가 잘된것같습니다
흠.. 다음번에는 해피밀 세트에 도전해 보거라. ㅋㅋ
근데 그거 먹으면 정말 행복해지는건가 모르겠구나
ㅎㅎ 함 시도해보지
말을하지..세트로 구해다줬을테인데…우리동네에는 미닛메이드랑 DK를 사면 번들로 컵을 묶어서 주더이다.
오우~현정! 역시 그대는 콜라란 단어로 램프에서 불러내야겠군. ㅎㅎ 이제 또 한번 모일때가 되었지 않나? (그리고 정말 그 컵세트를 구할수 있으면 좋겠군) 그리고 아사히 잔도 구해야 할텐데 말이지ㅣ ㅋㅋ
다들 어떤지 궁금하네~ 가을이 가기전에 연통을 돌리도록 하겠음~~
부럽습니다. 저 색의 조화들-
예전에 제 블록에서 언급하셨는데 이제야 이 글을 보게되네요^^
이 글에서 언급하신 호가든잔!
저도 두개 있어요!!!와하하하. 젤 좋아하는 잔이지요.
저번에 기네스도 주길래 독한 맘 먹고 샀는데, 기네스 잔은 글씨 써져있는것 말고는 별로 메리트가 없더이다
^^ 호가든잔을 가지고 계시군요…그녀석이 참 잡았을때 뿌듯한 느낌이 드는것 같습니다. 기네스잔은 말씀하신대로 너무 밋밋하구요.
요즘 저 잔때문에 콜라소비가 늘었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