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부터 왜이렇게 피곤할까 생각했었는데 주말내내 EPL Big 4의 경기를 모두 봐서 그런가 봅니다.  이제 주말 저녁에 뭔가 할일이 생기게 되었네요. 이번 시즌도 흥미진진 할것 같은데요.  1라운드 결과만을 가지고 뭔가를 점치기는 힘들겠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제각각 걱정할 거리들이 나오더군요. Big 4의 경기들을 중심으로 간단하게 언급해 보겠습니다

토트넘 vs 리버풀 (2:1 토트넘승) : 리버풀 가끔흐림

이번주말 최고의 매치였습니다. 중계진의 말대로 마치 월드컵이나 챔스리그 결승전과 같은 템포로 진행되더군요. 90분내내 상대방을 압박하는 양팀이 체력이 놀랍기만한 경기였습니다. (참고로 전 토트넘이 EPL팀중 젤 좋습니다)
지난시즌엔 필드의 지휘관없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는데 이젠 모드리치로 의견일치를 완전히 본것 같습니다. (벤틀리는 벤치신세였죠) 이렇게하고 나니까 미드필더가 훨씬 안정감있게 운영이 되었는데요. 데포와 킨을 투톱으로 세우고 레넌이 우측면에 서니 속도감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눈에 약간(아주약간) 거슬린건 허들스톤의 역할이었습니다. 좀 따로 논다는 느낌을 받았죠. 그 외에는 모두가 좋았습니다. 수비에서는 역시 킹이 있을때와 없을때가 다르더군요. 토레스가 킹에게 90분 내내 묶여있었습니다.
좌우 풀백은 아소에코토와 촐루카였습니다. 베일과 허튼, 심봉다 등은 명단에 없었습니다. 지난시즌 풀백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것에 비해 에코토와 촐루카라니 놀랍죠.
리버풀은 이날 내내 경기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알론소의 공백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경기후반 베나윤이 들어간 후에는 그전과는 분명히 달라졌다는 점을 볼때 중원에서 안정감있게 볼을 배급하고 리딩하는 역할이 누군가는 필요하다는 것이 증명되었죠. 안그래도 부상때문에 무너진 포백라인이 업친데 덮친격으로 두중앙수비수인 스크르텔과 캐러거가 서로 충동하면서 경기초반 부상을 입자 급속도로 팀전체가 흐트러져버렸습니다.
반대로 토트넘은 빠른운동력을 가진 레넌과 데포, 킨이 쉴새없이 공격진영을 휘저었고 그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모드리치의 볼배급은 거의 환상적이었습니다. 레이나 골키퍼의 선방이없었다면 데포와 킨에게 여러골을 헌납할뻔 했습니다.
올시즌의 토트넘은 지난 두시즌과 분명히 달라질 것 같습니다. 파블류첸코, 크라우치 등 추가 공격옵션들도 괜찮고 제나스, 벤틀리, 보아탱, 오하라 등 미들진도 튼튼해 보입니다. 우드게이트와 도슨이 있는 중앙수비진도 킹과 함께 건재하기만 하다면 올시즌은 분명 잘 보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올시즌 우승후보인 리버풀에게는 처음부터 시작이 좋지 않군요.
마치 월드컵 조별예선 첫경기와 같이 모든것이 정상화 되지 못한 상태에서의 경기였습니다. 그래도 양팀이 보여줬던 속도전은 정말 인상적이었죠.
토트넘에선 에코토와 바송 등 수비수들이 두골 모두 터트려 주었고 리버풀은 제라드의 페널티킥(동점골)이 있었습니다.

 아스날 vs 에버튼 (6:1 아스날 승) : 아스날 맑으나 글쎄…

아스날이 다른팀도 아니고 에버튼을 무려 6:1로 대파했습니다. 한번 날이선 아스날의 공격은 손속에 사정이 없었습니다.  지난 시즌을 5위로 마쳐 충분히 빅4를 위협할만한 전력을 갖췄던 에버튼에게 개막전에서 이렇게 골세례를 퍼부을 줄은 몰랐습니다.
역시 아스날의 패싱게임은 아름다움 그 자체더군요
일찌감치 5:0으로 스코어가 벌어지자 70분 부터 파브레가스, 반 페르시를 벤치로 불러들였습니다.  그렇다고 아스날의 이번 시즌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닙니다. 지난 몇시즌동안의 아스날은 분명기복이 있었거든요. 특히 반드시 이겨야할 중하위권 팀에게 비기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승점을 계속 잃었었습니다. 이번시즌에도 해결되지 않은 것은 어린 선수들의 심리적인 측면을 잡아줄 ‘큰형’이 없다는 건데 앞으로 몇경기를 더 봐야 이런 부분이 나타날 것 같습니다. 경기력만큼은 최강이지만 정작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말짱 꽝이거든요,.
이런 측면에서 이날 에버튼에 보여준 화력은 대단했지만 계속 그렇게 갈 것인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에버튼의 관중들은 70분도 안되서 대부분 스탠드를 일어서기 시작했는데요 개막전이었던 만큼 6:1로 홈에서 참패한다는 것은 1패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클리시와 싸냐가 동시에 나선 좌우 측면 오버래핑을 보니 가슴속이 시원해 지더군요. 파브레가스도 대단했고 아르샤빈도 언제나 위협적이었습니다. 이제 로시츠키만 정상적으로 돌아오면 화력이 더 대단해 지겠는데요.
어쨋든 벵거감독님의 멋진 축구~ 언제나 알흠답습니다. 후우~


첼시 vs 헐시티 (첼시 2:1승)
: 첼시 흐림

드록바의 원맨쇼로 첼시가 가까스로 헐시티를 이기지 못했다면 안첼로티감독의 수명이 단축되었을 만큼 첼시로서는 형편없는 경기였고 앞으로 풀어나갈 숙제가 많음을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미드필더진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다 보니 포백라인에까지 영향을 미쳐 좌우 측면을 무수하게 허용했고 결국 헐시티의 스티븐 헌트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헌트는 예전과 다른없이 엄청나게 뛰어 다니더군요. 체흐 골키퍼가 헤드기어를 쓰게 만들었던 장본인인 만큼 첼시 홈관중들의 야유는 그야말로 대단했습니다. 그래도 그에 개의치 않고 결국 흘러나온 볼을 정확하게 차 넣었죠.
경기내용상으로는 첼시가 잘한게 거의 없었던 경기였습니다. 아넬카와 드록바를 최전방에 세우고 말루다, 에시앙, 램파드, 미켈로 미드필더진을 구성했는데 이들의 손발이 제대로 맞지가 않았었습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미켈을 발락으로, 69분에 말루다를 데코로 바꿨지만 그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나마 드록바가 종요직전 역전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더라면 엄청나게 욕을 먹을뻔한 경기였거든요. 오늘의 상대가 제대로된 Big4 클럽중 하나였더라면 더더욱 그랬을 겁니다.
안첼로티의 다이아몬드 미드필드가 언제 완성될지 모르겠네요.

보싱와나 콜의 오버래핑도 상대적으로 부진했습니다. 제 생각엔 이 역시 미드필더진의 백업이 불안해서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미드필더진에 윙역할을 해낼 자원이 없다보니 측면공격은 풀백의 지원사격이 있어야 했는데 그게 되지 않다보니 헐시티가 중앙부분에 수비진을 빽빽히 세워놓는 것만으로도 첼시의 전진을 차단할 수 있었습니다.
계속 이런식이라면 첼시…올해 고전하겠는데요?  조콜이나 지르코프 등을 좀 시험해 보면 어떨까 싶은데요

맨유 vs 버밍험시티 (맨유 1:0 승) : 맨유 흐림

답답하긴 사실 맨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포스터, 에반스, 파비오, 나니 등이 선발로 나왔는데 마치 지난시즌의 칼링컵 경기의 출전명단 같았습니다.  호날두의 공백을 빨리 털어버리기 위해서 등점루트를 다변화 시켜야 하는것이 맨유의 과제이고 그 정점에 루니와 베르바토프가 서 있어야 하는데 이들을 위한 특별한 전술변화가 없는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베르바토프는 여전히 골에이리어 바깥쪽에서 몸싸움없이 볼을 투입하거나 잡아냈죠. 일단 오른쪽측면의 발렌시아는 합격점을 줄만했습니다. 그러나 스콜스-긱스의 노쇠한 미들진영은 오늘 약간 썰렁했습니다.
부상중인 비디치를 대신한 에반스도 불안감을 노출하다가 결국 브라운으로 후반전에 교체되었죠. 루니의 골만 빼놓고 본다면 갓 승격한 버밍험시티에 고전한 경기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올시즌 Big4간의 맞대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매우 궁금해지네요.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발렌시아, 나니, 박지성 등 윙어들이 많은 골을 분담해 내지 못하면 올시즌 고전할 것이 확실합니다. 그만큼 골욕심도 내야겠죠. 미들진영에서는 오웬 하그리브스의 공백이 그리웠습니다. 캐릭과 플레쳐등과 조합을 이루어 미들진을 장악하고 오른쪽에 발렌시아, 왼쪽의 박지성이 가세를 하는 형태가 이상적이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
당장 호날두의 공백은 프리킥 순간에도 나타났습니다. (하그리브스는 프리키커로서도 좋죠)  베르바토프를 위한 맞춤 전술도 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이게 지난시즌부터 그리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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