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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을 목에건 펠프스, 생소해 보인다

이번 로마 세계 선수권대회는 오로지 박태환의 실패에 촛점이 맞춰져 있는듯 합니다. 냄비언론들은 이제 원인찾기 경쟁에 또다시 나섰죠. 저도 수영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박태환의 예선탈락이 의외였고 기분은 좋지 않았지만 대회에 나서기 전부터 박태환을 가지고 난리를 치는 언론이나 상품화에 골몰하는 SKT를 보면서는 참으로 못마땅해 했었습니다.

결과론이지만 이런저런 심리적인 압박을 매번 견뎌내고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는 펠프스같은 선수는 정말 대단한 거죠. 또한 이런저런 상업화의 유혹을 견뎌내면서 꾸준한 성적을 올리는 박지성같은 선수의 성실함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관계자가 아니라서 근거없는 억측으로 입방아를 찧어대는 것이 저 역시 또 하나의 냄비가 되는 길인것 같아 박태환의 실패에 대해서 뭐라하지는 못하겠습니다만은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버렸다는 것은 확실해 보이는군요.

그저 한 대회에서의 컨디션 난조로 치부하기에는 충격파가 크긴 컸습니다. 결승에서 메달을 놓친것도 아니고 커트라인을 통과하지 못한 것 때문이죠. 가장 우려되는 것은 선수의 머리에 이것이 계속 악몽과 같이 남아 침울한 분위기가 지속되는 것입니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멘탈’에 대한 요소가 가장 크기 때문이죠. 뭐 이부분은 앞으로 어떻게든 극복한다고 치겠습니다. 모든게 이번일을 계기로 다 잘 풀린다고 말이죠.
남은 1,500m 역시 박태환의 마음가짐에 달린 것 같습니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엄청나게 부진할 수도 있고, 이미 이렇게 된거 부담없이 경기에 임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고 말이죠. 불행하게도 저는 박태환이 이번에도 부담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거라는데 한표를 던지겠습니다.(냉정하게 본다면 말이죠)
 
그럼 이번 대회의 수영자체에 대해서 좀 알아보겠습니다. 박태환이 제 컨디션을 회복한다 해도 야단난것 같습니다. 새로운 ‘통곡의 벽’이 하나 나타난거 같기 때문이죠. 폴 비더만이 그 주인공인데요. ‘혜성같이 등장했다’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것 같습니다.
맨위의 사진은 자유형 200미터 시상식 장면인데 펠프스가 누구한테 져서 금메달을 받아야 할 자리에 서지 못한것이 2004년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이언소프에게 져서 동메달을 받은 이후 말이죠.

기록은 더더욱 경악스럽습니다.  작년 베이징 올림픽 수영경기를 보면서 블로그에 포스팅한 글을 먼저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경악스러운 박태환의 기록. 2008.8.15)
그때의 자료를 다시한번 들춰보겠습니다.  먼저 400미터입니다 (클릭해서 확대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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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올림픽까지의 400미터 역대 10위권 기록

400미터 역대 순위에서 박태환은 작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언 소프로 도배되어 있던 역대랭킹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당연히 400미터는 앞으로 박태환의 시대가 왔다고 저 스스로도 장담을 했었죠. 경쟁자가 한명도 없었으니까요.
아래는 이번 2009년 로마대회 400미터 결승기록입니다 (클릭해서 확대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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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로마 세계선수권. 400미터 결승기록

그런데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죠. 경쟁자들의 성장을 눈치채지 못한겁니다.
비더만은 이언소프가 도배한 역대기록을 단번에 넘어서서 7년간 유지되어온 세계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2위를 차지한 멜룰리는 역대 7위기록, 장린은 9위기록입니다. 2009년 새로 쓰여질 역대 기록 10걸에서도 박태환은 순위권 밖으로 밀리겠죠.(ㅜ.ㅜ)

정말 놀라운 것은 비더만의 경기운영 능력입니다. 저 기록을 잘 보시면 50미터마다의 랩타임이 나와있는데 마지막 50미터를 비더만은 25.77초로 끊었습니다. 멜룰리(27.16초), 장린(26.48초)에 비한다면 거의 초인적인 막판 스퍼트라고 할수밖에요. 이런 스퍼트는 단거리에서나 나올법한 기록입니다.
이 때문에 5위로 시작해 200미터 지점에서 4위,300미터까지 3위, 350미터에서 2위로 올라서 결국 막판 50미터에서 전세를 뒤집을 수 있었던 것이었죠. 제 생각으로는 이번 대회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마음만 먹으면 기록을 더 단축시킬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힘이 남아 도는것 같이 느껴지니까요.  독일 수영선수하면 예전엔 미카엘 그로스를 떠올렸었는데 그로스 이후 오랜만에 독일 남자경영에서 월척을 건져낸것 같습니다.

아시아권에서도 이미 장린이 기록면에서 박태환을 확실히 눌러버리고 있는 형국입니다. 400미터와 1500미터의 아시아기록은 이제 장린것이니까요. 세계선수권에만 있는 800미터를 박태환이 출전하지 않는 것도 제가 볼때는 좀 불만입니다. 단지 올림픽에 없는 종목이라고 해서 제낀다는 사실이 말이죠. 라이벌인 장린과 멜룰리는 이번 대회의 800엔트리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말이죠.  물론 그들은 200미터까지는 출전하지 않죠. 박태환도 중장기적으로는 확실히 색깔을 정해야 할것 같습니다. 비더만은 200/400에만 전념하고 있구요.

자아~ 200미터 기록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클릭해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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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의 남자 자유형 200미터 역대 10걸기록

작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박태환은 펠프스와 이언소프로 도배된  200미터 역대 10걸 랭킹에 이름을 올리면서 앞으로 펠프스와의 2파전을 예고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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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미터 결승기록

비더만이 이 마저도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면서 펠프스를 제쳐버렸습니다. 작년에 펠프스가 세웠던 기록을 무려 0.96초나 단축시켜버렸죠. 정말 경악스러운 기록입니다.
랩타임을 보면 펠프스가 처음부터 비더만의 작전에 완전히 당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 50미터부터 비더만이 치고나가버렸거든요. 원래 펠프스의 스타일이 처음부터 독주를 거듭하는 거였는데 그걸 비더만이 해내자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었죠.
그런데 비더만은 최후의 힘을 비축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랩을 보면 오직 비더만만이 25초대로 들어왔고 펠프스는 더이상 스퍼트할 힘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필프스의 랩타임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죠. 완전히 비더만에게 당해버렸습니다. 아마 다음대회부터는 펠프스도 작전을 새롭게 짜서 나와야겠는걸요.

이로써 역대 10걸 기록도 새롭게 도배되었습니다. 박태환은 10걸이후로 밀려났고 비더만이 예선에서 세운 기록과결승기록, 그리고 새롭게 가세한 러시아 선수까지 4개의 기록이 역대 10걸에 추가되었죠. 박태환의 최고기록과는 이제 거의 3초가까이 차이가 나게 되었습니다. 2백미터라는 거리를 생각하면 이 3초의 차이는 무척크다고 하겠습니다.

이번대회를 절치부심의 기회로 생각한다 쳐도 다음부터 박태환이 마딱뜨리게 될 상대들은 이미 너무 커버렸습니다. 물론 박태환 역시 성장할 거라 믿습니다만 베이징 올림픽 이후 1년은 기록단축이 없이 거의 공황상태로 보낸 1년으로 보일만큼 갈길도 멀어보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FINA가 수영복을 문제삼는 것은 일면 타당해 보입니다. 지난 5-6년간 약간씩 변해오던 10걸 랭킹이 갑자기 1-2년사이에 이렇게 심하게 요동친다는 것은 무엇인가 새로운 변수가 나왔다고 볼 수 밖에는 없거든요. 지금까지의 경험적인 측면을 미루어봤을 때 말이죠.

비더만은 200미터 우승직후 자신이 턴과 스타트에서 펠프스를 잡기 힘들것으로 판단, 오직 영법을 개선하여 모자란 것을 만회했다고 말했습니다. 즉, 그의 약점은 스타트와 턴이란 얘기죠. 그에 반해 시원하게 치고나가는 수영실력 자체는 거의 최강이라고 하겠네요. 스타트와 턴까지 개선된다면 앞으로 더욱 발전할 선수로군요.
중거리에서 앞으로 박태환이 번번히 마딱뜨릴 선수입니다. 이 선수가 통곡의 벽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 P.S – 이번 대회의 1,500미터도 과연 수영복의 힘이 작용할 지 주목해봐야겠습니다. 그랜드 해킷의 신기록이 워낙에 거리가 있어서 말이죠. 해킷은 작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예선에서 역대 2위의 기록으로 통과, 저는 금메달을 예상했었는데 정작 결승에서 그에 미치지 못하고 무너졌었습니다. 그 대신 멜룰리가  역대 3위 정도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가져갔죠. 그래도 해킷의 세계기록과는 4초 정도의 차이가 있었는데요 이번에 그걸 갈아치울 수 있을지 주목해 봐야겠습니다. (물론 그걸 박태환이 해낸다면 좋겠죠. 박태환은 24초 차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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