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도살경기는 제외합니다. 양팀이 그나마 모두 괜찮았던 경기만 선정하였습니다.
3. 체코 vs 미국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나타났듯이 미국은 결코 못하는 팀이 아닙니다. 사실 체코전에서도 미국은 기회만 되면 계속 몰아치기 위해 전진했었죠. 그러나 고비때마다 골을 허용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날 체코는 미국의 발을 꽁꽁 묶어버렸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얀 콜러에게 조기에 골을 허용하지 않고 레이나의 슛이 골망을 갈랐더라면 상황은 또한 변했을 겁니다.
그러나 체코는 이날 못한 선수가 전혀 없었습니다. 특히 로시츠키는 고비때마다 미국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분쇄하는 골을 터뜨려 3:0완승의 주인공이 되었죠. 이 경기를 보고 정말 체코의 파워와 조직력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미국은 압박이 거세지자 모든 선수가 침체에 빠졌습니다만 특히 오른쪽 날개인 다마커스 비즐리가 특히 못했죠. 이미 PSV에서 여러 시즌을 보내고 있는 중인데 성장속도가 더디군요.
예선 두경기씩이 끝난 현재 가장 완벽한 전력을 보여준 체코:미국 경기를 3위로 선정하였습니다.
2. 아르헨티나 vs 코트티부와르
아르헨티나가 코트티부와르를 2:1로 이긴 경기가 2위입니다. 이 경기는 정말 양팀 모두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후반전 끝날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비록 스코어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이겼지만 경기력은 두팀이 모두 대등했습니다. 드로그바와 조코라 등이 돋보인 경기였고 아르헨티나에서는 역시 리켈메와 돌아온 사비올라가 제몫을 해주었습니다.
코트티부와르는 네덜란드와의 2차전에서도 보여졌 듯 반격시 전 선수가 빠르게 밀고 올라가면서 중거리 패스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아르헨의 문전을 몇번이나 위협했었죠. 이 정도의 공격을 받으면 코끼리라도 쓰러졌을 테지만 아르헨티나의 아얄라와 에인세는 계속 어렵사리 공세를 막아내고 그것을 아르헨의 재역습으로 연결했습니다.
역시 코트티부와르도 강호에 첫 출도하는 새내기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난 30년간 무림을 호령해온 8대문파중의 하나인 아르헨티나와 100합 이상을 대등하게 겨루었고 깻잎한장의 실력으로 아깝게 무릎을 꿇게되었죠.
정말 놀랄만한 경기였고 코트티부와르가 경험만 쌓는다면 남미와 유럽의 강팀들도 추풍낙엽처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네덜란드는 운이 정말 좋았을 뿐이죠…
1. 가나 vs 체코
누가 네드베드를 무릎 꿇렸나…?
가나가 체코를 2:0으로 완파한 경기가 1위입니다. 전반전엔 진짜 양팀에서 뭔가 터질것 같은 느낌만 가득했지만 균형이 유지된채 끝이 났죠. 양팀이 워낙 팽팽하다보니 어느 한쪽으로 추가 약간만 기울면 그대로 한쪽으로 쏟아져버릴듯한 그런 전반전이었습니다.
그리고는 후반전에 결국 그 끈이 탁하고 풀리면서 체코가 결국 견뎌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는 가나의 도살자 모드였습니다. 세르비아가 아르헨한테 당한것 보다 저는 체코가 당하는 모습이 더욱 처참했습니다. 로시츠키나 네드베드의 노력도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죠. 가나는 흥분을 절제하지 못하고 오버했고 결국 이날 골을 넣은 두선수가 다음 경기에 못나오게 되었습니다.
3위에 선정되었던 체코가 이렇게 처참하게 박살이 나는 광경은 정말 치욕적이었습니다. 10년을 풍미하던 무림5대고수중 한명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 광장에서 강호에 갓출도한 애송이에게 치욕적으로 무릎이 꿇리는 장면은 죽임을 당하는 것보다 더 치욕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애송이에 의해 가랑이 사이를 지나가게 되다니요 흑흑 가나도 좀 너무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가나의 막강한 역습과 1%도 어긋나지 않는 롱패스, 최전성기의 아스날을 능가하는 패싱게임 등은 정말 소름이 끼치겠더군요. 이탈리아가 어떻게 이런 팀을 2:0으로 이길 수 있었는지가 의문이었습니다.
※ 이외에도 스페인vs우크라이나전이 있을 수 있지만 양팀간에 전력차이가 명백했고 그날의 스페인은 언젠가 본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여겼기에 그리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튀니지전에서 약간 그런 모습이 나왔죠) 다른 비슷한 경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시 팬들을 저버리지 않은 글이로구만..ㅋㅋ
난 잉글랜드와 스웨덴 경기도 꼽고 싶구만.. 여러모로 재미있었음..
일단은 2라운드까지의 결과였구요 ^^ 잉글랜드는 잘하지만 그 이름값에 비해서는 팬들에게 실망감을 주는것 같아요. 뭔가 압도적인 모습을 기대했을 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