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더, 스티븐 달드리감독

By | 2009-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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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가 행복이 정점에 달했던 순간이었을까

이 영화에 대해서는 사전지식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아카데미 상을 받은 것도, 원작이 있었던 것도, 누가 출연하는지도 모르고 ‘스티븐 달드리’라는 이름 하나만 철썩같이 믿고 보기 시작했다.
달드리 감독으로서는 이 영화가 감독으로서 자신의 세번째 장편영화가 되겠는데 이쯤 되면 그에 대한 성향을 입체적으로 조영해 볼 수 있겠다 싶었다.   첫번째 영화였던 ‘빌리 엘리어트’에서는 거의 무명에 가까운 배우들의 연기나 구성 등이 워낙 좋았고, 두번째인 ‘디 아워스’에서는 니콜 키드먼이나 줄리언 무어, 매릴 스트립과 같은 초대형 여배우들과 작업을 했었다.  이 두 영화의 성격은 너무 판이해서 달드리라는 감독을 특성화 하기위한 공통점을 뽑아내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었는데 ‘더 리더’를 보니 이제 달드리 감독의 색채를 알 수 있을것 같다.

여주인공인 케이트 윈슬렛은 타이타닉 이후 네임밸류는 급격히 부상했지만 사실 그 동안의 출연작들을 보면 배우로서 어떤 부문에 중점을 두는지에 대한 정체성을 찾기 힘들었었다.  그만큼 부침이 심했었는데 이번 ‘더 리더’에 출연하면서 그간의 부침을 정리하고 한 클래스 위로 도약했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모두 달드리 감독의 역량이라고 생각된다. 지금까지의 세영화를 놓고 보았을 때 달드리 감독이 유난히 강점을 보이는 분야가 바로 감성을 스크린에 표현해 내는 부분인것 같다.
그 표현이란게 …. 참으로 절묘한 구석이 있다. 누군가의 입을 빌어서 그러한 감성을 관객에게 직접적인 대사로 표현했더라면 수준이 낮아졌을 것이나 달드리는 그걸 표정이나 몸짓, 화면 전체의 분위기 등으로 종합적으로 표현해 낸다.
따라서 관객은 그 감성에 젖어 들지 않으면 영화를 이해하기가 힘들어 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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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이 심한 영화였지만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도 감독은 직접적인 대사를 최대한 자제한다. 주인공인 한나가 전범재판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런 표현방법들이 절정에 달하는 것 같다. 마이클은 재판과정을 내내 지켜보면서 온갖 생각들을 다 가지면서 울상을 짓는데 어찌보면 한나를 구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를 쥐고 있는 마이클이 그렇게 별다른 행동없이 한나에게 유죄가 선고되는 걸 지켜보는 모습이 답답해 보일수도 있다.

지도교수의 질문에도 직접적인 답변은 하지 않는다. 한나 역시 그런면에서 관객을 답답하게 하긴 마찬가지다. 두 주인공 누구도 영화가 끝날때까지 속시원히 그걸 설명해 주지 않는다. 다만 그들의 기분과 표정을 통해 모든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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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의 재판을 지켜보는 마이클의 표정은 팔색조에 가깝다


영화나 원작은 정말 가혹할 정도였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문제와 한나 개인의 자존심을 저울질 하다니 말이다. 그럼에도 한나가 자존심을 선택한 것에 관객의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은 케이트 윈슬렛 연기의 승리이다. 더욱 더 가혹했던 것은 그걸 모두 되돌릴 수 있음에도 그것을 참아낸 마이클의 심정이었다.

영화를 보고나니 원작이 어떤지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어졌다.
아마 나와는 반대로 책만 읽고 영화는 보지 않은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 분들은 영화가 책을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했을 것 같아 영화를 보기 주저할 수도 있을것 같다. 내 경험치로도 책을 능가했던 영화는 없었던것 같은데…
모르긴해도 스티븐 달드리 감독이라면 느낌이 중요한 원작을 영화화 하는데에는 가장 최선의 대안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의 세번째 영화에 갈채를 보낸다.
조만간 원작 소설을 읽고 영화와는 어떻게 달랐는지 느낌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아.참… 이 배우의 얼굴 기억하시는가 ?
바로 마이클의 지도교수로 등장하는 배우이다. 온화한 얼굴….어디선가 본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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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o Ganz


헉…그랬다. 나중에 찾아보니 역시…빔 벤더스 감독의 Wings of Desire(베를린 천사의 시)에서 주연을 맡았던 부루노 간츠다. 이 영화에서의 느낌이 딱 ‘베를린 천사의 시’와 같았다고나 할까? 온화하게 마이클을 감싸는 편안한 분위기가 그때의 그 분위기와 너무 흡사했다.
후~ 반가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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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마이클역의 랄프 파인즈. 오히려 이 영화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돋보이는 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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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윈슬렛...이 영화로 환골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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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낭만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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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houghts on “더 리더, 스티븐 달드리감독

  1. 이묘

    보고 난 후 마음이 시렸던 영화.. 표현이 아주 직선적이면서도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섬세함이 너무 와닿았습니다..저도 책을 읽어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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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책도 재미있더군요. 근데 의외로 책의 표현이 담담합니다. 심리묘사나 이런것들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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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astel

    저도 우연히 본 영화였는데..
    정리하신 글을보면서 갑자기 울컥해지는 느낌이 드네요~
    정말 보고나서 뭔가 가슴뭉클하게 만드는 영화였거든요.

    감옥에 수감중인 그녀를 위해 목소리로 녹음한 비디오테잎을 보내주고
    그걸 받았들때 감동했던 그녀의 모습이 생각나네요~^^

    감독 이름도 꼭 기억해두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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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Post author

      네 정말 잘만든 영화였죠 감독은 앞으로도 절대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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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묘 에 응답 남기기 응답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