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삼아,
이 형이 보기엔 내일이 네게 찾아온 둘도 없는 기회같다는 생각이 든다.
수년마다 찾아오는 가장 큰 야구대회에서 해외파까지 총출동한 일본대표를 맞이하여 메이저 리그와 일본리그 스카우트 관계자까지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선발투수로 나설 수 있는 기회는 정말 흔하게 찾아오는게 아닌거 같다.
이렇게 큰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승패에 대한 부담도 없이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아마 더 드물지 않을까 생각된다.  난 네가 중근이보다 못한게 없다고 생각한다. 중근이는 작년에 11승을 했고 넌 12승을 같은 리그에서 했으니 오히려 네가 더 나은거 아니냐
너도 알다시피 난 삼미수퍼스타즈와 MBC청룡의 광팬이었고 중근이나 넌 그 후예들이 아니더냐. 사실 따지고 보면 중근이도 불우한 환경에서 던졌지만 너야말로 정말 악전고투를 하면서 한시즌을 보내지 않았니. 
중근이를 보니 이번대회는 완전 각성모드더라. 너도 한팀의 에이스고 그렇게 할 수 있다본다. 비록 지난 1라운드때는 이미 승패가 갈린 상황에서 허탈하게 던졌지만 그때는 너 역시 김이 빠진 상태로 던졌기에 그때 상황은 이 형도 크게 괘념치 않는다.

내 생각엔 넌 지금까지 실력에 비해서 운이 너무 없었어.
연봉도 다른 애들처럼 많이 받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그래서 내일 경기가 중요하단다. 네 존재를 내일 경기에서 완전히 각인시키고, 이번시즌에도 잘해서  연봉대박도 한번 터뜨려보자꾸나.  난 그저께 일본전에서 승리했을 때 네가 순위결정전 선발투수로 낙점되리라 예상했었다. (그저께 포스트를 봐라) 아마 김인식 감독도 그날 막바로 너에게 ‘준비하라’고 했겠지?  
난 아침에 회의가 있긴 하지만 네가 등판한다는데 그걸 안볼수야 없지.

우쓰미는 걱정마라.  승엽이가 아까 감독님에게 전화하는것 같더라. 걔네 둘은 같은 팀이잖니. 그래서 이것저것 많이 알려준거 같아. 내일 감독님이 아마 일부 포지션은 다른 야수들로 대체하겠지만 그 녀석들도 아마 몸이 근질근질해서 내일 일을 한번 낼거다.  5회가 가기전에 애들이 3점 정도는 뽑아 줄거다. 낼 민호랑 호흡을 맞추겠지 아마?
그냥저냥 점수 줄 생각하지 말고 5회까지 완봉으로 막아버려. 그리고 태훈이나 승호, 재우 밥좀 사줘라. 어차피 걔네들이 뒷문을 잠가야 하니까.  이기고 있으면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대현이나 승환이도 나올 수 있으니 이왕 사주는 김에 걔네들 점심도 사도록하고..

일각에서는 미국하고 준결승에서 맞붙는게 좀 불리하지 않을까도 생각하는데 그점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라. 감독님도 아마 걱정은 안할거다.  뭐 인생사 복불복이지.
게다가 내일 이기면 순위결정전 상금도 몇억 추가로 나온다며 ?

내일은 너도 미치고 나도 한번 더 미쳐보자.

늦은밤에
야구를 좋아하는 형이..

P.S – 아 참 원삼아 같은 호텔에 묵고있는 쿠바애들한테 방빼기 전에 상조회비 돌려달라고 전해줘라.  이번에는 일처리가 너무 부실했구나.  관에 넣으라고 회비를 줬더니 자기들끼리 싸우기나 하고…쯔쯔.  그 녀석들이야 말로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리겠더라. 네가 현금으로 받아놔도 되고 내 계좌번호를 가르쳐줘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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