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좀 해보자…한국팀

By | 2006-06-19

포메이션의 의문

계속 경기운이 따라주면서 지금까지는 잘해왔습니다.   그러나 경기력 면에서는 가나와의 평가전이후 나아진 것은 없군요.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순간 이후부터 한국 특유의 경기력이 사라졌네요.    토고, 프랑스의 두 경기에서 한국팀은 전반전을 거의 제끼는 모드로 일관했는데요.

게다가 정상적인 포메이션에서 경기를 이끌어가는 모습도 보기 힘들었습니다.    원래 김남일, 이을용의 더블 볼란치에 박지성이 삼각형의 꼭지점을 형성하고 공격적으로 나갈때는 볼란치 중 하나를 빼고 김두현이었죠.  그리고 양쪽 날개는 설기현, 이천수…그리고 교체로 박주영, 정경호라인업이죠.   원톱은 안정환, 조재진이 번갈아서 전/후반을 책임지는 형태구요. 

양쪽 윙백은 이영표, 송종국이 대세지만 송종국이 않좋을때는 이영표, 김동진이 아니었습니까?  중앙엔 최진철, 김진규였죠.     원래는 이렇게 연습을 해왔고 스코어나 상황에 따라 포메이션이 유기적으로 달라지는 형태여야 하는데요. 

무슨 영문인지 변칙적인 선수구성이 계속 이어지고있습니다.   이런면에서는 비록 2:0으로 브라질에 완패했지만 스타일대로 밀어붙인 히딩크의 호주를 본받을만 합니다.   비록 히딩크도 두경기 연속 모험적인 공격수 기용형태를 계속 보여줬지만 그것은 어떠한 규칙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성을 보여줬습니다.

오늘 존 듀어든의 컬럼에서도 이런 사실이 지적되었지만 스타팅 라인업의 미드필더에 김남일,이호,이을용 등 수비형 디드필더로 100%를 채운것은 진짜 의외였습니다.   박지성이 왼쪽 날개로 들어감에 따라 전반전은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의 분리가 이미 예상이 되었고 아드보 감독도 선수교체를 통해 박지성을 다시 중원에 불러올렸다가 다시금  윙으로 내보내는 등 혼선이 있었습니다.

후반전 들어 이을용을 설기현으로 교체했을 때 박지성은 왼쪽날개에서 다시 미드필드로 올라왔고 이때는 설기현이 왼쪽, 이천수가 오른쪽,  박지성이 공격미들, 김남일,이호가 더블 볼란치로서 정상적인 포메이션이었습니다.   사실 이때부터 공격점유율이 높아지기 시작했죠.     이호가 부상을 당하면서 김상식으로 교체된 것은 포메이션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72분경 안정환이 이천수를 대신하면서  다시 박지성이 왼쪽날개로 가고 설기현이 오른쪽,  안정환이 처진 스트라이커를 맡게되었습니다.  이때가 사실 아드보감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공격적인 모험이었죠.  그러나 사실 다른 카드도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이미 기진맥진한 김남일을 안정환과 교체해주는 방법이었죠.

(이건 정말 초강수입니다.)  히딩크감독이었다면 이호를 교체해줄때 아마 박주영같은 공격수를 더 넣었을지도 모르죠.  

만약 그랬더라면 수비는 쓰리백을 유지하면서 종국에는 박주영, 안정환, 조재진, 이천수, 설기현, 박지성을 몽땅 한판에서 감상할수도 있었겠죠.    이번 대회를 통해서 느끼는 거지만 아드보 감독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아주 대담한 편은 아닌것 같습니다.

이제 남은 숙제는 스위스와 16강전인데요.   한국이 예전의 경기력을 회복해줬으면 합니다.  안풀리는 경기를 공격적인 성향으로 풀어가기 위해서는 백지훈, 김두현의 중용도 생각해볼만 할것 같습니다.  

우리의 스타일만 제대로 찾는다면 지금보다 더 멋진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체력의 의문

이번 대표팀이 2002년의 대표팀보다 체력에 대한 준비가 더 좋다는 얘기를 여러번 들었습니다만 지금까지로 본다면 딱히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믿었던 이을용, 김남일, 이호 선수가 경기에서 체력적인 문제를 노출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문제는 앞으로도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역시 가장 큰 원인은 장기간의 원정때문이겠죠.  벌써 한달을 넘어가고 있는 데다가 스코틀랜드, 오슬로, 독일등을 전전했으니 유럽이 친정인 팀이 아닌다음에야 아시아, 아프라카, 남미 팀들에게는 원초적인 문제일 것 같습니다.    토고, 프랑스의 경기에서도 전반전부터 전방위 압박을 하지 못하고 하프라인 아래에서 방어진을 구축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사실은 이렇게 나가기로 작정을 한데서부터 포메이션이 흔들려 버린 것 같습니다.

오죽했으면 저도 아드보감독이 브라질이나 이탈리아같은 우승후보들처럼  컨디션 싸이클을 16강전 이후로 맞춰놓은 것이 아닐까 착각을 했을 정도이니까요.   스위스 전에서는 전반전부터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길 기대해봅니다.

전술적인 움직임

이영표의 토튼햄이 자꾸 떠오릅니다.  보통 토튼햄은 따로 윙어들을 배치하지 않고 양쪽 윙백인 이영표와 스톨태리가 번갈아가면서 측면 공격을 지원하고 마이클 캐릭, 저메인 지나스같은 미드필더들이 중앙의 미도에게 길게 공을 투입하면 미도가 그걸 헤딩으로 떨궈주어 좌우에서 달려드는 로비킨이 그걸 해결해내는 구도를 가지고있죠.

요즘의 조재진이 딱 미도의 역할을 하고 있네요.  보통 전반전 한국의 공격은 미드필더진부터 패싱게임으로 전진하는 대신 중앙으로 조재진을 보고 길게 올려주기 때문에 조재진은 스스로 골을 넣기보다는 좌우에서 달려드는 빠른 공격수들에게 공만 투입하면 임무완료입니다.   그런데 빠르게 달려들 수 있는 미드필더나 처진 스트라이커가 없습니다.   그래서 전반전엔 항상 고립되고 있고 그때문에 몇몇 팬들이 비난을 하기도 하지만 그건 조재진의 잘못이 아닙니다. 

실제로 조재진은 헤딩볼 경합이나 몸싸움, 수비끌고다니기를 훌륭하게 소화해 내고있습니다.  다만 안정환 같은 처진 스트라이커가 전반전엔 존재하지 않고  프랑스전에서는 그나마 공격형 미드필더가 전무했었고 박지성과 이천수는 좌우로 퍼져있었죠.     

그래도 결국은 프랑스전에서 조재진이 그 역할을 해냈었죠.  머리로 떨궈주고 그걸 박지성이 빠르게 낼름 줏어 먹어버렸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까지는 공격-미드필더-수비가 따로노는것같은 엇박자가 지속되었는데 이 점이 한국팀의 공격스피드를 저하시키고 답답한 경기양상을 만들어냈던 것 같습니다.

한두번의 튜닝만 거치면 그래도 많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우습게도 이런것들은 1월의 전지훈련이나 5월의 파주캠프에서 하지 않던 것들이었기 때문에 지금의 대표팀은 마치 갓 소집되어 손발이 맞지 않는 상태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손발이 맞기 시작하면 해결될 문제죠 ^^

(이게 진짜 아드보 감독의 의도인지 아닌지…참 답답하고 의문스럽습니다 )

프랑스의 패착

전적으로 도메네크 감독의 책임이라 생각되는군요.

전반전이 끝난 시점에서 이미 윌토르 같은 선수는 체력적으로 완전히 맛이 간 상태였습니다.  오른쪽의 샤놀에게 오픈찬스가 많이 열렸지만 오히려 샤놀은 오버래핑하기도 버거워 했구요.  마지막 조재진의 어시스트에서도 보듯 헤딩경합도 못할 만큼 흐느적 거렸죠.  

당근, 리베리가 지단을 대신해야했고 윌토르를 트레제게 등으로 바꿨어야 했습니다. 그것도 후반 시작직후에 말이죠.  그런데 거의 70분이 되어서야 윌토르를 리베리로 바꿔줬고 볼배급은 여전히 지단이 했기 때문에 속도는 나아진게 없었습니다. 

이건 도메네크 감독이 확실히 선수단을 장악하지 못하고 눈치를 본 결과 같군요.  우리에겐 행운이었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토고전에 지단이 빠지는게 오히려 프랑스에게 약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일단 속도면에서 말이죠.  리베리와 트레제게가 토고전에 선발출장한다면 토고가 공격속도를 어떻게 감당해낼지 걱정입니다

토고와 스위스전…

토고의 강력한 역습과 무승부 자판기 스위스의 능력을 믿는수 밖에요…

스위스라는 자판기에는 무엇을 넣어도 대답은 무승부가 나오더군요…

강팀이나 약팀이나 할거 없이 말입니다… 무승부 자판기…그 명성을 이어가길..

스위스도 그 명성에 먹칠을 하고 싶지는 않겠죠? 네?

힘내라 토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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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houghts on “정리좀 해보자…한국팀

  1. 배가본드

    조재진에게 띄운 후 공 떨궈주는 장면이 어제 수십번 나왔는데요. 물론 조재진이 머리에 맞추는건 잘했지만 헤딩 정확도가 떨어졌고 공받으러 들어오는 미드필더도 없었죠 ㅡㅡ;
    암튼 헤딩으로 공 떨궈주는 연습을 프랑스 경기 전에 집중연습 했다더군요
    경기내내 조재진한테 바로주지말고 이천수,박지성이 사이드로 갔으면 했는데.. 다행히 막판에 설기현이 사이드로 치고가서 센터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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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아 이미 그런연습을 시켰었군요…그렇다면 다른 선수들은 그걸 받아먹는 연습을 했었어야 했는데요…어쨋든 그런건 경기중 하나만 성공하면 되니까 결국 성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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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원아이드잭

    나도 드디어 토고 대 스위스전 총평을 쓰고 있음..^^
    결과적으로 아쉽지만 어차피 벼랑끝에서 붙어야 재미있는 경기가 되는법..
    생각만큼 스위스 강하지 않다고 봄.. 토고가 첫번째 경기보다 잘한것도 있지만..
    전화했는데 안 받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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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스위스는 이미 전반전이 끝난후부터 지치기 시작한게 눈에 들어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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