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올드트래포드에서 괴멸당하다

By | 200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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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우승의 최대 고비였던 첼시와의 올드트래포드 홈경기에서 3:0의 완승을 거두었다. 항상 한골차의 박빙승부를 보였던 양팀이었던 터라 3:0의 승리는 의외였다. 첼시는 패배도 패배지만 후반전에 수비라인 전체에 균열이 생기면서 여러차례 굴욕을 당해야 했고 박지성은 전후반 내내 첼시의 수비에 부담을 주면서 균열을 이끌어 냈다.

첼시의 선발 공격수였던 드록바와 조콜라인은 완전히 스타일을 구기고 말았는데 특히 드록바의 경우는 굴욕에 가까웠다. 만약 2년전의 드록바였더라면 오늘 한골정도는 성공을 시켰을 텐데 후반 중반 오른쪽으로 완전히 열렸던 크로스를 헛발질 했고 왼쪽 박스근처로 치고 들어오다가 박지성에게 볼을 빼앗겼으며 막판엔 완벽한 헤딩골 찬스를 골대 저너머로 날려버렸다.

양쪽 풀백이었던 보싱와와 애슐리콜은 호나우두와 박지성의 크로스르르 원천봉쇄하며 잘 견뎌냈지만 박지성 또한 애슐리 콜의 공격가담을 차단함과 동시에 역습으로 이어지는 위협적인 전진패스로 미처수비로 복귀하지 못한 첼시를 허물어 뜨렸다.

사실 전반전 초반 40분만 놓고 본다면 양팀은 완전히 대등했고 발락, 램파드, 드록바, 미켈 등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을 앞세워 맨유의 골대앞까지 침투해 들어가는 첼시의 모습이 조금 더 위협적으로 느껴졌지만 전반 막판부터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전반 내내 호나우두와 자리를 바꿔가며 첼시 수비진을 교란하던 박지성이 왼쪽에서 순간적으로 침투하며 벼락같은 왼발슛을 날렸는데 존테리가 몸을 날려서 막아내지 못했더라면 체흐도 꼼짝못했을만한 위력이었다. 
이 장면 직후부터 첼시를 몰아붙인 맨유는 오른쪽 코너킥을 종요직전 비디치가 머리로 받아 넣음으로써 드디어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스콜라리 감독은 후반시작하자마자 데코를 아넬카로 교체했는데 사실 이부분이 더 문제였다. 아넬카, 드록바라인은 위치를 잡지 못하고 허둥댔으며 램파드와 발락은 그들의 전매특허인 위력적인 중거리슛을 한개도 시도하지 못했다.
맨유 역시 호나우두의 왼쪽 공격이 그리 신통치 못했지만 오버래핑에 나선 에브라의 칼날같은 크로스를 루니가 수비수 가랑이 사이로 발을 집어넣으며 성공시켜 스코어를 2:0으로 벌려버렸다.

이때 이후 첼시는 패배적인 분위기가 감돌았으며 수비는 공황상태에 빠져버렸고 박지성은 텅빈 오른쪽공간에서 패스를 기다렸다가 수비가 자신에게 몰리면 지체없이 반대쪽 빈공간으로 연결했고 루니와 베르바토프는 거의 골키퍼와 1:1상황을 자주 맞게 되었다.
스콜라리는 나름대로 잘하던 보싱와를 교체해버렸는데 오히려 교체이후 왼쪽에서 더 많은 찬스가 나게되었고 또다시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베르바토프가 우아한 몸짓으로 꽃아넣어 버림으로써 첼시를 완전히 괴멸시켜버렸다.

오늘 맨유의 스타팅 라인업중 눈에 띄었던 것은 긱스와 에반스, 네빌의 선발출전이었다. 긱스와 플레쳐의 조합으로 첼시의 중앙미드필더들을 상대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공격적으로 나선 긱스의 노련함과 헌신적으로 묵묵히 상대방을 차단한 플레쳐의 안정감이 미드필더에서의 승리를 가져왔다.
에반스는 아직 퍼디난드를 대체할만한 내공을 소유하지는 못했고 오늘도 몇차례 허둥대긴 했지만 그런대로 괜찮았고, 한창 주가를 올리고있는 하파엘 대신 나온 네빌 역시 경험많은 대선수답게 착실했다.

오늘의 박지성은 윙백을 연상시킬 정도로 공격과 수비 양쪽에 깊숙히 관여했는데 역습상황에서 상대공격을 지연시키는 플레이와 수비에서 볼차단 후 역습으로 전개되는 위협적인 패스들을 여러차례 보였다.  몇경기를 쉬고 나온만큼 오늘 역시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줬다 -.-;;  그 결과 결국 첼시의 조직력은 균열을 이기지 못하고 거의 붕괴직전까지 가게된다.  (후우~ 지성아~ 넌 첼시도 가리지 않는구나)

맨유의 교체카드는 에브라->존 오셔, 긱스->캐릭이었는데 퍼거슨 감독도 요즘엔 박지성을 끝까지 풀타임 출장시키는 것을 거의 기정사실화 한것 같이 보인다.

박지성외에 이번 시즌 맨유에서 언급하고 싶은 선수가 대런 플레쳐이다. 박지성과 플레쳐는 올시즌엔  베스트 11이라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꾸준히 기용되고 있는데 박지성의 헌신적인 활동량과 플레쳐의 기복없는 플레이는 루니, 호나우두의 활동폭을 더욱 넓혀주는 효과를 내고 있다.  플레쳐는 활동량, 제공권등에서 나무랄데가 없고 가끔 공격에 가담해서 깜짝골까지 뽑아내니 퍼거슨으로서는 중용하지 않을수 없다.

오늘 경기로 맨유는 몇시간만에 3위에 복귀했지만 부족한 경기수를 감안하면 스토크시티와 무승부를 기록한 리버풀을 추월한거나 마찬가지이며, 결정적인 순간에 패배한 첼시는 아스톤 빌라의 추격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올시즌 라이벌팀들에게 모두 패한 첼시에게 리그우승은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퍼거슨 감독의 말대로 리버풀은 첼시-아스널과 같은 수준에 도달하려면 1% 정도는 부족해보인다.

스콜라리 감독의 용병술은 오늘 정말 엉망이었다. (교체 목소리가 나올법하다)
퍼거슨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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