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G : The Roots of Coincedence

By | 200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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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 Metheny Group의 신보인 Imaginary Day를 받아든 나는 사실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1997년)  First Circle이나 Offramp와 같은 80년대 명작이나 70년대 후반이자 그룹 초기에 선보였던 주옥같은 앨범들하고는 너무 수준차이가 심해서 이제는 확고하게 Pat Metheny Group도 저물어가고 있다고 속단할 만큼 그랬다.

그렇지만 그건 정말 속단이긴 했다.  처음 PMG를 접할 때에도 Offramp가 그렇게 좋다고 느끼지도 못했던 나였기 때문이다. Pat의 음악은 사골국물 같아서 우러나는 맛이 있다. 그러니 5분만에 간단하게 조리해서 먹기는 힘들다.  시간을 가지고 푸욱~ 고면 고을수록 국물은 우러나게 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Imaginary Day도 한동안 구석에 쳐박혀 있다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CD플레이어에 넣고 다시 고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Follow Me 가 처음 귀에 들어왔다. 다른 곡들은 아직 고만고만하게 들렸다.  그러던 중 뒤늦게 그들의 라이브 비디오를 보게 되었는데 거기서 흘러나오는 Roots of Coincedence를 보고 내가 그렇게 고역스럽게 들었던 그 곡을 팻과 라일이 친절하게 문제풀이 선생같이 해설해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갑자기 그 곡이 귀에 확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실 팻의 실험정신은 고역스럽기 까지 하다.  그는 매 앨범마다 새로운 실험을 멈추지 않는데 그게 항상 팬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기 때문에 언제나 새앨범에 귀를 오랜시간 적응시켜야 하고 항상 음반이 나온 초기에는 팬들이 웅성거린다.
솔직히 The Roots of Coincedence는 PMG과 팻의 솔로앨범들을 통틀어서 가장 파격적인 형식을 가지고 있는 곡이다. (애고 말을 하고 있는 순간 후회가 된다. 생각해 보니 모든 곡이 다 그래왔기 때문이다 ^^)

기본적으로 Rock음악을 근간으로 삼고 있는 나에게 이곡은 그들의 곡들중 유일하게 헤드뱅잉을 할 수 있는 곡이기 때문이다 (-.- 정말이다….듣다보면 그 부분이 어딘지 알게된다)
팻의 솔로앨범들을 접하다 보면 정말 난해한 곡들이 숱하게(적어도 재즈에 약한 나에겐 말이다)나오는데 솔직히 나는 많은 부분에서 그 난해한 악기들의 움직임에서 어떠한 규칙이나 통일성, 조화로움 같은것을 못찾아낸 적이 많아 포기한 적이 종종 있었다.

이 곡 역시 처음 들었을 때 약간 긴장감을 주는 엇갈리는 박자때문에 마치 파블로브의 개처럼 반사적으로 ‘난해함’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되었고 (침은 안흘렸다)  또 어렵게 느껴지기 시작했었다.  그러나 고쳐들어보니 분명 곡안에 혼돈은 있으되 중간중간 그 혼돈이 한번씩 말끔하게 정리되는 국면이 있었다. 게다가 팻 답지 않게 거칠고 파워풀한 기타 사운드는 중반부에 이르러 밴드의 모든 악기와 함께 미친듯이 파국적으로 내달린다.
(라이브무대에서 라일은 이 대목에서 피아노를 버리고 일어나 팻과 함께 미친듯이 기타를 쳐댄다…와우~ 난 그장면도 직접 5미터앞에서 목격했다)

곡의 전개는 정말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기를 반복한다. 통렬하게 벽을 뚫고 등장하는 드럼, 몽환적으로 반복되는 건방진 기타음,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초침소리, 불안하고 쫓기는 기색이 역력한 베이스의 바쁜 발걸음… 후우~ 팻의 곡들중 가장 통쾌한 곡이 아닐까 ?
가끔 집중해서 들으면 진땀이 나는 곡이자 정말 통쾌하게 기분을 풀고싶은때 메탈리카등과 같이 섞어 듣는(아이러니하게도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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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PMG : The Roots of Coincedence

  1. ileshy

    imaginary day를 처음 사 들었을때 느낌은 다들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사골국물같은 음악이라.. 재밌는 표현이군요.. 가슴에 와 닿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푹 고아서 들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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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Song X같은 앨범은 고아도 제가 먹을수 있는 국물이 안나오는것 같더군요 ^^ 답글 감사합니다. 저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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