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드 노트와 첨부자료

By | 2008-12-16

슬라이드 노트와 첨부자료
파워포인트 블루스 열다섯번째 이야기

보고서에 핵심만을 함축하여 단순하고 간결하게 담으라는 얘기는 파워포인트 블루스 연재 전반에 걸친 기본 원칙중 하나였다.  보고서 뿐만 아니라 프리젠테이션에서도 그 원칙은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보고받는 사람은 관심분야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은 욕구를 느낄 수 있다.  예를들어 인터넷 전화가 일반 유선전화보다 나은 기능을 대표적으로 세가지만 간추려 제시했다면 내가 슬라이드상에 표시하지 않은 다른 수십가지의 기능도 알고 싶어할 수 있다.
따라서 사려깊은 사람이라면 그런 상황을 염두해두어 슬라이드상에 그러한 내용들을 모두 담으려 할지도 모르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모든 내용을 담기 시작하면 보고서는 또다시 복잡해지고 분량은 늘어나며, 글자는 작아지고 강조하려 했던 내용은 빛을 바래게 된다.

프리젠테이션 젠의 가르 레이놀즈는 프리젠테이션의 세가지 요소를 슬라이드, 자신을 위한 메모지, 배포를 위한 유인물 등 3가지라고 분류했는데, 메모지에는 자신이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면서 발표할 내용들을 적어 넣고 유인물에 각 슬라이드에서 표시하지 못한 상세한 내용들을 삽입하여 여전히 슬라이드의 내용을 단순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고 했다.

충분히 공감되는 내용이며 프리젠테이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반적인 원칙이기도 하다.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얘기 또한 이와 거의 흡사한 것이다.
가르 레이놀즈가 얘기하는 세가지 요소중 청중이 받아보는 것은 유인물 한가지 이다.  메모지는 발표자가 들고 있어야 하고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는 일반적으로 나누어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기본적으로 화일이나 프린트물로 배포하는 것이 기본이므로 필요하다면 이 세가지를 모두 배포해야 한다.

나는 이 세가지를 보고서(=슬라이드), 슬라이드 노트(=메모), 첨부자료(=유인물)로 부르겠다.  편리하게도 이 세가지 자료들은 각각의 다른 화일로 작성할 필요없이 모두 파워포인트내에서 해결된다.

슬라이드 노트

파워포인트의 슬라이드노트 기능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1

슬라이드 노트는 파워포인트에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기능이다.  보고서를 작성할때마다 매번 이 기능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슬라이드 노트를 많이 적어둔 경우라면 발표를 할때 아래와 같이 슬라이드 노트 형태로 출력해서 발표시 참조하곤 한다.

슬라이드 노트를 어떤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는 특별한 원칙은 없지만 나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아래의 두가지 경우에 사용한다.

  • 프리젠테이션 스크립트
  • 부연설명이나 추가내용들
슬라이드 노트보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2

위의 그림이  프리젠테이션시 발표할 내용들을 모두 슬라이드 노트에 적어둔 경우이다.  중요한 프리젠테이션이라면 위의 스크립트를 따라 읽으면서 전체 시간을 재보기도 한다.

 

스크립트를 제외한다면 내 슬라이드 노트의 단골손님은 특정 숫자에 대한 산출근거와 계산공식이 등이 많았다.  또한 슬라이드에서 야심차게 사용한 예가 먹히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제2,3의 예제들을 슬라이드 노트에 언급하기도 한다.
또한 내용을 단순화 하기위해 슬라이드에서 아쉽게 탈락한 내용들이 모두 슬라이드 노트에 들어오기도 한다.

첨부자료

첨부슬라이드의 모습, 특별한 형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3

첨부자료는 위의 그림과 같이 일반 슬라이드의 형식과 다를것이 없다. 다만 그 위치가 보고서의 맨끝에 위치할 뿐이다.  첨부자료는 주로 보고서 슬라이드 내에서 상세하게 소개하지 못한 내용들을 소개하는데 이용된다.
보고서를 완료한 후 여러사람과 리뷰과정에서 불필요하다고 생각되거나 전체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할 때 슬라이드 자체를 첨부자료의 형태로 뒤로 빼낸다. 앞선 연재인 ‘아날로그 프리젠테이션’에서 나는 보고서의 내용이 많을 경우 기존 슬라이드를 이용하여 1,2차 요약본을 만든다고 했는데, 이때 생략된 많은 슬라이드들이 첨부자료로 보고서 뒤에 붙기도 한다.

 

사실 첨부자료는 특정 내용을 상세하게 다루는 경향이 있으므로 본문의 밀도 역시 높을 수 있다.  첨부자료를 잘 이용하면 가르 레이놀즈가 이야기한 것 처럼 보고서가 여전히 몇가지 핵심에만 집중하도록 구성할 수 있다.

차이점과 예제

어떤 내용을 슬라이드노트에 넣어야 하는지 첨부자료 슬라이드로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구분은 명확하게 내릴 수 있다.  슬라이드 노트는 말로 간단히 대답할 수 있는 내용이고 첨부자료는 같이 보면서 추가적인 슬라이드를 설명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보고회 도중 질문이 나왔다고 하자. 말로 간단하게 대답할 수 있다면 그 내용은 슬라이드 노트에 들어간다. 좀 더 심층적인 설명이 필요할 경우는 뒷부분의 첨부슬라이드로 이동해 그 슬라이드를 설명한다. 보고회에서 추가적인 슬라이드로 이동해 설명한 다음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는 광경은 흔히 보았을 것이다.

첨부 슬라이드는 카메라에서 사물을 확대하는 Zoom-In 기능에 가깝다. 보고서에서는 단 한줄로 설명하고 넘어갔지만 그 한줄은 많은 내용을 내포했을 수가 있고, 누군가 그에 대해 질문을 했을 때 그 한줄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여러장의 첨부슬라이드를 불러내어(Zoom-In하여) 충분히 설명한 다음 다시 Zoom-Out하여 본래 내용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럼 아래 예제슬라이드를 가지고 슬라이드 노트와 첨부슬라이드를 만들어보자.

수정되기전의 슬라이드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4

어느 축구팀에서 올겨울 전력보강을 통해 우승을 노리기 위해 4명의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슬라이드이다. 한 슬라이드에 많은 내용을 넣으려다 보니 본문의 밀도는 높아졌고, 주요 내용은 가려져 있다.
그러나 각 포지션별 영입대상 물망에 올라있는 선수들의 리스트와  특징에는 아직도 궁금증을 모두 풀어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게다가 물망에 올라있는 모든 선수들의 리스트가 제시되지도 않았다. 이런 내용은 결론만 남기고 과감히 첨부자료로 빼도 될 것 같다.
문제점 부분에서는 부상선수와 노쇠한 선수의 특징이 너무 자세하게 나열되어 있어 문제점을 일목요연하게 간추리는데 실패했다. 이러한 부가정보들은 슬라이드 노트로 돌려도 될 것 같다.

 

많은 내용을 첨부자료와 슬라이드노트로 빼냈다. (1차교정본)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5

슬라이드 내용을 첨부와 슬라이드 노트로 돌려놓고 슬라이드를 재구성하니 처음보다 한결 나아졌다. 글자가 아직도 많다고 생각되면 아래와 같이 조금 더 단순화해도 무방하다.

 

조금 더 슬림해진 2차교정본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6

그럼 이제 새로 작성된 첨부슬라이드를 보자.  첨부슬라이드는 영입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포지션별로 한장씩 자세하게 작성했다. 만약 구단주가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원하거나 한정된 예산으로 다른 선수들을 찾아보고자 하면 첨부슬라이드를 놓고 자세하게 브리핑을 하는 것이 좋겠다.

 

첨부자료의 모습. 더 많은 내용을 자세하게 담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7

슬라이드노트는 간단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안들을 아래와 같이 조목조목 나열했다. 부상선수들의 명단과 이들의 복귀가능 시점까지 표시된 것을 볼 수 있다.

 


■ 문제점
-08-09시즌 현재순위 3위(승점 32) : 선두 리버풀에 6점차, 2위 첼시에 2점차, 4위 아스널과 2점, 5위 빌라에 3점차근접
-최근 3년간 평균득점 최저수준 (최근 3년간 평균득점 2.67점, 09시즌 2.23점)
-최근 3년간 최저승점 (평균 35.5점, 현재 32점)
-부상선수 : 게리네빌(무릎십자인대 수술, 09년 6월복귀예상), 하그리브스(햄스트링, 2009년 8월복귀),웨스브라운(등부상, 4주결장,2009년1월)
-노쇠화 : 라이언 긱스(35세, 풀타임 소화능력 떨어짐), 폴 스콜스(34세, 잔부상에 시달림), 알렉스 퍼거슨(68세, 건강이상) 

■ 추진방향
-당장 절실한 포지션 : 포워드, 수비형미드필더, 오른쪽윙백, 왼쪽 미드필더 등 4명
-현재 가동중인 자원 : 베르바토프, 대런 플레쳐, 다 실바, 나니
-장기적으로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 : 감독, 골키퍼,중앙수비 백업요원, 포워드 백업요원 등 4-5명

■ 선수특징
-비야:08프리메라리가 득점왕(36골), 다양한 각도에서의 슈팅,발군의 순발력 (훈텔라르,에투,이브라히모비치..),계약종료
-아르샤빈:폴발적인 돌파, 아르샤빈과 환상의 조합으로 예상됨, 골결정력 및 어시스트 능력,계약기간 2년남음
-이브라힘:중거리슈팅, 제공권과 빠른발 겸비, 185cm, 08시즌 6골,계약기간 3년남음
-둥가:안정된 경기조율능력,계약기간 2년남음,수비가담이 좋고 패싱,지구력이 좋음

슬라이드 노트와 첨부슬라이드는 보이지 않는 무기이다. 이들을 잘 활용함으로써 보고서와 프리젠테이션의 완벽함을 더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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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thoughts on “슬라이드 노트와 첨부자료

  1. 베지밀

    이번 학기 중간고사 끝나고부터 보게 됐는데
    덕분에 이번 학기 프로젝트 모두 최고점 받을것 같습니다.
    전공발표때는 교수님이 놀라셨어요. 컨설팅쪽 가도 되겟다구.
    평소 파포에 자신없던 저를 이정도 수준까지 만들어 주셨네요.
    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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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도움이 되셨다니 저도 정말 기분이 좋은데요 ^^ 취직하면 아예 파포를 달고 살아야할 경우도 있답니다 ~ 그때까지도 유용하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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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laying

    안녕하세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아직 자주 활용하진 못하고 있지만,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늦었지만.. 힘찬 한 주 만들어가세요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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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들러주세요

      Reply
  3. 야간비행

    대학원 다닐 때 지도교수님께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신 것 중 하나가 프리젠테이션 자료 만드는거였습니다. 그때에는 자료도 정말 못만들었는데 올해 입사후 프리젠테이션 관련 교육을 받으면서 예전에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내용들이 그대로 언급되는걸 보며 느낀점이 많았고, 그후 여러가지 책들과 관련 내용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오늘 회사생활하면서 처음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신경 많이 쓰며 자료 정리하고 시나리오도 구상을 하였고,
    이제 결전의 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첫 발표인만큼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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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화이팅입니다!!
      ㅋㅋ 저도 교수님 얘기에 공감합니다. 예전엔 몰랐는데 꼭 지금에와서 그걸 뼈저리게 느끼게되는 경우가 많죠. 어쨋든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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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김재영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학생들에게 수업하는 것도 프리젠테이션 같습니다.
    내용 있는 글 너무 감사합니다. 수업에 큰 도움 될 것 같습니다. 글 잘 보고 늦게 나마 덧글 올립니다.
    계속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Reply
    1. demitrio

      ^^ 제가 생각해도 그럴것 같습니다. 매일매일이 프리젠테이션이겠네요. 지금은 회사에서의 보고서 작성에만 촛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조금 여유가 생기면 여러가지 다른 시추에이션들을 고려해서 써볼까 합니다
      격려말씀 감사합니다 ~ 정말 힘이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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