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주는 동치미국수

By | 2008-10-28

사용자 삽입 이미지오늘같은 밤은 죽여주는 동치미국수가 야식으로 제격인데 말이죠.
뭐 꼭 이유가 있어서 오늘밤 먹고픈건 아닌데 그냥 생각이 나는군요.  오히려 이런 냉국수는 약간 쌀쌀한날에 더 땡기는 경향이 있는것 같습니다. 
죽여주는 동치미 국수는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국수와 왼쪽의 김치가 한 세트입니다. 김치를 걸쳐먹는거죠.  사진에서 보는바와 같이 살짝 살얼음이 얼어있는데 이정도는 되어야 진짜 시~원~한 감이 옵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저 동치미 국수는 김치말이 국수에 더 가깝습니다.

뭐 연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쨋든 저 김치가 모든 맛을 결정한다고 보면 되겠는데요. 주인장에게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김치는 항상 같은 맛, 즉, 익은 정도를 항상 유지하기 위해 거의 매일 담그고 있는것 같습니다.   음식의 같은 맛을 항상 유지한다는게 참 쉽지 않은거니까요.

면발은 일반 국수보다 약간 더 굵고 더 쫄깃합니다. 시중에서 파는 면이 아닌듯 한데요. 초강력분으로 만들었는지 그 쫄깃거리는 국수면발이 시원한 국물과 잘 어우러지더군요.  보통 이런 김치말이 국수는 그냥 김치국에 깨소금이나 설탕을 약간 넣어서 맛을 잡는게 보통인데 여기는 거의 그대로 김칫국에 말아줍니다.  지금 기억해보면 설탕도 약간 들어간 것 같기도 한데요.  그냥 김치국에 말아먹는 그런 기분이라고 보면 됩니다. 
김치는 적당히 잘 익어서 아주 아삭하구요.  그래서 항상 저 김치와 국물을 몽땅 먹고 마시고 옵니다.

이런 물국수나 냉면은 제 나름대로는 크게 두가지 맛의 갈림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콤달콤하게 맛을 내는 국수와 국물 본연의 맛을 그대로 놔두는 국수 두가지죠.  그때문에 국수를 먹을때는 확실히 호불호가 갈리게됩니다.
예를들어 우래옥에서 파는 냉면같은 경우는 후자에 속하는데 이때문에 냉면맛이 밍밍하다고 그리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통 정통 평양냉면이라고 하는 집은 대게 이런 맛이죠.  저도 첨에는 이런 냉면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면요리를 먹으면 먹을수록 그런데 더욱 가까워지더군요.  이제는 면요리의 그 두가지 맛의 갈림길을 모두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 좋아하죠.

죽여주는 동치미 냉면은 후자에 더 가깝습니다.  그런 국물들은 보통 먹으면 밍밍한데 입에 머금을 수록 그윽하고 깊은 맛이 왔다가 목으로 넘어가면서 사라지죠.  그때문에 그 궁금증을 풀려고 조금씩 더 마시게 되는것 같습니다. 

좋은 육수일수록 탁하지 않고 맑은 것 같습니다. 그 맑다는 의미가 투명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고운채에 걸러도 조그만 양념찌꺼기 등이 하나도 나올 것 같지 않은 그런 맑음이죠.  게다가 육수의 농도 역시 상당히 엷습니다.  즉, 걸쭉한 국물이 아니라는거죠.
냉면이든 김치말이 국수든 그렇습니다. 

이 집은 양평가는 길에 양수대교를 건너지 않고 우회전하면 남양주시 화도읍으로 가는 길에 있는데  연세중학교인가 ? 그 옆의 ‘죽여주는 동치미 국수’가 원조입니다.  그로부터 3-4분을 더 달리면 분점이 나오는데요. 그 근처에 하도 비슷한 집들이 난립을 하고 있어서 제대로 검색을 해보고 가지 않으면 도저히 못찾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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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는다고 하니 우리마님께서 팔짱을 끼고 빨랑 찍으라고 재촉한다.

아 와이프는 추운날에는 찬음식을 거의 못먹어서 겨울엔 수제비를 시켜먹는데요.  이 수제비 또한 맛있습니다. 저 왼쪽에 보이는 고추 다데기를 넣고  오른쪽의 열무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그 또한 맛납니다.  뭐 오시는 손님들은 대게 저 가운데 왕만두도 하나 시켜서 올려놓고 같이 드시는데 전 그 왕만두 까지는 너무 배가 불러서 다 못먹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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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thoughts on “죽여주는 동치미국수

    1. demitrio

      아 ~ 일전에 한번 올리셨군요 ^^
      근데 요즘 맛이 좀 변했나요? 한동안 못가본거 같아서 말이죠. 저 위의 사진도 사실 2004년에 찍어놓은 거랍니다. 후우 말하면서 보니 먹구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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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라목수

    예전에 그쪽 앞을 가끔 지나다닐때 특이한 상호때문에 기억하는 집인데, 들어가볼 생각은 안했는데 아쉽네요.

    사진을 보니 시원한 국수가 땡기네요, 다음에 그쪽을 갈 일이 있으면 한번 들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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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네~ 저도 처음엔 그 간판이름이 너무 선정적이라 ‘낚시’가 아닐까 생각되어 한동안 망설였었습니다. 어느날 지나가는데 그 앞에 차들이 즐비하게 서있더군요. 맛도 없이 단순히 낚시라면 그렇게 사람들이 꾸준하게 많을리 없다고 판단하고 들어가게 되었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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