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그리스 산토리니 여행을 다녀온지 1년이 넘었네요.  그 때 시간이 없어서 나머지 여행기를 미처 다 올리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산토리니 얘기만 했었는데 아네테 얘기를 쏙 빼놓고 있었거든요.
우리 부부의 여행이 5박 7일이었고 그중 산토리니가 3박 4일이었는데 앞뒤로 하루씩은 아네테에서 묵었답니다.  어찌보면 약간 일정이 이상했죠.  아네테에 오후에 도착해서 그 다음날 아침에 산토리니로 떠났고, 산토리니에서 밤에 아네네로 도착해 그다음날 오후에 아테네를 떠났으니 아테네는 그야말로 볼 시간이 모자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다녔기 때문에 꽤나 피곤했습니다.

그래서 앞뒤로 하루씩 더 있었으면…하고 아쉬웠답니다.  서울-두바이 10시간비행, 그리고 4-5시간의 대기, 곧바로 아테네까지 5시간의 비행끝에 도착해서 시내까지 버스를 타고 한시간여를 와서 겨우 여장을 풀었으니 오죽 피곤하겠습니까.

그러나 우리 부부는 막바로 짐을 풀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일단 거리의 식당에서 처음으로 그리스 음식인 수불라키를 시켜먹으면서 천천히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을 구경했죠.  야외식당에서 말입니다. 그리고나서 곧바로 걸어서 제우스신전까지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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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신전에서...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했다.


후우~ 기둥만 남아있었지만 신전은 멋지더군요.  그렇게 교과서같은데서만 보던 것을 직접보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건 고등학교 시험문제인가에 기둥의 끝모양을 보고 저게 고린트식인지 이오니아 양식인지 알아맞추는 문제가 있었는데요.  그 강박관념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기둥을 한참동안 바라보았습니다.
우리부부가 거의 마지막 손님같더군요.  이미 해가 넘어가고 있었거든요. 아테네는 정말 유적지천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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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제우스신전, 저걸 수천년전에 세웠다니...

너무 유적지와 보물이 많은것도 곤란하긴 하겠더군요.  듣자하니 유네스코에서 그리스에게 경고를 먹였다더군요. 유물/유적지 관리가 소홀하다나요. 몇번 경고를 먹으면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댓가로 주는 막대한 지원금이 끊긴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더군요. 유적이 너무 많아서 그걸 다 어쩌지를 못하고 있뎁니다. 심지어는 지하철 공사를 하다가도 유적지가 마구 발견되는데 그러다가는 아예 도시에서 어떤 공사도 못할거 같다구요. 이해가 되더군요. 수천년전에 깎아 만든 돌기둥이라도 너무 흔한것은 그냥 방치수준입니다.  심지어 지치면 거기 앉아 쉬어도 누가 머라 안할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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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올림픽경기장

제우스신전을 나와 해가지기전에 올림픽경기장까지 바쁘게 걸어갔습니다. 도착하니 이미 해는 거의 넘어갔고 달이 떠 있더군요. 사진 중앙에 달 보이시죠?
이 주경기장은 하도 사진이나 TV로 많이봐서 마치 잠실주경기장을 보듯 친숙하더군요. 

우리 부부는 이 시점에서 그 거리를 다시 걸어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트램을 잡아타고 신타그마 광장까지 쌩~하고 내달렸죠. 호텔로 돌아와서 그제서야 샤워를 했습니다.  그리고 광장으로 나가 뭔가 먹을걸 좀 사왔죠.  일찍 자야했습니다.  산토리니 비행기를 놓치지 않으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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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니에서 맞은 추석

산토리니 얘기는 이전에 많이 했으니 간단히 지나갑니다.  추석기간이라 산토리니에도 보름달이 떴습니다.  산토리니에서의 마지막날 밤 우리부부는 인적이 드문 해안도로를 주욱 달리면서 음악을 들었습니다. 정말 큰 보름달이 차를 따라오고 있었죠.  위의 사진같이 말입니다. 그렇게 큰 보름달이었는데 사진을 찍어놓으니 저렇게 작아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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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마을의 해질녘

산토리니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오고 싶었습니다. 그 뭐랄까 사람사는 내음이 난달까요. 미국같은데를 여행하면서는 느껴보지 못한 그런 맛이었습니다.
산토리니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밤 9시가 되어 아테네에 도착했습니다. 호텔에 오니 10시더군요.

그리고나서 배가 고파 다시 광장으로 나갔죠. 광장근처에서 한국음식점을 발견했는데 상호가 ‘도시락’이더군요.  

그때가 밤 11시였는데 사람이 만원이었습니다. 이날 알게되었는데 그리스는 저녁식사를 대체적으로 늦게시작하더군요. 8-9시는
기본입니다. 이 한국식당엔 한국사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손님은 모두 그리스인이었죠. 서빙을 하는 친구도 일본사람 등등 한국어를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어색하게 한국음식을 영어로 주문하는 경험을 하게되었죠 ㅎㅎ

불고기 도시락을 신나게 먹기 시작하는데 주인아줌마가 우리 부부가 한국사람임을 알아보고는 밥을 한공기 퍼서 슬쩍 밀어주시더군요.  사실 우리부부는 아테네의 마지막 밤이 아쉬워서 이미 자정이 가까워왔지만 리카비투스 언덕에 가려고 했습니다. 주인아주머니께 물어보니 아마 거의 밤새도록 할터이니 천천히 먹고가도 된다 하시더군요.
저는 거의 진공청소기 처럼 음식을 먹어치웠습니다.  맛있었거든요.
옆테이블엔 그리스 연인이 데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테이블엔 밥과 된장국, 김치가 있었습니다. 먹는모습이 우스워서 내내 웃음을 참으면서 먹느라 혼났습니다.  이 친구들은 먹을줄을 몰라서 여자는 밥과 된장국을 차지하고 먹고있고 남자는 김치만 먹고있더군요. 마치 그게 자기만의 메뉴인거 처럼 말입니다.  가서 참견하려고 하는걸 와이프가 계속 말렸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식당에 앉아서 리카비도스 언덕까지 걸어갈지 택시를 탈지로 와이프와 토론을 벌였는데, 날이 좋으니 산책삼아 걸어가자는 와이프의 강요가 결국 채택되었고 저는 굴복했습니다.
거의 한시간을 꼬박 걸어서 언덕중턱까지 올라가니 숨이 턱에 차더군요.  와이프는 중간에 힘드니 돌아가자고 몇번이나 그랬지만 저는 그대로 끌고 올라갔습니다.
섭씨 20도 이하의 날씨였는데도 땀이 흐르더군요 -.-

물론 처음부터 케이블카를 타고 가려고 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는 광장에 이르니 관광객은 한사람도 없더군요. 대합실엔 쥐새끼 한마리 없었습니다. 우린 문을 닫은줄 알았죠. 그래서 그냥 돌아가려고 하는 찰나에 광장 한쪽에서 차를 마시면서 얘기를 나누던 노인네 몇사람이 케이블카를 타러왔느냐고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그렇다고 했더니 사람이 없어서 그렇지 문을 닫은게 아니라 하데요.
안에 들어가서 케이블카 시간표를 확인하니 과연 그렇더군요.(위의 사진참조)

옆의 매점에 가면 사람이 있을거라 하더군요. 그래서 매점에 가서 물과 티슈를 사고 점원을 끌어내 표를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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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 케이블카.경사를 올라가는 모노레일이 더 맞는말이다.

리카비투스 언덕은 아테네에 가면 정말 가볼만한 곳입니다. 아테네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더군요. 바람도 시원하구요. 전망대 바로 아래의 카페는 거의 밤새도록 영업을 하고있었습니다.  사람도 꽤 많던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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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위 전망대의 종탑

원래 흡연자는 가슴이 탁 트이는 경치를 보면 담배를 피워물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한대 피우면서 야경을 감상했죠. 역시 그리스는 흡연자의 천국입니다 ㅎㅎ
저 멀리로 아크로 폴리스도 보이더군요.  아까는 되돌아가자고 짜증을 내던 와이프도 잠잠해진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기를 끌고 올라와줘서 고마운 눈치더군요 ㅎㅎ
그리고 집으로 돌아갈때는 걸어가자는 말을 아예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내려오니 아까는 한대도 없던 택시가 여러대가 있더군요. 귀신같이 알고 말입니다. 10유로로 네고를 하고 거의 5분만에 신타그마 광장으로 휑~하니 내달려서 돌아왔습니다.
이날은 새벽 3시정도에서야 잠이 든것 같습니다. 아침에는 산토리니 최남단에 있었고 이날밤엔 리카비투스 언덕 꼭대기에 있었으니 정말 하루에 많은 일을 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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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보이는 아크로폴리스

다음날은 아테네를 떠나는 날이었습니다. 오후 비행기였죠. 아침에 짐을싸서 호텔에 맡겨두고 바로 아크로 폴리스로 지하철을 타고 갔습니다.  신타그마 광장은 출근시간이 되자 활기가 넘쳤습니다. 특히 아침을 거르고 나오는 사람들을 위한 빵가게 노점들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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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빵이름이 뭔지 모르겠다. 겉은 딱딱하고 속은 부드러운...

크기에 따라서 0.3유로에서 1.5유로까지 다양하더군요. 물론 우리도 하나 집어들었습니다. 뉴욕에서 베이글을 먹는다면 아테네에선 이 빵을 먹는게 문화인가 봅니다. 산더미같이 쌓아놓고 파는데도 순식간에 팔리더군요.  맛은 씹을 수록 고소합니다. 한마디로 약간 중독성있는 먹거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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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의 주요유적지 4군데를 들어갈 수 있는 12유로짜리 콤보티켓

며칠전 제우스 신전에서도 위와 같은 티켓을 팔았는데 그때는 아저씨말을 무시했었거든요. 근데 어차피 제우스신전, 아크로폴리스 등을 둘러볼거라면 저 콤보티킷을 사는게 저렴합니다.  각 신전을 입장할때마다 왼쪽의 티켓에서 하나씩 자기해당 티켓을 떼어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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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산인해 아크로폴리스

와우~ 올라가니 정말 사람으로 인산인해더군요.  특히 스페인, 독일에서 단체로 온 관광객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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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명불허전..근데 공사는 언제까지?

신전들은 공사가 한창이었으나 그래도 다 볼 수는 있었습니다. 만약 수천년전에 이곳을 와서 원래의 그 건축물을 봤더라면 정말 압도적이었을것 같습니다.  이런 언덕에 이정도 규모의 건축물들이 꽉메우고 있는 모습은 상상만해도 장관일거 같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아크로 폴리스는 언덕전체가 거대한 유물이어서 돌 하나하나가 다 특별해 보였습니다.  그래도 방치되는 것들은 방치되더군요. 아까 말했듯이 유물이란게 너무 많아서 말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아름답지 않습니까? 기둥하나하나와 처마끝에 새겨진 문양들, 난간의 조각들…정말 탄성이 나오더군요.  항상 생각하는거지만 요즘엔 왜 저렇게 만들지 않을까요?
저는 난간이든 처마끝이든 정성스럽게 조각하고 문양을 넣고 한 그런 고대 건축물들이 좋거든요.  물론 우리나라의 단청도 말이죠.  그런 건축물을 보다가 다시 도시로 돌아오면 그저 삭막할 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아크로폴리스의 후문쪽으로 돌아 내려오니 이름모를 박물관이 또 있더군요.  이쯤되니 이제는 너무 많은 문화재에 눈이 지겨워 지는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ㅎㅎㅎ
그래도 수십개의 기둥이 늘어선 저 회랑은 정말 보기좋더군요.  우리집 아씨의 모습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뒷문을 통해 나오면 이젠 거의 시장통입니다.  사람들이 북적거리죠.  그리고 또한 볼만한게 많습니다.  저는 여기서 기념티셔츠를 3벌은 산거 같습니다. 한장에 6유로정도밖에 안하거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역시 어느나라엘 가나 이런 골목은 재밌습니다.  와이프는 여기서 8유로정도를 주고 페시미나를 하나 샀습니다. 지금도 잘 두르고 다니죠.  이제 비행기 시간이 가까워 오는데요.
이제 신타그마 광장으로 얼른 가서 근위병 교대식을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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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양한 물건들을 팔고있더라.

가다가 터키인가 어디에서온 관광객이 저를 붙잡고 사진을 찍어달라더군요.  아주 넉살좋은 녀석이었습니다.  그 친구가 영어를 한마디도 못했음에도 저는 모든 말을 모조리 알아들었을 정도였으니까요. 
골목길이라 세워서 찍으려고 하는데 그러지 말고 눕혀찍으라고 하질않나 그자리에서 5분은 서있었을 겁니다.  사진찍어달란 사람치고 이렇게 주문이 다양한 친구는 처음봅니다. 심지어는 사진이 잘 찍혔는지 확인하기 전까지 가지 못하게 하더군요.
(그래서 결국 몇장 더 찍어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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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어달라는 주제에 주문도 엄청많았다

아크로폴리스에서 걸어서 신타그마 광장까지 돌아왔습니다.  어제 저녁에 산토리니에서 도착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강행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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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타그마 광장 건너편의 시청앞, 근위병 교대식이 또한 볼거리다

근위병 교대식을 기다리는 관광객이 이미 많더군요.  저편에서 근위병들이 우스꽝 스러운 걸음걸이로 이쪽으로 접근해 옵니다 킥킥..웃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들의 표정이나 인솔자는 모두 심각한 표정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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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식 시작직전, 이들의 신발을 잘 보라.

모자, 옷(스커트다), 타이즈, 우스꽝스럽게 커다란 신발, 그 우스꽝스런 신발끝에 달린 방울…모두 가 다 군인이라는 것에 맞지 않게 웃겼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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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걷는다. 굉장히 절도있고 큰동장, 그리고 천천히

그래도 이들은 끝까지 심각하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옆에서 보니 구두가 더 두드러집니다.   이 근위병 교대식을 끝으로 우리는 그리스에서의 공식일정(?)을 종료했습니다.  다시 호텔로가서 짐을 끌고나와 기나긴 비행을 위해 아테네 공항으로 향했죠.  이제 네번째 타는 X95버스에는 익숙해지기까지 했습니다. 갈팡질팡하는 여행객이 보이길래 개표하는 기계에 티켓을 넣으라고 가르쳐주기까지 했죠.

아테네 역시 다음에 올때는 여유있게 천천히 다시한번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부부는 이번 여행을 통해 한가지 원칙을 정했는데 본전생각으로 너무 여러군데를 돌아보려 하지 말고 도시 한두개를 여유있게 돌아보자는 합의를 했습니다.

아마 다음번 해외여행에서는 그렇게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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