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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출신의 벨라 (출처:아스날홈페이지)

아스날이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칼링컵 경기에서 6:0으로 승리했습니다.
뉴스와 블로그 등에서 며칠전 열렸던 칼링컵 아스날 경기에 대해 어찌나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는지 몸과 맘이 다 피곤했지만 결국 견디지 못하고 찾아서 봤습니다.  지난시즌 프리미어 리그팀에서 강등한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였죠.

하…하…하 ….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군요.
생각나는 대로 얘기한다면 현재 뻘짓하고 있는 토트넘 베스트멤버와 붙어도 2:0쯤으로 간단히 이길 수 있겠습디다.  한번 더 아무생각 없이 말하자면 지금 당장 한팀을 꾸려서 프리미어 리그에 들어와도 10위권 이내를 유지할만한 실력이었습니다.
이날 출전 멤버 평균연령이 18.5세라죠 ?
절레절레….
이건 말이 안됩니다…거의 축구로봇 수준이더군요.
벵거감독이 프로그래밍 해 놓은대로 움직이는 축구로봇이요

코흘리개 어린애들 한테 6:0으로 관광당한 감독이라면 화가 날만도 한데 오히려 ‘잉글랜드 축구의 미래’라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셰필드의 감독이 이해됩니다.

전 누누히 말씀드렸다시피 아스날의 팬도 아닌데다가 예전부터 증오하기 까지하는 팀이지만 ‘벵거’라는 이름앞에서는 그저 굴복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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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아스날홈피) 평소 프리미어 경기때의 벵거감독의 일반적표정

이날 경기에서 벵거감독의 얼굴이 간간히 나왔는데요.   평소와는 다르더군요.   평소에는 그저 위와 같은 표정이 가장 일반적이었는데 말이죠.    저 사진도 아마 3:1로 이긴 볼튼전에서 가져온 사진일걸요?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는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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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 셰필드와의 경기에서 벵거감독의 표정 = '흡.족'

위 사진과 같이 시종일관 흡족해 하더군요.   파안대소를 하는 것도 아니고 저렇게 흡족한 표정말입니다.  자식들이 재롱부릴때나 지을법한 그런 표정이요…

거의 PC게임을 하듯 자로잰듯한 패스와 완벽한 트래핑, 약속된 움직임으로 철처히 경기를 지배했습니다.   선수들만 어렸지 거의 성인베스트멤버들의 경기를 보는듯 했습니다.  물론 평소에 아스날이 즐겨쓰는 그런 패싱게임으로 말이죠. 
이제 벵거감독의 축구는 완전히 시스템으로 굳어져 가고 있습니다.   키워놓은 자식들을 그렇게 번번히 다른팀에 빼앗기면서도 백오피스 시스템은 계속 열심히 돌리고 있었군요.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아스날 팬이 아니라서 좀 더 전문적으로 얘기하지는 못하겠지만,  아스날의 기둥인 파브레가스라 하더라도 벵거의 시스템을 벗어나면 그렇게 돋보이지 못할거 같습니다.   일단 자신이 잘하더라도 그걸 받아 줄 선수와 시스템이 거지같으면 혼자 엄한데 패스한 꼴이 되니까요.    

(그래서말인데 플라미니와 흘랩은 아스날에서만큼 지금 위협적인가요? 누가 좀 가르쳐주세요)

어제도 수비쪽에서 볼을 가로채자 왼쪽 윙백이 거의 반사적으로 앞으로 내달리더군요.    그와 함께 미드필더들이 예의 그렇듯 양날개를 펼치듯 좌우로 펼쳐 전진하면서 수비진을 분산시켰고 볼을 빼낸 센터백은  동료의 위치 확인도 안하고 왼쪽전방으로 길게 내주더군요.  당연히 그 볼은 왼쪽 윙백의 앞으로 배달되었고 거기서 2-3회의 터치로 막바로 문전앞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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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트트릭...벨라...곧 1군에 나오겠구나 너...

최전방에서 전진패스를 잡아내는 벨라의 트래핑과 돌아서는 동작, 간결한 슈팅, 골키퍼의 위치를 순간적으로 확인하는 센스….정말 환상이었습니다.    벨라가 진짜 잘하긴 했지만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벨라에게만 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어제는 시스템의 승리였기 때문에 그 시스템에 가담한 모든 멤버들이 집단적으로 돋보이더군요.    성장하려면 좀 멀게만 느껴졌던 벤트너만 해도 어제의 기량은 잘익은 토마토같이 완숙해 보였습니다.  

벵거는 아예 팀단위로 장사를 해도 되겠어요.  어제 같은 그런 팀을 2-3억 파운드에 판다면 사겠다는 사람이 많이 나타날것 같던데 말이죠.    각각의 몸값이야 2천만 파운드정도까지 하겠습니까만은 이건 하드웨어와(선수) 소프트웨어(시스템)까지를 모두 턴키로 판매하는 방식이니 그정도 값은 지불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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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후 흡족한 인터뷰

놀랍습니다… 벵거감독…
어제 나온 선수들을 보니 벵거감독은 유소년 선수들을 뽑을 때 어떤 기준으로 뽑는지 대강 감이 잡히더군요.   보통은 날렵하고 유연한 몸을 가진 그런 선수들을 선호하는것 같습니다.   미드필더들은 그렇게 크지 않더라도 날래고 센스있는 선수들을, 최전방이나 중앙수비수 몇명은 그래도 키가 좀 있는 선수를,  그리고 꼭 파브레가스와 같이 크지 않아도 모든 능력을 겸비한 득점과 패싱머신을 엔진으로 꼭 가지고 있더군요.
양쪽 윙백 역시 유연하고 빠른선수들을 더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뭐 이런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예전부터 아스널을 상대하는 팀들은 좀 평소와 달리 변칙적인 전술을 즐겨 사용해왔고 주로 아스날을 거칠게 다루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들이 패스를 시작하면 도저히 말릴수가 없으니까 말이죠.
어제 깨진 볼튼만 하더라도 건장하고 몸싸움에 능하며 세트플레이에 강점을 보이는 팀이었는데 이런 조건을 십분이용하여 아스널을 꽤나 괴롭혔던 팀입니다.   특히 미드필드를 거치지않고 롱볼로 문전을 바로 노리는 전법등은 ‘아스널 파해법’으로 몇년전 유행했었죠.

비록 1:3으로 지긴 했습니다만 볼튼이 넣은 이 한골 역시 세트피스로 넣었습니다.  05-06시즌에서는 볼튼이 리그경기에서 두번 모두 아스널을 이런식으로 이겼고, 반대로 아스날은 한골도 넣지 못했습니다.   06-07시즌에서도 아스날은 FA컵에서 이긴것을 제외하고 볼튼을 꺾지 못한채 1무 1패를 당했는데 질때도 1:3으로 완패했죠.

지난시즌에는 볼튼에 2승을 모두 거두었지만 사실 작년시즌의 볼튼은 지난 몇년간 최악이었습니다.   결국 아스날이 넘어야 할 산맥은 상대방이 깨끗하지 못하게 플레이 할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하는 건데요.  이점을 좀 장기적으로 연구해야 겠습니다.
아스날 스스로가 너무 깨끗하게 축구를 하는 편이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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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시즌 1:3으로 패한 그 경기. 볼튼애들 떡대하나는 진짜 좋다.

말이 좀 삼천포로 새긴 하지만 축구 한일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본은 보기좋은 축구를 구사하긴 하지만 언제나 한국만 만나면 고전하곤 했던 이유가 그들 역시 투지있는 팀을 만나면 대책이 없었다는 거죠.    신발에 진흙을 묻히지 않고 깨끗하게 경기를 하고 싶어도 상대방이 진흙을 튀기면 어쩔수 없이 자기도 진흙을 묻힐 수 밖에 없거든요.
ㅎㅎㅎ 그게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유일한 아스날의 딜레마 이기도 합니다.
 
그런 딜레마에도 불구하고 벵거의 축구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정말 볼만 합니다.  그리고 또 누구의 말대로 아스날이 칼링컵을 재미있게 만드는군요.  다음경기가 기다려집니다.    도대체 벵거의 아이들은 몇명이나 되는건지 아스날 팬들 중에서 누가 좀 가르쳐 주세요.  앞으로 제가 보지 못한 애들이 도대체 새로 얼마나 더 나오는겁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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