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뭐 스포츠 주간지 이름 같지만 지난 주말은 정말 여러모로 스포츠 이벤트들이 두루 재미가 있었다.     몇가지 경기만 짚고 넘어가보자

1. 요미우리 vs 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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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홈런을 치는 이승엽의 배트던지기.. 아직 이병규를 따라잡기엔 멀었다.


요리우리는 1위 한신과 3게임차로 2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번 주말 3연전을 스윕해버림을써 드디어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이승엽은 첫날에만 무안타로 부진했고 토요일-일요일에 각각 쐐기포를 날렸는데, 어제는 특히나 극적이었다.    무안타로 철저히 눌리던 5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볼카운트가 2-1로 몰린 상황에서 결대로 밀어쳐 팀의 첫안타를 2루타로 장식하며 공격의 물꼬를 일단 터 놓았다.    

2차대전 당시, 폭격기편대의 맨 앞에 선 선도폭격기가  목표를 향해 첫번째 폭탄을 투하하면 그것을 기준으로 뒤따르던 폭격기들이 선도기가 투하한 지점을 기준으로 일제히 폭탄을 쏟아붓는 스타일이었다.   어제 경기에서 그런 장면이 나왔다.
4회까지 이승엽의 볼넷을 제외하고는 한번도 출루를 못하고 철저하게 눌려있던 요미우리였다.  그러던 중 5회말 선두타자 이승엽이 나왔고, 이승엽은 볼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도 깨끗하게 밀어치며 2루타로 팀의 첫안타이자 선도기로서 첫번째 폭탄을 투하했다. 뒤이어 들어선 타자들은 폭죽같이 한신의 마운드를 맹폭, 타자일순하며 순식간에 전세를 5:2로 뒤집어 놓았고, 5회에만 두번째 이승엽이 들어섰다.

여기서 나올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야 쫓아올 엄두가 나지 않게 쐐기포를 터뜨리는 것이었는데 그걸 이승엽이 해내고 말았다.  2-2로 몰려있는 카운트에서 5구를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쳐 우측상단에 꽃아 버린 것이었다.     이승엽을 왜 짐승엽이라고 부르는지 고개가 끄덕여 질만한 소름끼치는 순간이었다.
전날 라미레스의 쓰리런 홈런에 이은 150미터 정도되는 쐐기포 역시 정말 장쾌했었다.

사실 5-2의 3점 차이는 한신이 얼마든지 쫓아갈 수 있는 능력이 있었고 실제로도 어제 경기는 9-5로 끝나 이승엽의 홈런이 정말 결정적이었음을 보여주었다.

2. 첼시 vs 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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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뒤 첼시팬들의 절망, 박지성의 첫골


어제 웨스트브롬위치의 경기를 초저녁부터 보고 있었고 경기결과는 알다시피 알비온이 2:1로 아스톤빌라에게 깨졌다.
사실 이쯤에서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박지성이 첼시와의 경기에서 선발출장하리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원래 퍼거슨은 첼시전에는 강력한 압박과 몸싸움, 제공권을 갖춘 선수들을 선발로 내보내왔다.   게다가 어제 경기는 스탬포트 브리지 원정경기였기에 처음에는 압박으로 첼시의 미드필더들을 무력화시킨 후 빠른 역습으로 나가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따라서 베르바토프-루니-테베즈에 스콜스(플레쳐)-하그리브스-캐릭(긱스) 정도가 나오지않을까 생각했었고 후반엔 분명히 호나우두를 투입시키고 선취골을 얻어내면 오셔정도를 투입하여 수비를 단단히 하는 작전정도가 생각이 날 뿐이었다.     그러나 선발 명단에서 박지성을 확인한 순간, 정자세로 TV앞에 앉게 되었다.

퍼거슨은 좌우에 각각 박지성과 하그리브스를 두고 중앙에 베르바토프를 두며 그 바로뒤에 루니를 배치했다.  그리고 루니뒤에는 스콜스와 플레쳐를 세우고 좌우 윙백에 에브라와 오랜 부상에서 복귀한 네빌을 내세웠다.   아마 나를 비롯하여 모두의 예상을 깬 선발진이 아닐까 싶었다.   박지성과 하그리브스라니…

 그러나 경기 스타일은 예상대로 처음부터 맨유의 강압적인 압박으로 시작되었고 전반 18분 박지성의 골이 터질때까지 압박의 강도는 줄어들지 않았다.   이때문에 첼시는 미드필더부터 흐름이 끊기게 되었고 약간 답답하다 싶을 정도의 경기흐름이 이어졌는데 이 즈음에 박지성이 한건 터뜨렸다. 

처음 맨유에 왔을 때 박지성의 스타일은 공의 흐름을 유지하면서 절묘하게 상대방의 수비진을 교란하거나 한부문을 허무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이때는 골보다는 어시스트가 많았는데 이때 최대의 수혜자는 루니였다고 기억한다.    그러나 작년시즌 (07-08)부터는 이러한 박지성의 패턴이 조금 바뀌었다.   미드필드에서 수비진을 허물고 다니는 모습보다는 문전 대시가 많아진 것이었다.

2년전의 맨유가 거의 루니의 팀이었다면 작년시즌 맨유는 호나우두의 팀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호나우두에 공격의존도가 높았었다.  특히 골대와 30미터 정도되는 프리킥은 호나우두가 거의 전담하다 시피 찼었고 호나우두의 무회전 킥이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간 적도 많았다.    어제도 그런 모습이 나왔지만 호나우두가 킥을 할때 벽에 박지성이 서있고 킥을 하는 순간 박지성은 재빨리 돌아서서 골키퍼에 대시한다.  호나우두의 킥은 박지성이 빠져나간 그자리를 정확하게 지나간다.   호나우두의 킥이 너무 강해서 이것을 그대로 잡아낼 골키퍼는 없고 다만 쳐내기만 할 뿐인데 이때 대시하는 박지성에게 기회가 찾아오는 것이다.

어제도 역시 박지성은 볼을 향해 문전으로 대시했다기 보다는 골키퍼를 향해 대시했는데 그것이 다시 맞아 떨어지게 되었다.  

또하나의 패턴은 문전안에서 항상 제 2,3의 빈자리를 찾아서 수비수 뒤를 돌아들어가는 것이다.   어제 중앙의 베르바토프가 박지성에게 밀어줬던 (아쉽게도 박지성의 뒤로 패스가왔지만) 그 장면 역시 그렇다. (아마 박지성이 이것마저 넣었더라면 난리가 났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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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를 받는 퍼디난드, 맨유는 이날 7개의 엘로카드를 모았다.


박지성 스스로가 자신의 플레이스타일을 바꾸었다기 보다는 퍼거슨이 그렇게 정해주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나는 퍼거슨이 박지성의 임무를 그렇게 바꾸어 놓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써 박지성에게는 골 넣을 찬스가 더 많이 생기게 되었고 박지성은 그러한 흘린볼들을 착실하게 쓸어담고 있다.   올시즌은 비교적 초반에 박지성이 합류했고 베르바토프 등이 영입되었음에도 어제와 같은 중요한 일전에 선발멤버로 기용되어 골을 기록했다는 것을 상기해본다면 이번시즌에는 10골 정도를 기록해 주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본다.

첼시는 어제 전반전으로만 승부를 낼것 처럼 뛰어다녔다.  정말 이들의 피지컬에는 고개가 숙여진다.   박지성의 골이후 주도권을 회복한 첼시는 후반전에는 거의 일방적으로 맨유를 몰아부쳤다.    
맨유는 후반들어 당연히 수세적으로 나갈 수 밖에 없었는데 첫 교체가 스콜스를 대신해 들어간 호나우두 였다.   애슐리 콜이 호나우두를 잘 방어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그리브스가 스콜스 자리로 들어가고 박지성이 왼쪽으로, 호나우두를 오른쪽으로 배치하는 것이 정석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퍼거슨은 호나우두를 그대로 오른쪽에 두었고 역시나 콜이 호나우두를 제대로 막아냈다.     (후반 중반이후에야 비로소 박지성과 자리를 바꾼 호나우두는 대표님 동료 보싱와에게도 계속 막혔다 -.-)

여기서 논란이 분분한 것이 그 다음 교체카드 였는데 박지성을 존 오셔와 교체한 것이었다.  물론 교체된 오셔를 수비에 치중하게 하는 것이 퍼거슨의 생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오른쪽으로 들어오는 보싱와는 박지성이 막아설때 보다 훨씬 편하게 오른쪽을 드나들며 크로스를 날렸다.     오히려 오셔 카드보다는  테베즈를 베르바토프와 바꾸어 호나우두와 함께 카운터어택의 용도로 사용했다면 첼시 포백들의 오버래핑을 좀 더 자제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었다.

결국 첼시는 교체투입된 칼루가 지쳐버린 맨유 수비수들을 뚫고 동점 헤딩골을 기어이 성공시킴으로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버렸고 맨유는 다잡은 대어를 놓쳤을 뿐 아니라 역전패의 위기에 까지 봉착하게 되었다.   (비디치가 그리운 실점 장면이었다)

어제 모습을 드러낸 호나우두는 아직까지 어색한 몸놀림과 컨디션을 보여주었고  게리 네빌 역시 마찬가지였다.   첼시 역시 오랜만에 모습을 보인 드록바가 예전과 같은 포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매번 경기에 나서지는 못하겠지만 어쨋든 작년에 비해 박지성의 출장기회가 늘어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안그래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약간 공허한감을 느끼고 있던 때에… 지성이가 단비를 내려주는구나.

황금 스포츠주말

오늘 이 두경기만 얘기했지만 지난 주말은 정말 내내 스포츠이벤트가 끊이지 않았다.   오늘 아침의 박주영의 경기까지 말이다.   롯데와 두산이 맞붙은 3연전도 그랬고 (절레절레 김현수),  요미우리와 한신의 3연전, 김두현이 나오는 경기,  백차승과 추신수, 데이비스컵 테니스…등등 
어제 내내 잘 쉬고도 오늘 이렇게 힘이 든게 어제 종일 긴장하면서 경기를 봤기 때문인가 보다.  이러다 골병 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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