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울어버린 핸드볼3,4위전

By | 200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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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철감독, 당신은 영화감독도 아닌사람이 드라마를 시리즈로 만든답니까


승리한 여자핸드볼 선수도, 패배한 헝가리 선수들도, 중계를 하던 임오경 해설위원도, 결국은 캐스터도, 그리고 저까지도 울어버렸습니다.   경기상황의 단계적인 설명은 필요없을 만큼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과 선수들의 feel이 동기화 되는 현상을 경험했습니다.
이미 체력이 고갈된 양팀 선수들은 종료휘슬이 울릴때까지 마지막남은 힘을 모조리 긁어모아 발산했습니다.  아~ 정말 한국팀 대단하군요. 
어제 야구가 통쾌했다면 오늘의 핸드볼은 정말 감격적이었고 금메달을 따낸순간 같았습니다.

첫번째 작전타임 : “대체 뭣들하고 있는거야”

첫번째 작전타임은 임영철 감독이 전반전 한국이 6:2로 뒤지고 있을때 불렀습니다.  헝가리와의 예선전을 복기해 본다면 이 상황이 임영철 감독으로서는 말도되지 않는 상황이었던 거죠.  예선전에서는 초반부터 전면적인 압박과 빠른 속공으로 이미 10분을 넘기기전에 헝가리의 기세를 완전히 꺾어놓았었습니다.   그걸로 사실상 승부가 갈렸었고 꾸준히 골차를 벌려나가며 33:22로 완승을 거두었었죠.
헝가리 골게터인 괴르비츠만이 혼자서 분전하며 최다골을 기록했었죠.  그러나 오늘은 시작부터 약간 맥빠진 플레이를 하며 공수전환이 느려졌고 수비또한 제대로 되지 않아 계속적으로 골을 허용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작전타임 휘슬이 울리자 경기장전체가 울릴만큼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임영철 감독의 목소리였죠.  선수들의 안이함을 큰소리로 꾸짖고 있었습니다.  작전이라기보다 꾸짖는 시간이라고 표현하는게 옳을겁니다.

우리선수들이 1차적으로 각성한것은 그때였죠.  거짓말처럼 다섯골을 연속적으로 득점하여 7:6으로 전세를 뒤집어 버리는게 아니겠습니까.  속으로 울컥하더군요.  정말 스포츠란게 멘탈게임이구나…하는 생각이 되새김질 되었죠.

두번째 작전타임 : “얘들아 절대 밀리면 안돼~!”

두번쨰 작전타임은 후반전 중반이후, 동점을 계속 이어갈 무렵에 한국이 한골을 앞서가자 나왔는데요.   임영철감독이 13번 괴르비츠의 수비에 대해 선수들에게 지시했습니다.  오늘 괴르비츠의 플레이는 정말 감탄 스러웠습니다.   지난 포스트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선수는 골게터입니다.  예선전 최다득점 2위였는데요.   8강전에 들어와서 그 패턴을 바꾸어버렸습니다.   자신은 수비를 끌고다니면서 페를링이나 토트에게 완전한 찬스를 만들어 주는 역할로 전환한 것이지요. 
그 작전은 완전히 적중해서 8강전에서 넘지 못할거라고 여겨졌던 루마니아를 격파했습니다.  정작 자신은 두골만 터뜨렸죠.  오늘 역시 그때와 비슷했습니다.  한국수비들을 철저히 끌고 다니면서 페를링에게 기회를 내주었고 한국은 페를링에게 계속 골을 허용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결정적일때마다 골을 터뜨렸습니다.   오늘 괴르비츠가 골을 터뜨릴때마다 저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왔는데요.    전반전에 왼쪽 사이드를 파고들면서 공중에서 슛모션을 언더슛으로 바꾸어 손목을 이용해 낮게깔리는 미사일 같은 슛을 성공시켰을때 꽥하는 소리를 질러버리고 말았습니다.   후반전에서는 손목을 이용해 공에 회전을 주어 점프한 골키퍼 아래로 휘어지며 굴러들어가는 슛도 정말 엄청난 기량이었습니다.
게다가 수비수가 나오는 것을 보고 겨드랑이 사이로하는 대포알같은 언더슛은 거의 남자나 다름없었죠.    비록 지긴했지만 우리에게 버저비터를 선사했던 노르웨이의 그로 헤마셍선수와 함께 이번대회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보여집니다.  (ㅎㅎ 모든 선수들을 보지 못했지만요 ^^)

이런 엄청난 선수의 수비를 임영철 감독이 지시한 것인데요.   마지막으로 나가려는 선수들에게 이렇게 소리를 쳤습니다.   꾸짖을때와 같은 강도로요
 “절대 밀리면 안된단 말이야”

세번째 작전타임 : “자~ 너희들이 양보해야해, 가만 누가 나가면되지?”

괴르비츠의 수비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괴르비츠의 손발이 잘리게 되자 자연스레 턴오버가 늘어나게 되었고 경기종료 1분전까지 6골차까지 헝가리를 밀어붙였습니다.  벤치에 앉아있던 헝가리 선수는 패배를 예감한듯 벌써부터 눈물을 흘리고 있었죠.
이때 또 의아하게 임영철 감독이 작전타임을 불렀습니다.  별로 부를 상황이 아니었거든요.

“자~ 언니들이 이번이 마지막이니 너희들이 양보해야해,”
“가만 누가 나가면 되지?  허순영(75년생)~ 오성옥(72년생)~ 홍정호(74년생)~ ….”

네,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인 노장선수들로만 멤버를 구성해서 마지막 1분, 그리고 경기종료를 코트에서 느끼게 해주겠다는 임영철 감독의 배려였습니다.
전 임영철 감독의 말에 결국 결정적으로 감정이 울컥해서 울어버렸네요.
임오경 해설위원은 이때부터는 감정을 주체못하고 거의 통곡하시더군요..정말 이해가 됩니다.

결국 그들 노장선수들은 종료휘슬소리를 코트안에서 들었습니다.  모두 나와서 얼싸안고 운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죠.  영화 우생순보다 10배 감동적이었습니다.
당신들이 진정한 승자들입니다.  금메달 따위는 제쳐두고라도 이런게 진짜 스포츠죠
안그렇습니까 여러분 ?

P.S – 이 게임 못보신 분들은 재방송이라도 보세요.  대단합니다..대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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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thoughts on “모두가 울어버린 핸드볼3,4위전

    1. demitrio

      가장 안운다고 자부하는 저마저 그랬으니 …아마 없다고 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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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손화선

    정말 장합니다,,우리 태극낭자군단…뭐라 더이상 치하의 말을 하더라도 모자를 지경입니다..

    하지만 내가 대한민국 핸드볼 감독이라면 동메달 반납하겠습니다.

    더럽고 치사한 놈들이 운집해 있는 핸드볼 조직위원회 놈들 면전에 받은 메달 전부 내 던져 버리고 치사한 니놈들과 안놀아…하고 나오고 싶은 마음은 저만 그런가요? 세계 언론 아마도 난리 나겠죠? 아무튼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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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노르웨이전은 좀 그랬지만 오늘의 경기는 이미 메달획득의 목적 등을 초월해버린것 같습니다. 정말 만족해하는 모습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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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리보

    오늘 경기 너무나 멋있었죠.
    저도 내내 울었습니다.
    임감독님의 멋진 배려, 정말.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싸이로 데려가도 될까요?
    http://www.cyworld.nate.com/since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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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아~ 아까 9시뉴스에도 나오더군요. 정말 누구도 따라하기 힘든 배려였을겁니다. 저도 그걸보고 울컥, 했는데 선수들은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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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리움(복분자주)

    핸드볼 경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본문의 내용을 읽는것 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듯한 느낌이 드는군요.

    노르웨이와의 경기에서는 정말 우리 선수들이 대단하다는걸 느꼈었죠.

    1초… 그 1초가 너무나 원통했는데, 끝내 우리 선수들이 동메달을 차지했군요.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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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저도 감사합니다 ^^ 지금와서 제 블로그를 보고 집에서 운영하던 서버가 다운된줄 알았습니다. 알고보니 다음 블로거뉴스 상위권에 올라서 사용자폭주로 계속 느렸었더군요.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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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이지윤

    최곱니다우라나라여자핸드볼선수들….
    노르웨이때 정말 분했는데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을 목에건 선수들을보니까..
    그분한 마음이 싹 무너져버리고
    제머릿속과 마음속엔 선수들의
    환한웃음만 가득했습니다 ^_^

    편파판정.. 항상우리에게만 있는일입니다.
    꼭 없어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불리한 체격조건으로도
    정말 세상에서 가장훌륭한 플레이를 보여준
    우리선수들에게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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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후우 네 오늘 경기는 정말 그동안의 울분까지 모두 눈물로 승화시키는(?) 카타르시스를 느낄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조지훈의 승무도 아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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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부끄러운이

    아 왜 또 울리는 것이요^*^

    누구는 동정으로 핸드볼 팀을 바라본다고 했는데 나는 오래전부터 그러지 않았다. 운동경기를 보는 것은 좋아하는데 그 취향이 경기장보다는 티비로 조용히 차근차근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다른 경기도 경기장엔 별로 가지 않는 편이다. 요즘은 축구, 야구는 큰 경기가 아니면 안봐도 (재미 없어서^*^….?) 핸드볼은 중계가 있으면 녹화라도 해놓고 본다. 그들이 부딪치고 일어나고 회심의 한방을 넣는 것을 보면… 참 재미있는 경기인데 사람들은 그걸 눈감고 있는 것 같다(주관적임^*^). 언제부터일까? 서울 올림픽은 군대 훈련기간이라 못보고, 그전에 아시안 게임에서 울 선수들 보고부터인가보다…..
    어렸을 때는 선수들 잘 몰랐는데 이젠 …^*^
    아 어쩌다 이리 횡설수설해 부렸노ㅜㅜ!
    당신이 눈물 뽑는 바람에 손가락이 움직여 그리 된 것같소이다. 그래도 맘은 전해졌으리라 믿으며….

    글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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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핸드볼 몸싸움 하는 장면을 보니 제일 격렬한 운동이 바로 핸드볼이 아닐까 싶더군요. 이렇게 상대 선수와 시종일관 뒤엉켜야 하는 운동이 레슬링, 유도 정도를 제외하고 있을까 싶습니다.
      임감독 정말 멋지더군요 …
      사람을 그렇게 왈칵…하게 만들다뇨..후우

      Reply
    2. 박희성

      님께서 댓글하나로 1만명의 네티즌을 글어 모았다는 포스팅을 읽고 참으로 많은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댓글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ply
  6. 이상

    무어라 말 할 수 없는 감동과 가슴벅참과 목메임…

    결국저도 눈물이 나와버리더군요….

    고맙습니다. 모두들.. 그리고 제발 핸드볼 스폰스며, 지원좀 해주세요. 축구좀

    그만하고….. 축구장을 핸드볼팀에 넘기세요.

    Reply
    1. demitrio

      ㅎㅎ 그러게요 축구장을 반을 나눠서 한쪽은 물채우고 한쪽만 핸드볼이 사용해도 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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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비비러브

    다음 아고라에서 여자핸드볼돕기 서명운동을 진행중이예요

    여자핸드볼의 무궁한발전을 위해 국민여러분 도와주세요

    Reply
  8. 비비러브

    백날 지원해도 16강도 못드는 한심한 남자축구냐,

    지원만해주면 금메달도 꿈이아닌 여자핸드볼이냐,

    이제 여러분들의 성원이 핸드볼선수들에게

    직접적으로 닿았으면합니다.

    아버지세대들의 꽉막힌 무관심을 우리는 반복하지맙시다.

    Reply
    1. demitrio

      네 ^^ 잘알겠습니다. 그리고 그냥 단순히 돕는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해보는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Reply
  9. 사스케

    다음에서 여자핸드볼 서명운동있어요

    선수들이 우리들에게 보여주었던 감동에

    우리가 보답할 차례입니다

    Reply
    1. demitrio

      저도 꼭 방문해서 서명하도록 하겠습니다 ~ ^^

      Reply
  10. 공공의적심판

    스칸디비나 양키년(덴마크 노르웨이 기타등등)들 공공의 적이다 이제부터

    야구처럼 핸드볼공으로 판정 뒤집은 좁밥시키 얼굴한방 날리지

    오성옥선수 전설로 남을듯 88-2008 금 은 동 다땄네

    아 그날 하늘은 왜그리 슬픈지

    Reply
    1. demitrio

      말씀이 과하시옵니다~ 그쪽 선수들이 무슨 잘못이겠습니까.

      Reply
  11. 강진

    정말 너무너무 감독적 이었어요 임감독님 선수들의 마지막 배려가 클랑막스였죠 우생순 핬~팅

    Reply
    1. demitrio

      ㅎㅎ 우리모두 화이팅입니다~ ^^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Reply
  12. 마지막항죄

    정말 멋진 경기였져…. 그 자체가 한편의 영화였져..

    근데 솔직히 금메달이었음 더 좋았을텐데여..
    금보다 값진 동이 있을 수 있나여 ㅋㅋㅋㅋ

    Reply
    1. demitrio

      그래도 어쨋든 참 후련하게들 싸우고왔으니 그걸로 된거지요.
      ^^

      Reply
  13. 비져비터슛돌이

    도대체 핸드볼에 왜 부져비터슛이 률이 있는줄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하나도 적용이 안되는 놈의 룰을, 인간이 감지할수 없다고 하는 룰을 왜 만드냐고요 차라리 농구처럼 그냥 허용하든가…… 이제부터는 농구처럼 그냥 적용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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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자 자 고정하세요 슛돌이님.. 지금까지 여러 종목에서 많은 오심들을 보아왔고 이번것도 그중의 하나인거 같습니다. 비록 기분이 상하긴 하지만 오심도 경기의 일부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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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핸드볼 파이팅

    한국 핸드볼 파이팅!!!!!!!!!

    Reply
    1. demitrio

      여러 지방에 번듯한 체육관이라도 몇개 지었으면 좋겠습니다. 축구스타디움 정도를 제외하고는 야구장, 체육관 등은 거의 낙후된거 같습니다.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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