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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철감독, 당신은 영화감독도 아닌사람이 드라마를 시리즈로 만든답니까


승리한 여자핸드볼 선수도, 패배한 헝가리 선수들도, 중계를 하던 임오경 해설위원도, 결국은 캐스터도, 그리고 저까지도 울어버렸습니다.   경기상황의 단계적인 설명은 필요없을 만큼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과 선수들의 feel이 동기화 되는 현상을 경험했습니다.
이미 체력이 고갈된 양팀 선수들은 종료휘슬이 울릴때까지 마지막남은 힘을 모조리 긁어모아 발산했습니다.  아~ 정말 한국팀 대단하군요. 
어제 야구가 통쾌했다면 오늘의 핸드볼은 정말 감격적이었고 금메달을 따낸순간 같았습니다.

첫번째 작전타임 : “대체 뭣들하고 있는거야”

첫번째 작전타임은 임영철 감독이 전반전 한국이 6:2로 뒤지고 있을때 불렀습니다.  헝가리와의 예선전을 복기해 본다면 이 상황이 임영철 감독으로서는 말도되지 않는 상황이었던 거죠.  예선전에서는 초반부터 전면적인 압박과 빠른 속공으로 이미 10분을 넘기기전에 헝가리의 기세를 완전히 꺾어놓았었습니다.   그걸로 사실상 승부가 갈렸었고 꾸준히 골차를 벌려나가며 33:22로 완승을 거두었었죠.
헝가리 골게터인 괴르비츠만이 혼자서 분전하며 최다골을 기록했었죠.  그러나 오늘은 시작부터 약간 맥빠진 플레이를 하며 공수전환이 느려졌고 수비또한 제대로 되지 않아 계속적으로 골을 허용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작전타임 휘슬이 울리자 경기장전체가 울릴만큼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임영철 감독의 목소리였죠.  선수들의 안이함을 큰소리로 꾸짖고 있었습니다.  작전이라기보다 꾸짖는 시간이라고 표현하는게 옳을겁니다.

우리선수들이 1차적으로 각성한것은 그때였죠.  거짓말처럼 다섯골을 연속적으로 득점하여 7:6으로 전세를 뒤집어 버리는게 아니겠습니까.  속으로 울컥하더군요.  정말 스포츠란게 멘탈게임이구나…하는 생각이 되새김질 되었죠.

두번째 작전타임 : “얘들아 절대 밀리면 안돼~!”

두번쨰 작전타임은 후반전 중반이후, 동점을 계속 이어갈 무렵에 한국이 한골을 앞서가자 나왔는데요.   임영철감독이 13번 괴르비츠의 수비에 대해 선수들에게 지시했습니다.  오늘 괴르비츠의 플레이는 정말 감탄 스러웠습니다.   지난 포스트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선수는 골게터입니다.  예선전 최다득점 2위였는데요.   8강전에 들어와서 그 패턴을 바꾸어버렸습니다.   자신은 수비를 끌고다니면서 페를링이나 토트에게 완전한 찬스를 만들어 주는 역할로 전환한 것이지요. 
그 작전은 완전히 적중해서 8강전에서 넘지 못할거라고 여겨졌던 루마니아를 격파했습니다.  정작 자신은 두골만 터뜨렸죠.  오늘 역시 그때와 비슷했습니다.  한국수비들을 철저히 끌고 다니면서 페를링에게 기회를 내주었고 한국은 페를링에게 계속 골을 허용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결정적일때마다 골을 터뜨렸습니다.   오늘 괴르비츠가 골을 터뜨릴때마다 저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왔는데요.    전반전에 왼쪽 사이드를 파고들면서 공중에서 슛모션을 언더슛으로 바꾸어 손목을 이용해 낮게깔리는 미사일 같은 슛을 성공시켰을때 꽥하는 소리를 질러버리고 말았습니다.   후반전에서는 손목을 이용해 공에 회전을 주어 점프한 골키퍼 아래로 휘어지며 굴러들어가는 슛도 정말 엄청난 기량이었습니다.
게다가 수비수가 나오는 것을 보고 겨드랑이 사이로하는 대포알같은 언더슛은 거의 남자나 다름없었죠.    비록 지긴했지만 우리에게 버저비터를 선사했던 노르웨이의 그로 헤마셍선수와 함께 이번대회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보여집니다.  (ㅎㅎ 모든 선수들을 보지 못했지만요 ^^)

이런 엄청난 선수의 수비를 임영철 감독이 지시한 것인데요.   마지막으로 나가려는 선수들에게 이렇게 소리를 쳤습니다.   꾸짖을때와 같은 강도로요
 “절대 밀리면 안된단 말이야”

세번째 작전타임 : “자~ 너희들이 양보해야해, 가만 누가 나가면되지?”

괴르비츠의 수비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괴르비츠의 손발이 잘리게 되자 자연스레 턴오버가 늘어나게 되었고 경기종료 1분전까지 6골차까지 헝가리를 밀어붙였습니다.  벤치에 앉아있던 헝가리 선수는 패배를 예감한듯 벌써부터 눈물을 흘리고 있었죠.
이때 또 의아하게 임영철 감독이 작전타임을 불렀습니다.  별로 부를 상황이 아니었거든요.

“자~ 언니들이 이번이 마지막이니 너희들이 양보해야해,”
“가만 누가 나가면 되지?  허순영(75년생)~ 오성옥(72년생)~ 홍정호(74년생)~ ….”

네,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인 노장선수들로만 멤버를 구성해서 마지막 1분, 그리고 경기종료를 코트에서 느끼게 해주겠다는 임영철 감독의 배려였습니다.
전 임영철 감독의 말에 결국 결정적으로 감정이 울컥해서 울어버렸네요.
임오경 해설위원은 이때부터는 감정을 주체못하고 거의 통곡하시더군요..정말 이해가 됩니다.

결국 그들 노장선수들은 종료휘슬소리를 코트안에서 들었습니다.  모두 나와서 얼싸안고 운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죠.  영화 우생순보다 10배 감동적이었습니다.
당신들이 진정한 승자들입니다.  금메달 따위는 제쳐두고라도 이런게 진짜 스포츠죠
안그렇습니까 여러분 ?

P.S – 이 게임 못보신 분들은 재방송이라도 보세요.  대단합니다..대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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