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쿠바도 잡아버리는게 낫지 않을까 ?

By | 2008-08-20

아래 포스트를 신나게 쓰다가  어제 하루가 지나가 버렸다…
올림픽 야구 쿠바에 대한 글이었는데 참,  결과적으로는 모든게 잘되었으니 ㅋㅋ
그래도 써놓은것이 아까워서 그냥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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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다른사람들 몰래 DMB가 지원되는 핸드폰으로 대만과의 야구중계를 지켜봤다.  아침에 집에서 나설때 부터 배터리가 고갈되어 야구를 못보는 것을 막기위해 여분의 배터리 2개까지 가지고나선 터였으니 이정도 되면 ‘용의주도 미스터 김’이라 불리워야 마땅할 것이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9:8 !!
혼자 조용히 숨어보면서도 분통이 터져서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난 저 상황이 무엇인지 알수 있었다.  직접 체험을 했기에 말이다.

사건1>
대학생때 탁구를 잘친다는 친구가 하도 입으로 시건방을 떨길래 그 길로 그 친구를 데리고 조용히 탁구장으로 내려갔다.   그때가 1988년이었다.  386세대는 누구나 86년부터 88년 사이엔 탁구선수였다.  유남규가 김기택을 누르고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해가 아니던가 ?  그것도 세계랭킹 1위인 장자량과 3-4위급인 첸신화 등 중국의 톱랭커들을 줄줄히 탈락시키고 얻은 금메달이었으니 어찌 나같은 한량이 탁구라켓을 붙잡지 않을손가 ?   당연히 나는 고3때(86년도) 및 재수시절 독서실에 다니면서 바로 옆 건물에 있던 탁구장을 화장실 드나들듯 자주 들락거렸고 버터플라이 러버가 주는 손맛도 알게되었다. 
그러했으니 그 문제의 친구가 탁구로 거들먹거리는 꼴이 마치 소림사 주지 앞에서 역근경을 논하고 있는것 처럼 보여 참을수가 없었다.  
평소 펜홀더 전진속공수들인 김완과 김기택을 좋아하던 나는 김기택이 은메달에 머무른 것이 불만족 스러웠고 그 문제의 친구가 유남규같이 펜홀더 드라이브 전형인것을 보고 대신 앙갚음을 하려고 테이블에 바짝 다가섰다.

결과는 내가 기대했던 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 친구는 안그래도 창백한 얼굴이 내 점수가 19점에 이르자 더욱 창백해졌다.  19:11  !!!    이쯤되는 점수라면 나는 유남규나 장자량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때부터 오히려 내가 시건방을 떨었다. 
19:15까지 점수차가 줄어들자 나는 장난은 그만하고 게임을 매듭지으려고 했지만 그게 잘 안되었다.   비참한 실수를 거듭하면서 나는 21:19로 지고 말았다. 

사건2>
내 블로그에도 자주 들르는 내 선배와 당구를 즐겨치는 편인데  4명이 편을 나누어 소위 말하는 쓰리쿠션 겐뻬이를 즐기는 편이다.  우리 4명은 편을 바꾸지도 않고 2006년인가에는 100전 이상을 소화할 만큼 맹렬하게 쳐댄적이 있었다.
우리는 상대방에 대해 폭언과 야유 등을 서슴지 않았고 이기고 있을때면 더욱 그랬다.  그때 내가 느낀 교훈이라면 아무리 점수차가 벌어졌어도 끝까지 방심하지 말고 경기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도 그랬지만 상대방도 역시 그러한 말도 안되는 역전패를 당하고 나서는 언제나 크게 앞서고 있어도 고삐를 절대 늦추지 않았다.

일단 느슨하게 풀어진 마음과 상대방의 상승세는 다시 돌이키기 어렵다.  스포츠는 멘탈게임인 만큼 더더욱 그 현상이 심화되기 마련이어서 일말의 불안감이 더큰 실수를 불러오고 나중에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어제 야구도 이미 4회를 지나갈때 즈음엔 그렇게 되어 있었다.  느슨해진 다음을 다잡을수가 없었고 나중에는 총력을 다해도 지켜낼 수 없을 상태에 이르렀다.  다행히 강민호의 안타와 윤석민의 호투로 경기를 어렵게 매듭지었지만 정말 어이없는 패배를 당할뻔 했고 5회정도에 접어들자 나는 곧바로 위의 사건 두가지가 떠올랐었다.

자… 어제 경기는 그렇다고 치고 앞으로의 경기를 생각해보자.
언론을 통해 내일 쿠바 경기를 계투작전으로 넘기고 네덜란드전에 송승준을 투입하여 4강전에 대비하겠다는 얘기를 듣고 …
(여기까지가 어제 아침까지 써놓은글..)

결론은 송승준을 쿠바전으로 돌려서 쿠바전을 승리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4위가 미국이 될 것이 농후하기 때문에 준결승을 미국과 하는것이 더욱 나으리란 것.
물론 일본이 미국전에서 애써서 지려고도 할 수 있지만 그러기도 쉽지 않을것이다.
그러니 일본은 미국전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되므로 결과적으로는 양팀 모두 핵심투수진은 모두 놔둔채 설렁설렁 하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치 어제 쿠바와 한국전에서 처럼 어느 한투수가 이닝이터가 되어 혼자 책임 져 주던가, 아니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5종 콤보 샘플러 메뉴마냥 여러투수가 1-2이닝씩 번갈아 던지면서 컨디션을 점검해 보는 수준이던가 둘중 하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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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그냥 쿠바도 잡아버리는게 낫지 않을까 ?

  1. 효준, 효재아빠

    스포츠할 때는 그냥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게 최고지..
    글구 우리나라는 경우의 수를 제발 안따지면 안되는건가..그냥 끝까지 밀고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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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젤 짜증나는게 그노무 경우의 수지… 당췌 지난 수십년간 국제대회만 나가면 종목을 가리지 않고 경우의 수 따지는데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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