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악스러운 박태환의 기록

By | 2008-08-14

며칠전 200m 결승에서의 박태환을 보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펠프스를 능가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기록 경신 페이스는 펠프스의 그것과 닮아있다.   남자 200m 자유형 역대 기록을 보면 이해가 빠를것이다. 
먼저 펠프스가 이번 올림픽에서 8관왕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한마디로 이언 소프가 없어져버렸기 때문이었다.  펠프스는 4년전까지만 해도 이언 소프와 겹치는 종목에서는 메달을 따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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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자유형 200m Long코스 역대 10위기록

그 당시의 이언 소프는 현재의 펠프스와 같았다.   어처구니 없는 그의 세계 신기록은 펠프스에 의해 작년에서야 깨질 수 있었다.   50m, 100m기록이 대회때마다 경신되는 것에 반해 호주의 소프와 해킷이 가지고 있는 중장거리 세계기록들은 철옹성과 같이 단단해 보인다.   그중 하나인 200m 기록을 펠프스가 넘어선 것이었는데 그것도 6년이 걸렸다.

그런데 박태환이 이언 소프와 펠프스에게만 허용된 챠트에서 살짝쿵 역대 10위에 올라가 있는 것이다~ !!   일단 1분 44초대에 진입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일이다…
게다가 200m는 박태환의 주종목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던 분야가 아니던가 …

챠트를 보면 펠프스도 거의 외계인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기가 펠프스의 최전성기가 아닌가 싶다.  다음 올림픽에 나온다 해도 1위는 할 수 있을 지언정 자신의 신기록을 연일 경신하는 경지에는 오르지 못할 것이다 … 모르긴 해도 저기록을 깨는데도 또다른 6년이 걸리겠지…   이언 소프의 기록을 보면 2001-2002년경 거의 모든 신기록을 수립했는데 그가 82년 생이니 20세의 나이에 최전성기를 맞은 셈이었다.

박태환 역시 지금의 괴력이라면 1분 44초대를 돌파하는 것이 망상은 아닐것 같다.   저 기록 역시 이전 기록을 1초 이상 단축한 어처구니 없는 괴력에 의해 탄생한 것이니까 …
펠프스 역시 각종대회에서 약간만 컨디션이 않좋거나 하면 막바로 박태환한테 밟힐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할듯하다…
 
다음으로 400m 역대 10걸의 기록을 보자… -.-;;
박태환 이전에는 1~10위까지가 모두 이언 소프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게다가 신기록은 2002년에 세워진 것인데, 역대 8위기록이 1999년에 처음 작성되었으니… 적어도 지난 10년간 400m 남자수영은 이언 소프의 발끝에도 전혀 미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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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400m 롱코스 역대 기록 10걸

이언 소프 이전에는 그 누구도 3분 42초 벽에도 진입하지 못했었는데 박태환은 그것을 넘어서서 3분 41초대에 진입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중국의 장린은 42초대를 기록했다)  그래도 아직 소프의 기록은 멀기만 하다 ….
400m에 단골로 출전했던 해킷 조차도 43초벽을 뚫지는 못했었다.   그걸 간단하게 뚫어버리는 박태환군 … -.-;; (정말 괴력의 소년이다)

400m는 정말 박태환이 이언소프 이래로 거의 독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닐까 생각된다.   박태환은 이번주말 1500m에 도전해서 또 하나의 메달 사냥을 준비하고 있는데, 모든 사람들의 생각대로 그랜드 해킷만을 제치면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은 아니다.
 
아래 챠트를 보면 역대 10위에 약간 익숙한 이름이 자리하고 있는것을 볼 수 있을게다.   그렇다 반더카이다.  이 친구는 박태환이 출전한 경기마다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이 친구가 가장 소질있는 분야가 1500m같다.   게다가 2008년에 기록한 것이니 반더카이가 이 분야에 있어 상승세라는것은 부인할 수 없을터, 해킷이 이번대회가 거의 마지막이라고 치면 앞으로는 이친구와 번번히 마딱뜨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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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m 역대 10위기록

이번 올림픽 수영기록이 전반적으로 좋은 것으로 미루어 워터큐브라는 수영장이 기록 양산에 일조하고 있을거란 추측까지 가미한다해도 금메달을 따기위해 해킷의 기록인 14분 34초를 반드시 넘어서야 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해킷의 1500m  기록이야 말로 이언 소프의 400m 기록에 못지 않은 전인미답의 철옹성같은 외계인 기록이기 때문이다.  14분30초대를 경험해본 인간은 지구가 생겨난 이래로 해킷 한명이었고  각종 대회에서의 우승기록이 40초대 후반이나 50초대에 형성되는것을 고려한다면 14분 40초대 초반, 역대 4~5위 기록정도로 우승자가 가려지지 않겠나 생각되며 이 기록을 해킷이 다시 기록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박태환의 기록이 14분 55초대이기 때문에 그가 우승하려면 자신의 기록을 12~3초 이상 단축해야 하고, 이는 거의 100m랩을 1초정도씩 단축해야 가능해진다는 얘기가 된다.
박태환의 1500m 기록은 400, 200미터와 다르게 2006년 아시안 게임 이후 답보상태이고 지난 세계선수권에서도 이부분에서는 결승에 진출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그의 메달을 쉽게 예상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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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소프 (Ian Thorpe)

그는 최근에 해킷을 자신의 롤 모델로 삼는다는 얘기를 했다지만 그의 최근 기록을 참조해 볼때 그는 사실 해킷보다는 이언 소프에 더욱 가까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언 소프는 200-400-800미터에 참가해 200-400미터 부문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강자, 800미터는 역대 2위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에 반해 해킷은 200-400-800-1500에 참가해 왔고 400미터는 명함을 내밀정도의 수준을, 800-1500은 여전히 역대 1위 기록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알고있다시피 마이클 펠프스의 8관왕 도전은 100-200-400-800-1500을 모두 망라한 것이 아니다.  펠프스는 접영 두종목과 계주, 혼영,  200미터와 같은 중거리 부문의 강자이다.   50-100미터와 같은 단거리에서는 펠프스도 별수 없다.

박태환도 이 시점에서 색깔을 분명히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가 정말 1500미터에서 우승한다면 200미터에서처럼 정말 믿겨지지 않는 일이 될테고 이거야말로 세계 수영계가 발칵 뒤집힐 대사건중 하나이다.   세계최초로 이언소프와 그랜드 해킷을 합쳐놓은 선수의 탄생이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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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thoughts on “경악스러운 박태환의 기록

  1. foog

    글을 읽고 보니 박태환은 정말 새삼 괴물이로군요. 이언 소프란 양반도 엄청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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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그렇죠 ? 박태환도 대단하지만 이언 소프가 새삼 대단한 인물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82년 생이니 26세인데 벌써 은퇴했다는 것이 좀 아깝긴 합니다. 그러나 아테네 올림픽 이후 기록면에서 하락세가 완연했기 때문에 정상에 서있을때 내려온 것으로 볼 수 있지요.
      이 친구는 요즘 연예계로 진출했다던데요~ 박태환도 앞으로 여러가지 유혹이 있을텐데 걱정입니다. 언론과 기업들이 가만 놔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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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demitrio

      오늘있을 1500 예선에서부터 박태환은 자신의 기록을 4-5초 가량 앞당겨야 가능성이 있을걸로 보입니다. 사실상 예선만 보면 결승이 어느정도 감이 잡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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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demitrio

      방금 예선이 끝났네요. 박태환이 탈락할것은 어느정도 짐작이 되었었는데 해킷이 38초대로 들어온 것은 정말 경악스럽습니다. 해킷이 정말 이번 올림픽에서 마지막으로 불꽃을 태우고 있군요. 1500m의 기록이 갑자기 14분 40초대 초반으로 모두 앞당겨 졌습니다. 예선통과자들의 기록을 보면 대부분 40초대로군요.. 대단합니다
      박태환의 아시아기록도 장린에 의해 10초 정도 당겨진 것으로 보여지구요. 앞으로 박태환은 1500보다는 800정도까지 출전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800은 올림픽 종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박태환이 외면해 왔었지만 수영선수라면 거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림픽뿐만 아니라 세계선수권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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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ranzzy

    좋은 분석이네요~. 정작 수영 올림픽 중계나 여러 미디어의 기사에서는 이런 좋은 분석은 없고 어설픈 민족주의나 쓸데없는 고함질밖에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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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 감사합니다~ 신문이건 방송이건 올림픽중계나 보도를 보면 정보는 거의 없는게 현실이더군요. 모든 초점은 그저 한국팀 하나에만 맞추어져 있죠. 예를들어 여자 핸드볼의 경우, 다른 조의 경기결과 자체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지경입니다. 사전정보를 전혀 얻을 수 없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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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ㅇㅇㅇ

    글쓴사람은 이안소프빠돌이네. 펠프스가 8관왕을 도전하는게 이안소프가 없기 때문이라고? 겹치는 종목이라고는 자유형 200M밖에 없는데, 이안소프는 2001년 이후로 완연한 하락세였다. 은퇴를 안하고 출전했다고 해도 개발렸어. 아니, 최전성기인 2001년의 기량을 완전히 회복해도 2초가까이 차이가 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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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흠~ 기본적인 예의가 없으시군요. 님의 언어대로 하면 전 펠프스 빠돌이이자 이언소프의 빠돌이고 포포프의 빠돌이랍니다. 펠프스가 지난 올림픽에서도 8관왕선언을 했다가 실패한게 이언소프 때문이었구요. 물론 지금시기에 펠프스와 최전성기의 이언소프가 맞붙는다면 펠프스가 이길것은 자명하죠.
      그건 위의 글을 읽으신 분들은 다들 느낄만한 얘기인데요 뭐
      굳이 그렇게 강조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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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ㅇㅇㅇ

    과학의 발전으로 기록이 향상되었다고 변명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면 이안소프는 왜 2001년 이후로 기록이 계속 퇴보하였을까? 즉 기량이 떨어진거지 기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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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ww

    펠프스가 이번 올림픽에서 8관왕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한마디로 이언 소프가 없어져버렸기 때문이었다? 이언 소프가 있었어도 당연히 8관왕 선언했겠죠. 그리고 8관왕 달성했을테구요. 최전성기 기록이 1분44초대, 그리고 2006년 기록은 1분46초대인 이언소프가 뭐가 무서워서 펠프스가 8관왕 얘기를 못꺼낸다는 말씀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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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4년전에도 그 선언은 했었죠. 이번대회야 경쟁자다운 경쟁자가 없었으니 더 자신감이 있었을 테구요. 육상이나 수영이나 세월이 지나면 기록은 경신되기 마련이라… 지난세월의 선수와 직접적인 비교는 힘이 들죠.
      제가 하고싶은 말은 이언 소프의 기록이 당대에는 경악스러운 것이었다는 겁니다. 같은 괴물인 펠프스 조차도 2007년에야 그 기록을 깼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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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ww

    이언소프가 물론 2001후쿠오카-~2002맨체스터 무렵에 굉장했다는건 누구나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건 그때일뿐, 2003 2004 2005 2006 이언 소프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기록이 퇴보했습니다. 2002이후로 단 한차례도 1분 44초50 안쪽으로 들어온 바가 없고, 2005~2006땐 1분46초대의 기록이 최고입니다.

    소프의 기록은 대부분이 2001,2002때 세운 기록이죠. 그런데 그 이언소프가 2008 베이징에 나왔다면 펠프스가 8관왕을 선언할수 없었을 것이다? 그건 잘못되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레이저레이서 없이도 1분43초대를 찍는게 펠프스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펠프스가 2007년 자유형200 기록을 깼다고 하셨는데 펠프스가 국제대회 자유형에 언제부터 참가하기 시작했는지도 같이 봐주셨으면 합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이 바로 자유형200 첫 도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유형 개인전에 도전한지 단 3년만에 세계기록을 갈아치우고, 베이징에서 다시 자신의 기록을 경신한겁니다.

    즉, 소프가 베이징에 출전했다면 8관왕 못했을꺼다(?) 이라는 가정은 무의미 하다는 것이고, 또하나는 펠프스가 2007세운 세계기록은 펠프스 입장에서 보면 6년만이 아닌 자유형 개인전 도전 3년만에 이루어낸 것이라는것. 그리고 아테네 올림픽때 이미 개인종목 4관왕을 포함, 금메달 6개를 따냈던 펠프스가 금메달 2개였던 소프보다 우위였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주종목이 아닌 곳에 나가서 그것도 첫 도전만에 동메달을 따냈는데 폄하될 이유가 없는것입니다. 소프도 아테네에서 자신의 주종목이 아닌 자유형100에 나와서 동메달에 머물렀습니다. 원래 주종목을 벗어나면 힘을 못쓰는건 당연한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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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ww

    즉 이언소프는 과거의 전설로 대우해주면 된다는겁니다. 펠프스도 마찬가지로 곧 전성기가 지나고 과거의 전설이 되겠죠. 그런데 이언소프가 베이징에 출전했다면(?) 이라는 가정은 무의미 하다는 것입니다. 기록 차이도 확연하구요.

    더불어 베이징 400자유형에 이언소프나 펠프스가 나왔으면 박태환이 졌을것이라는 가정도 역시 무의미합니다. 이언소프는 2002 이후로 좀처럼 3분43초대로 들어오지 못했고, 펠프스는 400자유형 기록이 매우 저조합니다. 누가 나왔든지 간에 베이징 올림픽 200금메달은 펠프스, 400금메달은 박태환이라는 것. 받태환은 3분41초대로 우승했습니다.

    소프가 출전했으면 박태환이 졌을거란 얘기는 이리나 슬루츠카야나 미쉘콴이 지금 당장 출전하면 김연아가 진다는 말과 같습니다.

    소프는 당연히 경악스러웠던 선수맞지요. 하지만 지금 출전했다면 현재 최고의 선수들을 이긴다는건 정말로 어불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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