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전 4경기중 3경기가 진행되었고 내가 예측한 승부는 벌써 2개나 틀렸다.  야구는 어느정도 Visibility가 보장되는 경기이다.  다음날 선발투수가 누가 나오는지만 알면 어느정도 승부의 윤곽이 그려진다.  물론 야구도 변수가 있지만 그 불확실성은 확실히 축구만 못한것 같다.    그래서 축구가 짜릿하다.

믿기지 않는 터키, 절레절레….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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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니하트 너마저 부상.... -.-

일단 크로아티아와 터키얘기를 먼저 하도록 하자.   진드기같은 팀끼리 맞붙는 바람에 경기가 어느정도 재미가 없을 거란 예상은 되었었다.   양팀합쳐 파울이 43개에 옐로카드가 4장이었다.    끈덕진 팀들이라 분명 미드필드부터 공잡은 선수를 가만 놔두지 않을거란 예상이었고 이때문에 몸싸움과 공빼앗기로 인해 경기흐름이 자주 끊길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적으로는 크로아티아가 좀 더 세련된 경기를 이끌어 가고 있었고 슈팅수도 더 많았다.  이번 대회의 터키는 그야말로 제정신이 아닌팀이다.  마치 유로2000의 유고팀을 보는듯 하다.    이들의 체력적인 한계와 능력치는 이미 자신이 가진것을 넘어서서 모든 계기판이 비정상적으로 작동되는 듯 하다.

스위스전부터 이어온 막판 뒤집기는 체코를 거쳐 크로아티아에게 까지 적용되었다.   크로아티아의 선취골 역시 모드리치의 끈질긴 왼발크로스를 통해 막판에 나왔지만 순간적으로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감독까지 포함해) ‘이제 끝났다’라고 느낀 나머지 단 몇초간을 방심했었다.  
터키선수(그때도 니하트였던가?)가 단 1초라도 아끼려고 부심의 고장난 깃발을 이어달리기로 갖다준 기억을 떠올린다면 아마 그런 방심은 하지 않았을수도 있었겠지만 어쨋든 그들은 정말 바늘하나 들어갈 만큼의 방심을 했고 터키는 기어코 그 틈을 골로 연결해 버렸다.

아마 내가 터키 국민이었다면 너무 놀라 심장마비가 왔을것이다.   솔직히 이 경기는 누가 잘했고 누가 못한것을 얘기해봤자 소용없다.  감독들의 전술을 비교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오로지 축구공을 향해 달려드는 스물두명의 미치광이들의 전쟁이었는데 그런 비교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터키는 4강진입에 성공했지만 정말 결승에 오르는 것은 장담할수가 없을지경이 되었다.  그것은 독일이 너무 강해서라기 보다 현재 팀의 컨디션이 완전히 만신창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군고르와 세틴, 메틴, 글루는 부상으로, 아시크, 산리, 데미렐, 투란은 경고누적으로 다음경기에 출장할 수가 없게 된데다가 설상가상으로 니하트마저 부상으로 출전을 못한다는 소식이 오늘 유로2008 홈페이지를 통해 전해졌다.

결국 골키퍼를 빼면 20여명의 스쿼드인데 여기에서 위의 선수들 9명을 빼면 11명이 남는다.  120분간의 혈전으로 지칠데로 지친 터키가 (그것도 교체자원도 없는) 거의 모든 자원을 고스란히 보전하고 있는 독일을 넘어설 수 있을까 ?
터키의 진정한 기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힘내라 터키 ~

러시아가 네덜란드가 됐는가 아니면 네덜란드가 러시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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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수비를 철저히 파괴시킨 아르샤빈, 쐐기골을 넣고...

지난 스페인전의 대참패를 감안한다면 네덜란드전을 포함한 러시아의 최근 세경기는 정말 경악스러울만 하다.     오늘 경기만을 보자면 저쪽에서 이탈리아나 스페인 중 아무나 올라와도 해볼만한 경기력이 되겠다.
나는 8강전 예측에서 러시아(또는 스웨덴)가 네덜란드에 3:1쯤으로 질것이라 예측했었는데 완전히 거꾸로 되고말았다.    러시아는 아르샤빈,  파블루첸코의 공격듀오에  윙백인지  본격적인 공격수인지 알수없는 지르코프의 측면 공격으로 네덜란드 수비를 완전히 붕괴시키고 말았다.

네덜란드는 어차피 불안한 수비진이라는 아킬레스 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약점을 메꿀만한 미드필더진과 막강한 공격진용을 가지고 있어서 상대방이 제대로 힘을쓸 찬스를 많이 내주지 않은것으로 헛점을 덮어왔다.
그렇기때문에 반바스텐 감독은 휘슬이 울리자 마자 러시아를 강력하게 압박하여 공격적인 주도권을 네덜란드로 가져올거라 내심 생각했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자 상황이 예상과는 정반대로 나갔다. 반 바스텐 감독은 미드필더진을 약간 뒤로 물려놓은 수비적인 전형으로 상대를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러시아는 사실 스페인전에서도 실수를 범해 연속적으로 실점을 하긴 했지만 전반 초반 위협적인 측면 공격으로 스페인을 몰아붙인 적이 있었다.
러시아는 처음부터 강공으로 밀고들어왔다.  어차피 히딩크도 전반전을 견디다가 후반전을 기약하는 전술따위는 네덜란드의 공격진에게 먹히지도 않고 도리혀 실점을 당했을때는 스페인전 처럼 대량실점으로 이어질 것을 예상했는지도 모른다.

어쨋든 러시아의 살길은 그나마 취약한 네덜란드 수비진을 끝까지 공략하는 것이었다.  러시아의 공격루트는 이랬다.  앙헬과 같은 강력한 미드필더진을 우회해 측면으로 볼을 내주고 막바로 블라루즈, 오이에르같은 포백들과 직접 대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드필더에서 수적인 우위를 점할 필요가 있었고 번번히 지르코프가 동원이 되었다.  오른쪽 측면을 맡고있는 블라루즈는 내내 괴로워했는데 이때문에 후반전 초반에 헤이팅아가 블라루즈를 대신하여 투입되었지만 오히려 헤이팅아의 구멍이 더 커져버렸다.   후반전부터는 네덜란드 오른쪽 진영은 아르샤빈과 지르코프의 독무대가 되어버렸고 이두명은 일지매가 담을 넘어가듯 제집드나들듯이 네덜란드 측면을 유린했다.

오이에르가 오른쪽으로 치우쳐 이들을 백업해보려고 했지만 오히려 아르샤빈 앞에서 자신의 한계만을 노출할 뿐이었다.

러시아는 한마디로 이날 경기에서 예선리그의 네덜란드와 같았다.   게다가 러시아는 믿기지 않는 체력으로 역습으로 돌아서는 네덜란드를 막아서고 있었다.  네덜란드는 역습찬스에서 언제나 숫자가 부족했고 답답한 슈나이더는 페널티에이리어 바깥쪽에서 중거리슛을 남발하기 시작했다. 

네덜란드 오른쪽 수비의 균열이 결국 후반전들어 전체의 균열로 심화된 것이다.  파블류첸코의 첫골은 이과정에서 나왔다.    첫골이후에  반바스텐은 앙헬라르를 빼고 그 자리에 아펠라이를 넣어 공격을 강화하고자 했는데 그 이후에 만회골이 나오긴 했지만 내 생각엔 그 때문에 더더욱 네덜란드 수비의 균열이 커지지 않았나 싶다. 

반 니스텔루이의 극적인 동점골로 연장전으로 들어가자 러시아는 발걸음까지 무뎌진 네덜란드 진영을 종횡무진으로 내달렸다.  아예 미드필드는 언제나 무사통과할 수 있을 지경이었다.     두번째 골 역시 네덜란드의 오른쪽을 파고들던 아르샤빈의 크로스를 통해 나왔다.  네덜란드는 이미 체력이 모두 소진된 상태였고 계속해서 이번엔 오른쪽을 파고들던 아르샤빈에게 쐐기포까지 얻어맞고 그자리에서  침몰해버렸다.

오늘 러시아가 잘한 것도 있었지만 반바스텐 감독의 전술역시 문제는 문제였다.   네덜란드는 언제나 이런식으로 토너먼트에서 탈락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는것 같다.  나는 4강 정도에서 다시만나는 이탈리아에게 침몰당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일찍 무녀져 버렸다.  

아직 8강전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만약 이탈리아가 올라온다면 히딩크에게는 정말 절묘한 인연이 될 것 같다.  2002년 한국팀으로 이탈리아를 이겼고 2006년 호주팀으로 졌으니 4강에서 만난다면 또다른 복수전이 펼쳐질 것이다. 

그러나 결국 결승에서는 이탈리아와 독일이 만나지 않을까 ?….
러시아와 터키가 결승에서 만나는 것이 정말 성사 될까싶다.  축구는 이래서 재미있는것 아니겠는가 ?
어쨋든 히딩크도 참 대단하다 …  다음은 어떤 팀을 맡게 될런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P.S – 스페인은 그놈의 징크스 때문에 벌써 스스로 절어있는것 같다.  비록 이탈리아가 가투소와 피를로가 결장한다지만 난 그점이 오히려 이탈리아에게 득이될것 같다.  피를로는 이번 대회에서 어차피 예전같은 컨디션이 아닌데다가 도나도니는 어차피 그를 뺄 마음도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지지부진함이 이어질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도나도니 감독, 큰 마음먹고 판을 새로 잘 짜보시지 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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