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반박자가 빨랐던 크로아티아
(B조 크로아티아 2 : 1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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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적인 예, 크로아티아는 시종일관 독일을 불편하게 했다.

제 생각에 어제 경기를 단적으로 설명하는 사진이 바로 위에서 보이는 저 그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포돌스키가 공을 잡자 좌우 양측면에서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포돌스키의 패스 자체를 방해하려고 태클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독일은 시종일관 모기떼와 같은 크로아티아 때문에 패스도 변변히 할수 없었습니다.  미드필드에서부터 공을 잡고나서 패스를 하려고 시도하면 공이 있어야 할 자리에 크로아티아 미드필더의 발이 이미 들어와 있었죠.    게다가 세컨드볼은 모조리 크로아티아에 내줬습니다.  독일 수비수가 걷어낸볼, 골킥, 크로아티아 수비진이 길게 걷어낸 볼 등 이모두를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죄다 쓸어담았죠.

경기기록을 봐도 볼점유율이 크로아티아가 57%로 높습니다.  유효슈팅도 8:4로 크로아티아가 두배나 많습니다.   사실 스코어로만 보면 독일은 운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크로아티아에 여전히 수케르가 있었다면 전반에만 3골을 넣었을 겁니다.
아스날의 에두아르두 다 실바가 부상으로 빠지지만 않았더라도 어제 토탈 스코어는 4:0쯤이었을 겁니다.

지난 오스트리아와의 부진한 경기를 고려한다면 오늘 경기는 독일의 완승으로 끝날 거라 다들 생각했고 저또한 원래는 잘 계획이었는데 전반전을 10분정도 보다가 완전히 경기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처음 10분 정도는 양팀이 정말 대등했습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였었죠.  처음엔 신장이 상대적으로 작은 크로아티아가 자꾸 양쪽 날개를 이용한 크로스공격을 펼치길래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독일의 미드필더들을 무력화 시키더니만 경기 진행 스피드가 점점 빨라졌습니다.   독일의 완강한 프레싱을 3각패스로 뚫고 나와 양쪽으로 빠르게 침투하는 윙백과 윙포워드에게 연결하고 이를 다시 빠르고 낮은 크로스로 연결하여 중앙에서 미친듯이 달려드는 공격수들에게 연결하는 패턴이 먹혀들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전반 24분만에 이와 같은 패턴으로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스르나가 독일의 측면수비수 얀센의 뒤에서 발을 갖다대면서 그림같은 첫골이 터졌습니다.   독일은 어쨋든 볼처리가 반박자씩 늦었던 것이 크로아티아에게 빌미를 주는 계기가 되었죠.

첫골이 터지면서부터 오히려 기가 더욱 살아난 크로아티아는 정말 쉴새없이 독일진영을 파고들었고 독일 미드필더는 거의 전진하지 못한채 볼을 빼앗겼습니다.  폭죽같이 올라오는 크로아티아의 측면 크로스들을 얀센과 람이 지켜봐야했고 중앙에 서있는 메첼더는 공격수들을 쫓아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고메즈는 최전방에서 고립된지 오래였고 프리츠는 스탤스모드에 들어갔으며 발락은 계속 볼을 빼앗기는 것에 화를 냈죠.

프링스는 예의 그 무시무시한 중거리슛을 쏘아올릴 정신도 없었습니다.  클로제 역시 이따금씩 보일 뿐이었고 포돌스키가 수비진영까지 오르내리면서 미친듯이 뛰어다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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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한놈, 못한놈, 그저그런놈 (모드리치, 프리츠,그랜차르)

후반들어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오동코에 슈바인슈타이거, 나중에는 쿠라니까지 투입이 되었지만 이들도 곧 같은 신세로 전락했고 슈바인슈타이거는 상대를 밀치면서 퇴장까지 당해 양팀간의 경기에서는 퇴장자가 꼭 생긴다는 전통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72분에 쐐기골을 맞으면서 독일은 완전히 무너졌고 그제서야 크로아티아는 이전까지의 타이트 했던 마크를 느슨하게 풀어주었습니다.  

지난 2006년 월드컵 죽음에 조에 속해있던 체코는 1차전에서 미국을 맞아 로시츠키의 원맨쇼로 가볍게 3:0의 승리를 거둡니다.  그러나 3차전에서 만난 가나전에서는 정말 참혹하게 당하고말죠.  저는 축구를 보면서 잔혹하다는 표현을 쓰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체코는 정말 치욕스럽게  가나에게 농락을 당하면서 거의 10:0으로 진것이나 다름없는 경기를 했죠.     오늘 독일의 경기는 그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선수들은 모두 뭐에 홀린듯 반공황상태에 빠져있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크로아티아가 경기를 느슨하게 풀어주자 포돌스키가 분풀이라도 하려는 듯, 깜짝놀랄만한 왼발 대포알 발리슛을 터뜨려 영패를 면했습니다.  (정말 최근1년사이에 본 골중 가장 강력한 슛이었던듯…)
 
올해 토트넘 식구가 되는 모드리치는 전반전부터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다른 선수를이 하도 날뛰어서 그런지 보통정도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후반들어 동료들의 기세가 약간 수그러들자 그제서야 진가를 발휘하더군요.(원래 그랬었는데 제 눈에 안띄었을수도 있지만요)   침착하고 정확한 패스와  볼키핑력, 경기를 읽는눈 등은 정말 최고더군요.
72분이후 크로아티아가 조금 느슨해졌을때 모드리치가 패싱게임으로 시간을 끌거나 상대방 진영으로 침투하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라모스감독의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모드리치가 토트넘에 가면 고질적인 볼배급문제와 조율은 정말 개선되겠더군요.

독일의 막판 공세를 잘 막아낸것도 사실 모드리치의 침착성이 한몫단단히 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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