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코를 풀어둔 체코, 굿바이 스위스

By | 2008-06-12

어제 야근을 마치고 밤12시가 넘어서 집에 도착, 씻지도 않은채 멍하니 체코와 포르투갈의 전반전을 봤습니다.  큰일입니다… 컨디션 조절 해야하는데 유로 2008때문에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는군여.  그나마 스위스 경기를 안봐서 다행이죠

데코를 풀어둔 체코, 댓가를 치르다
(A조 포르투갈 3 : 1 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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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골 1어시스트 데코, 실질적인 MOM

오늘은 A조의 빅매치 날이었습니다.  체코와 포르투갈이 맞붙었고 앙숙인 터키와 스위스가 격돌했죠.  체코와 포르투갈의 전반전 만큼은 지금까지 이번대회를 통틀어 가장 박진감 넘치는 진행이었습니다.

만약 경기하이라이트만 보신 분들은 재방송을 통해서라도 이 경기를 보시기 바랍니다.  비록 스코어는 3:1이었지만 정말 물고물리는 대접전이었습니다.  스코어상으로야 3:1이라 하이라이트만 봐서는 포르투갈의 완승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경기였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전반전 호각이 울리자마자 체코는 예상을 뒤엎고 강력한 압박과 함께 포르투갈의 공격에 맞불을 놓았습니다.   포르투갈은 예의 빠른 전진패스와 침투, 중앙돌파를 보였고 체코는 선굵은 패스와 좌우에서 크로스에 이은 포스트플레이를 선보였습니다.   그러나 균형을 먼저 깬것은 포르투갈이었습니다.  데코가 집중력을 보이면서 문전 혼전에서 재차슈팅을 퍼부어 1:0으로 앞서기 시작했죠. 
체코의 기세가 꺾이는가 싶었습니다만 체코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포르투갈을 몰아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전반전 중반으로 들어서자 서서히 포르투갈의 공격속도가 체코에게 밀리기 시작했죠.  

체코는 한골을 먹은지 9분만에 코너킥을 시온코가 멋지게 헤딩골로 연결시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습니다.  그 뒤로는 전반전이 끝날때까지 양팀 모두 한치의 양보가 없는 치열한 공격일변도의 경기를 보여줬습니다.  이 과정에서 체흐 골키퍼는 포르투갈의 중거리슛을 침착하게 걷어냈고 포르투갈 역시 가까스로 체코의 고공플레이를 막아내고 있었죠.

체코는 이날 호나우두를 2-3명이 둘러싸며 철저히 마크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플레이메이커인 데코의 활동폭을 보장한 결과가 되고말았습니다.  후반들어서 체코는 눈에 띄게 체력이 저하되기 시작했고 결국 데코를 가만놔둔 댓가를 치르게 됩니다.  첫골을 넣었던 데코는 오른쪽사이드부근을 여유롭게 파고들다 3-4명의 수비수 사이로 자로잰듯한 땅볼 크로스를 배달하고 이를 달려드는 호나우두가 완벽하게 차넣습니다. 
2:1로 뒤지게 된 체코의 선택은 얀 콜러였죠.  체코는 전반까지 경기를 조율하던 역할을 하던 마테조브스키도 빼버립니다.  밀란 바로쉬와 교체될 줄 알았던 얀 콜러는 갈라섹과 교체됩니다.  감독의 필승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죠.

감독의 의도대로 얀 콜러가 들어가자 마자 중앙으로 이어지는 크로스를 좌우로 떨구어주고 이를 양쪽에서 달려드는 시온코 등이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시온코는 이날 체코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로 보였죠.    7-8분이 남았을때만 하더라도 체코가  동점골을 넣을 수 있을듯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종료즈음에 드로잉에 이은 단 한방의 롱패스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들어온 호나우두에게 연결되면서 좌측에서 달려들어온 콰레스마 까지 골키퍼와 2:1 상황이 되면서(-.-;;) 호나우두가 가볍게 체흐를 제치고 콰레스마에게 연결해 쐐기골을 성공시킵니다.

그것으로 체코의 숨통을 끊어버렸죠.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습니다만 체코를 응원하던 저는 로시츠키와 네드베드를 그리워해야만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데코를 너무 자유롭게 풀어둔 것과 후반전 체력저하가 체코의 패인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포르투갈은 누노 고메스가 거의 스텔스 모드였던 것이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었죠.  포르투갈은 정말 언제쯤 토레스같은 원톱과 체흐같은 골키퍼를 보유하게 될까요.   이 두 부분이 포르투갈의 약점이죠.  포르투갈은 마지막 경기인 스위스전을 정말 여유롭게 치를수 있게되었습니다.  8강에 진출해서도 이점이 잇점으로 작용하겠죠.

반면 체코는 터키와 죽자사자 싸워야 하겠군요.  두팀 모두 2득점 3실점으로 득실까지 똑같아 서로간에 무조건 승부를 내야합니다.

보복을 당하며 가장먼저 예선탈락한 스위스
(A조 터키 2 : 1 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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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역전패에 망연자실한 스위스 팬...

사실 자느라고 이 신나는 경기를 보지 못했답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터키가 스위스에 드디어 복수를 했더군요.  2006년 월드컵예선에서 스위스가 터키 안방에서 그들을 탈락시켰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엔 반대로 터키가 스위스안방에서 스위스를 격침시켰더군요.
그것도 종료직전 터진 역전골로 말이죠.

이로서 이번대회에서 그리스와 함께 가장 재미없는 경기를 펼치는 팀인 스위스가 탈락했습니다.  마지막 포르투갈전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체코와 터키의 승자가 2위로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탈락이죠.

터키와 체코전도 접전이 될 것같습니다.  터키가 포르투갈전에서도 의외로 탄탄한 전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마지막 경기도 재미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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