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조 경기를 보고나서 그 다음날 B조경기는 일찍 잤습니다.  두경기 모두 결과가 빤히 보이는것 같아 체력보충겸 쉬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 등판을 하루 건너뛰었죠.
가장 관심이 가는 경기였던 C조 전경기와 D조의 러시아,스페인의 경기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무너진 이탈리아
C조 네덜란드 3 : 0 이탈리아  (반 니스텔루이, 슈나이더, 브롱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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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나이더, 이탈리아 미드필더들을 제압하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유로 2000,  2002년 한일월드컵,  유로2004, 2006 독일월드컵에서 저는 모두 이탈리아를 우승후보로 꼽았었습니다.   사실 이탈리아는 굳이 분석하지 않고 우승후보에 올려놓아도 웬만큼 확률이 있을 만큼 기복없는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었죠.

어제같이 그렇게 무참하게 무너진 적은 제 기억에 없습니다.   반면에 네덜란드는 화려한 스쿼드에 비해 언제나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었죠.  2002년 월드컵에는 아예 탈락했었고 말이죠.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인가에서 저는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라이카르트, 반 바스텐, 굴리트의 오렌지 3인방이 버티고 있는 네덜란드를 우승 1순위로 올려놓았것을 기억합니다. 직전대회인 88년 유럽컵을 들어올렸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그래서 잔뜩 벼르고 있었는데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단 1승도 건지지 못한채 탈락하는 것을 보고 네덜란드를 속빈 강점쯤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98년 월드컵에 히딩크가 데리고 나온 멤버들이 (5:0으로 당한 기억이 있어서인지) 심적으로 더 위압감이 있는 멤버들이었습니다.

네덜란드는 역시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2006년 월드컵에서도 잘 올라가다가 탈락했었죠.  사실 이번 대회도 다르지 않을거라고 생각했고 이탈리아를 3:0으로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 생각은 같습니다.

현 네덜란드 대표팀은  공격진에 비해 수비진이 무게감이 떨어지는 듯 보이고, 미드필드진은 보통 수준으로 보았습니다.  공격진은 언제나 그렇듯 무시무시한 수준이었죠.  부상으로 로벤이 제외되고 훈텔라르는 나오지도 않았으며 바벨은 대표팀에서도 제외된 상태였는데도 불구하고 반 니스텔루이, 반 페르시, 카윗, 아펠라이 등이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며 이탈리아를 무참하게 짖밟았습니다.   물론 미드필더에서 활약한 반 더 바르트나 슈나이더의 업적을 빼놓을수 없죠.

수비의 명가 이탈리아는 정말 어제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습니다.  적어도 제 기억엔 이탈리아가 3:0으로 진 경기가 없습니다.   전반전에는 무엇에 홀린듯이 ‘관광’을 당하며 2:0으로 몰리자 후반전 초반부터는 작정한 듯이 약 20여분간 일방적으로 네덜란드를 몰아세웠습니다.   후반에 투입된 그로소가 이탈리아의 결정적인 기회를 거의 다 만들었습니다.  도나도니 감독이 왜 선발출전 시키지 않았는지 질책을 받을만 하게 잘했습니다.
피를로도 거친숨을 계속 몰아쉬며 특유의 킥력으로 네덜란드 문전을 위협했죠.  이 시점쯤에서 추격골이 나왔으면 정말 해볼만 했습니다. 

그러나 10분정도를 남겨놓고 다시한번 이탈리아의 수비진이 종이쪼가리 같이 맥없이 뚫리며 반 브롱코스트에게 쐐기골을 헌납하면서 이탈리아도 그제서야 경기를 포기했습니다.   
화면은 부상중인 칸나바로를 계속해서 비춰주고 있었죠.  저로서도 정말 네스타-칸나바로의 철벽수비가 그립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를 포기하지 않은 것은 그들은 어쨋든 누구도 이겨낼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다는 겁니다.

같은조의 프랑스는 리베리가 지단을 대체할 만큼은 아직 아닌것 같고 루마니아는 네덜란드를 누르고 예선 1위로 올라왔지만 이탈리아를 압도할만한 실력은 아닌것 같습니다.  프랑스와 루마니아가 첫경기를 비겨버린 만큼 C조는 끝까지 가봐야 판가름 날것 같습니다.  이탈리아로서는 3:0의 골득실차가 아쉽기만 하겠죠.  그러나 이탈리아는 조 예선에서 언제나 고전하면서 가까스로 올라가곤 했죠.    C조는 계속 재미있겠습니다~

네덜란드 수비진은 정말 제대로된 공격진을 만나면 어떻게 대처할지 두고봐야겠습니다.
어제는 슈나이더와 반더바르트등 미드필더진이 이탈리아를 쓸어버리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수비가 간편했었거든요


스페인이 우승후보?  아직은 판단유보

D조 스페인 4 : 1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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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공격의 두 첨병 비야와 토레스


어느 컬럼에서 스페인에 대해 ‘제대로된 수비진을 만나면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했는데 저도 그말에 동감합니다.   네덜란드 만큼이나 스페인 역시 저는 언제나 못믿을 팀이었습니다.   이번 출전 스쿼드도 역대 어느대회 못지 않게 화려해서 저를 유혹합니다만 저는 여전히 스페인에게 표를 던지지 않겠습니다. 

러시아는 초반 10여분을 그런대로 잘 버티면서 공격도 성공적으로 끌고가 ‘히딩크가 또한건 하겠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첫골을 내주면서부터 서서히 붕괴, 패닉상태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반에 러시아에겐 만회골을 넣을 기회가 있었지만 이것이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면서 곧바로 비야에게 두번째 골까지 내주게 되자 그 다음부터는 완전히 파멸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비야가 비록 헤트트릭을 성공시켰지만 토레스의 돌파와 패스, 조직에 녹아들어가는 플레이는 정말 감탄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샤비, 이니에스타, 실바 등까지 러시아수비진을 초토화시켰죠.   
사실 스페인도 잘했지만 상대적으로 러시아의 수비가 너무 얼어붙어 있었습니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채 번번히 뚫리는 바람에 누구 말대로 ‘갈갈이 찢겨’버렸습니다.

원래 히딩크의 구상대로였다면 전반전을 무실점 혹은 최소실점으로 버틴 후 후반에 뭔가 매직카드를 써서 당황하는 스페인에 비수를 꽃는 시나리오 였을텐데요.  첫번째 실점 후 제대로 추스려지지 않은것이 후반까지 이어지며 완패하고 말았습니다. 
스페인도 전반 초반 러시아의 공세와 후반 만회골 등으로 미루어 봤을 때 수비에 좀 더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여지고 1급 공격수들을 거느린 피지컬이 완강한 팀과 맞딱드린다면 (예를들어 네덜란드) 아마도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을 겁니다.

오늘밤엔 재미있는 경기가 벌어지네요.  스위스와 터키입니다.  지난 2006월드컵 예선을 통해 서로에게 앙금이 남아있을텐데요.   터키로서는 복수전인데  프라이까지 부상으로 빠져있으니  스위스가 오늘 제대로 걸렸네요.   2006년  터키의 복수를 하지 못한채  한국도 프라이의 찝찝한 추가골로 녹아내렸었는데 오늘은 다시 바통을 터키로 넘겨 다시금  복수전을 펼치게 되었네요.
어차피 2년전이었던 만큼 그때 앙금이 있는 멤버들이 대부분 남아있습니다.  재미있겠네요…중계시간이 오전 3시이후인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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