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이 실패로 보이는가 ?

By | 2008-04-16

사용자 삽입 이미지아스날은 지난 주말 맨유에 패배하면서 FA컵과 챔스리그, 프리미어 리그에서 무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거의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  아스널이 실패한 것일까?
나는 결단코 ‘아니오~!’라고 말하고 싶다.  

미리 말해두자면 나는 예전 앙리의 거만함과 여타 프랑스 출신 선수들이 보기 싫어서 (융베리도 마찬가지였다)  아스널을 싫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두가 다 아시다시피 최근에 내가 싫어하는 선수들은 모두 아스널을 떠났다.  앙리는 물론이거니와 피레와 융베리까지 말이다.    정말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벵거는 팀을 대폭 물갈이하기 시작했고 스머프와 같이 새파란 선수들이 대거 기용되었다.

그는 그 새파란 스머프들을 키우기 위해 컵대회 결승에도 전력을 다한 베스트멤버들을 내놓지 않고 그런 애송이들로 결승을 치루었다.  결과는 패배였지만 아스널이 강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첼시와 맨유의 팬들이라면 간담이 서늘해 질만한 경기였다.

우려하던 결과는 사실 내 예상보다 빨리 실현이 되었다.  올시즌의 뚜껑이 열리자 마자 벵거가 키워낸 아스널의 젋은 군단은 사정없이 적들을 때려눕혔다.   특히 파브레가스를 정점으로 좌우의 로시츠키, 흘렙, 플라미니 등 패스와 침투의 대가들이 펼치는 현란한 종패스의 향연에는 축구를 조용히 시청하는 편인 나 조차도 ‘악’ 소리를 지르게 만들기 충분했다.

작년 8월7일 리그 개막이후로 11월 27일 세비야에게 챔스리그에서 패배할때까지 거의 4개월동안 아스널은 패배한적이 없었고,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12월 7일 도깨비팀 미들스보로에게 패한것이 처음일 정도로 막강했다.  (전통적으로 보로는 아스널과 맨유같은 강팀을 가끔 무참하게 짖밟기도 하는 팀이다 -.-)

이후에도 아스널은 거의 패배하지 않았지만 무승부 경기가 늘어났고 골을 자주 허용했다. 확실하게 잡아야 할 팀에게 무승부를 거두는 경우가 있었는데 포츠머스같은 팀이야 이해가 되지만 위건이나 버밍햄 등은 확실하게 꺾어두어야 할 팀들이었다. 
결국 아스널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련미와 부상이나 강행군에 대비한 스쿼드 부족을 전문가들에게 지적당해야 했다.   실제로 로시츠키나  반 페르시,  에두아르도 등 팀 전력에 일익을 담당하는 선수들의 부상을 감당해 내지 못한셈이었다.

비록 아스널이 올시즌 후반부에 우승레이스에서 이탈한 점은 평소의 그들답지 않지만 지금의 아스널이 과거 4-5년전의 스쿼드에 비해 턱없이 어리고 지명도가 낮은 선수들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벵거감독의 조련 능력에는 정말 혀를 내두를만하다.
아마 올시즌이 끝나면 벵거는 고장난 차를 창고로 끌고들어가서 고치고 튜닝을 하듯이 다시 팀에 필요한 리소스들을 보충하고 튜닝을 가할 것이다.

아스널의 미래 10년을 위해 그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팀을 빌딩하는 모습은 정말 존경스럽다.  스쿼드를 보강하고 경험있는 고참선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다음 여름내내 벵거의 Art Passing System 과목을 수강시킨다면 다음시즌에는 더더욱 업그레이드된 아스널을 만나게 될 것같다.  

지난 맨유와의 라이벌전을 통해 아스널이 반격을 가하면서 좌우로 5-6명의 선수들이 패스를 주고받으며 기러기떼와 같이 일렬과 늘어서서  전진하는 광경을 보면서 마치 럭비월드컵에서 프랑스나 뉴질랜드가 상대방의 진영을 초토화시키면서 전진하는 장면을 떠올렸다. 

벌써부터 시즌후에 벵거가 누구를 또 사들일지 기대가 된다.  내년 시즌을 벌써부터 예측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나는 아스널에게 한표를 다시 던지지 않을수 없다.
현재 아스널의 수준을 감안했을 때 빠르면 1-2년 이내에 컵들을 수확해대기 시작할 것 같고 그 흐름이 단기간에 끝날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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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thoughts on “아스날이 실패로 보이는가 ?

  1. 남생이

    ㅎㅎ 저도 아스날 팬인데 이 포스트에 동감합니다. 타이틀을 먹진 못했지만 그들만의 아름다운 축구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좋네요. 맥유저 중 아스날 팬을 만나 반가워서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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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 제가 아스날 팬은 아니지만 분명 그들의 축구스타일은 좋아합니다. 토마스 로시츠키가 아스날에 가면서 계속 눈여겨 보고있습니다. 부상당한게 좀 안타깝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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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기찬

    나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아스널과 첼시를 싫어했는데.. 지난 맨유와의 경기는 최근에 본 축구경기중에 박진감면에서 최고였음을 인정한다. 갈라스의 핸들링만 없었어도 맨유가 지는 경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 역시 너의 축구관련 포스트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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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갈라스도 참 싫어하는 선수중 하나죠. 다들 나갔다 싶었는데 갈라스가 들어오는 바람에 아스날을 싫어하는 이유로 삼고있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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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루돌

    아스날의 영건들이 성장하면 두려울 팀이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매년 있었지만, 우승을 한지도 꽤 오래되어가고 있군요. 그것이 문제입니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성은 월등하지만, 항상 부족한 재정으로 인하여 이미 커버린 선수들을 많이 잃어왔죠.

    앙리가 최상의 수준에서 아스날을 떠났듯, 세스크가 최상의 상태에서 아스날에 남아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것이 아스날의 딜레마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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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아스날의 경기를 보면 경기는 지배하는데도 골을 허용해서 어렵게 끌어가는 경우가 잦습니다. 강팀들의 특징은 고전은 해도 어렵사리라도 이기는 경우가 많은데 아스날은 그 반대죠.
      그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주로 정신력에 대한 것이겠죠. 심리적으로 의지할만하고 정신적인 터줏대감 역할을 할 고참의 부족이라든가 언제나 이기는 버릇 (경험에서 나오는)이 되어 있지 않은것 같습니다. 팀은 기술적으로 완벽할거 같아도 이 부분이 살짝 간과된것 같습니다.

      파브레가스가 떠날지 남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가 스페인 대표팀에서 하는 역할과 아스날에서의 역할은 사뭇 달라보입니다. 이 얘기는 곧 자신의 창의력을 100% 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바로 아스날이란 얘기죠. 그건 그 자신도 심각하게 생각해볼 문제일겁니다.

      지금은 세스크가 생각하는 대로 패스를 찔러넣으면 어김없이 누군가가 그 패스를 받으러 달려가고 있지만 (그걸 보고 우리는 탄성을 지르지요) 다른 팀에서는 그게 어이없는 패스가 될 가능성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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