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By | 2008-03-06

파워포인트 블루스
일곱번째 이야기 : 비교하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스티브잡스가 설명하고 있는 위의 리모트컨트롤러 슬라이드는 정말 감탄스럽다.  간단한 사진과 숫자 몇개가 고작이지만 우리는 이걸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가운데 리모콘은 크기가 작으며 버튼은 6개에 불과하다.  그만큼 사용도 간단할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45개의 버튼을 가진 컨트롤러가 할 수 있는 기능을 모두 해낼 수 있다면 Apple Remote가 다른 제품보다 우월하다는 사실은 당연해 보인다.

스티브잡스는 키노트때마다 항상 뭔가를 비교하곤 한다. 그는 항상  간단하게 비교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남긴다.  아래 슬라이드는 2008년에 새로나온 MacBook Air와 경쟁제품인 SONY의 노트북 두께를 비교한 그림이다.    보는 사람은 이 간단한 그림하나만으로 많은 의미를 전달받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직접적인 비교대상이 없을 때는 가끔 대타를 등장시키기도 한다. 아래 사진은 애플의 노트북에 내장되어 있는 메인보드의 크기가 얼마나 작으며 기술집약적인지를 함축적으로 설명하는 슬라이드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위에서 살펴본 스티브잡스의 비교방법은 Best Practice로 불리울만 하다.  그러나  우리가 늘상 비교대상으로 삼는 것들은  잡스의 그것과 같이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는다.

우리가 작성한 문서들을 곰곰히 다시한번 생각해보자.   필자 뿐만 아니라 이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문서내에서 무엇인가를 ‘비교’하는 내용들을 꽤 여러번 작성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가령 아래와 같은 것들 말이다.

  • 여러개의 대안을 비교분석하여 하나를 선정한다.
  • 벤치마킹을 통해 우리회사와 선진사의 GAP을 보여준다.
  • 각 영업실별 실적을 비교한다
  • 우리제품과 경쟁제품의 장단점을 보여준다
  • 우리제품의 우수성을 고객에게 보여준다

세번째 상황과 같이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명확한 숫자를 가지고(가령 매출액이나 판매량 등) 비교하는 것은 비교적 수월하다.   이 경우엔 명료한 숫자와 챠트구성이 관건이겠다.  (다음 연재에서  따로 자세히 다루기로 하겠다)

그러나 나머지는 대부분 비교항목을 처음부터 생각해 내야한다.  또한 비교하는 대상이 몇개인가도 중요하다.   어떤 비교항목을 추출할 것인지에 대한 것은 공식이란 것이 없다. 보고서의 내용과 환경에 따라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교하는 대상의 수가 많고 적음에 따라서는 이런저런 방법들이 존재한다.  오늘 필자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세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전형적 형태 : 두가지 혹은 세가지정도를 비교

아래 그림과 같은 비교표는 피하기 어려울때가 많다.   스티브잡스와 같이 명확한 모티브를 그림이나 도형등으로 잡아내기 힘들다면 어쩔 수없이 아래와 같은 양식으로 가야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따분해 보이는 표지만 내용만 단순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다면 괜찮아 보이기도 한다.   몇가지 원칙만 잘 지키면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어떤 대안이 가장 뛰어난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배려하자.  위의 표에서는 색상과 라벨로 구분했다.
  • 3-4개 이하의 대안을 비교할때 사용하자. 너무 번잡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 비교항목 역시 중요한 것 3-4개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 모든 대안이 비슷한 비교항목은 과감히 제외하자.  예를들어  노트북 3종을 비교하는데  모두 블루투스를 지원한다면  블루투스는 비교항목으로서 별의미가 없을 수 있다
  • 각각의 칸에 채워질 내용은 간단하게 서술하는 형식일 수도 있고 점수 등 수치적인 자료나 기호 ( O,X,n/a)등과 같이 이분법적으로 표시할 수도 있다. 

2. 집단적인 비교

비교해야할 대상이 너무 많다면 아래와 같은 매트릭스를 이용해 대상들을 각각의 사분면에 배치시켜 보는 방법이 널리 쓰인다.   이때 결정적인 2개 비교항목을 각각 X축과 Y축에 두고 비교한다.   
예를들어 메이저리그 13개 야구팀의 올시즌 전력을 아래 메트릭스를 이용해 비교해 본다고 하자.  X축은 타격, Y축은 투수력이라고 한다면 일정한 기준에 의해 각팀이 사분면에 위치할 수 있다.   1사분면(오른쪽상단)에 위치한 팀들이 우승권에 가까운 팀들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약간의 아이디어등을 보태면 좀더 가시적인 형태로 꾸밀 수 있다.  비록 비교대상이 13개나 되지만 이 도표를 보는 이들은 13개팀을 쉽게 4개그룹으로 나눠서 한눈에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매트릭스는 분석레포트 등에 이미 널리 쓰이고 있어서 누구나 한번쯤은 보았을 것이고 이해가 쉬워 자주 이용할만 하다.   아래 매트릭스를 좀 더 정교하게 나누고자 한다면 3×3형태의 9개분면으로도 나눌 수 있고 더 잘게 쪼갤 수도 있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위와 같은 방법은 야구팀뿐만 아니라 산업군내의 경쟁구도 분석, 경쟁제품 분석등에 유용하게 쓰인다.   예를들어 세계 PC시장을 성장율과 시장점유율을 축으로 하여 어느회사가 가장 잘나가고있는지 알아볼 수도 있다.

3. 여러개의 비교항목과 가시성

야구팀을 좀 더 자세하고 다각적인 측면에서 분석해보자.  위에서는 단순히 타격과 투수력만으로 팀들을 배치했었는데 여기에는 비교항목들이 좀 더 많이 들어가 있다.  이 도표를 놓고본다면 타이거즈는 리그 최고수준의 수비력을 가지고 있고 라이온스는 타격이 그렇다.  전반적으로 라이온스는 기동력과 타격에 의존적인 반면 타이거즈는 투수력과 수비력에 의존적인 팀으로 나타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저 오각형을 가득채우는 팀이 완벽한 팀이다.  결국 이 방법은 두팀간의 단순한 비교가 아니라 분야별 최고수준에 비해 우리팀과 경쟁팀이 어느정도의 수준에 도달했느냐를 알아보고고자 할 때 유용하다.  
물론 도형이 꼭 오각형일 필요도 없다.  육각형이수도 있고 팔각형일 수도 있다.

오늘은 비교에 대한 세가지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기획문서의 단골주제이기 때문에 비교에 대한 얘기는 앞으로도 한두번쯤 더하게 될 것 같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비교에 있어서 상책은 시각적으로도 이해가 쉬운 그림이나 도형이고  그 다음은 간단명료하게 표로 비교해주는 방법이다.  

안철수연구소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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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thoughts on “비교

  1. 꽁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안철수 연구소에 올리는 글을 쓰시는 분인 줄 몰랐습니다.

    결국 불필요한 부분을 최소화시키고, 맥락에 맞추어 사용해야 하는 거겠죠?

    ^-^

    계속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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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감사합니다~ 파워포인트블루스 연재글의 주요 모토는 ‘핵심만을 간결하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것들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참으로 혼란스럽고 어렵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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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zootcool

    궁금한것이 있는데요, 위와 같은 그래프는 무슨 프로그램으로 그리시는지요!?
    파워 포인트 내에 있는 그리기 기능을 사용하신 것인지!? 궁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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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네 기본적으로 파워포인트 도형을 사용해서 그립니다.
      버전 2003이하에서도 위와 같은 도형을 그릴수 있습니다.
      집단비교에서의 1/4토막짜리 원은 도형>기본도형>원호그리기로 간단하게 그릴수 있고 5각형내의 다각형은 도형>선>자유형으로 그릴수 있습니다.

      제가 간단하게 그림 그리기 팁에 대해 포스팅하도록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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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ohyecloudy

    비교에도 불 필요한 항목들을 버리는 기술이 중요하군요. 잘 봤습니다.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 중 WII 리모트컨트롤러를 비교하는 슬라이드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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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그 슬라이드는 정말 센스같습니다.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으면 그런슬라이드는 정말 만들기 어렵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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