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주말 축구경기들

By | 2008-02-04

토트넘 vs 맨유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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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게이트와 도슨이 호나우두를 거칠게 막아서며 일조했다

토트넘이나 리버풀은 빅3 팀에 비해서 어쩐지 2% 부족하다는 인상을 항상 주었었는데 그 이유는 항상 그들과의 맞대결에서 강렬한 인상을 주는데 실패했었기 때문입니다.  리버풀보다는 토트넘이 더욱 그랬죠.  그런데 토트넘이 슬슬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라모스감독이 뚜렷한 조짐을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그가 와서 한것은 어쨋든 포백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 하면서 전원이 한발 더 뛰는 공세적인 축구로 돌아서려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날의 포백은 새로 영입한 우드게이트와 앨런 휴튼이 배치된 가운데 심봉다가 왼쪽에 서는 (나머지 한자리는 도슨)  모험적인(?) 시도를 했지만  오히려  맨유의 공격진을 강압적으로 누르고 미드필더를 장악, 오히려 맨유를 몰아치며 90분내내 경기를 지배했습니다.
아직까지 고쳐지지 않은 고질병인 후반 막판의 세트피스상황의 동점골만 아니었더라면 정말 대어를 낚을 뻔 했습니다.     이날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기록했던 레넌은 최근 뭔가 각성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보여준 크로스 등 최근에 엔드라인 근처까지 치고들어가 빠르게 올려주는 크로스는 정말 위협적입니다.

오늘 경기만을 본다면 맨유가 지금당장 보강해야할 점이 무엇인지 드러나는 경기였습니다.   폴 스콜스까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을 압박하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 숙제입니다.  반면에 라모스 감독은 시간만 충분히 준다면 무링요가 그랬던 것과 같이 리그의 판도를 뒤집는 돌풍을 일으키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아약스 vs 폐예노르트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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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팀들의 입질이 지속되고있는 훈텔라르

이번 시즌 페예노르트 경기를 본건 이번까지 3,4번 정도같습니다.  전 극단적인 표현은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이번 시즌 페예노트르의 경기는 언제나 쓰레기 같았습니다.   결국에는 이겼던 경기까지를 포함해서 페예노르트는 네덜란드 리그 3강의 위용을 무색하게 할만큼 지지부진한 경기력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전 박지성, 이영표가 있었던 PSV가 리그 중하위권 팀들을 철저하게 유린하던 모습을 기억하는 저로서는 반 브롱코스트, 로이 마카이에 이번에 새로 들어온 란자트, 슬로리 등 이름값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이 팀이 위성팀인 엑셀시오르에게까지 처참하게 당하는 꼴을 보고서는 이미 3강의 위용은 사라졌다고 판단을 내렸습니다.

맨유-첼시-아스널같은 3강팀이 하위팀들을 여유있게 압박하면서 경기하는 장면은 페예노르트에게 더이상 해당이 없는것 같았죠.   어쨋든 아약스의 골게터 훈텔라르에게 두골을 준것을 포함, 전반전에 슈팅한번 정도에 그치고 시종일관 무기력하게 끌려다니면서 3:0으로 완패하는 장면은 페예노르트 팬들에게는 정말 치욕적인 순간으로 기억될만 했습니다.  

이미 PSV에게 대패한 경험도 있고 해서 그리 낯설지만은 않았지만 우승을 노린다는 팀이 라이벌에게 완패당한다는 것은 정말 견디기 힘든 모욕이죠.   앞으로도 페예노르트는 시간이 더 걸릴듯 싶습니다.   창호지를 연상케하는 수비라인은 정말 아연실색하게 만드는군요.   이날도 아약스의 공격진이 중앙과 측면에서 혼자 2-3명을 제껴버리고 크로스를 올리거나 슈팅을 하는 장면을 보면서 욕설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스널 vs 맨시티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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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막, 아데바요르의 첫골

벵거감독이 우승컵을 뒤로하고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팀을 정비하기 시작할때부터 아스널이 두려웠었는데 이번시즌을 시작할때 정비가 끝난듯한 그들의 포스를 눈으로 체험하니 가공하기 까지 했었습니다.
홈무패를 달려온 에릭손의 맨시티도 그 기세를 잠재우지는 못했습니다.  마치 앙리의 재림을 보는 듯한 아데바요르의 유연한 볼터치와 거만한 골세레머니는 충분히 납득이 갈만한 것이었습니다.     클리시, 사냐의 좌우 오버래핑은 이제 거의 기계적으로 날카로우며  파브레가스의 공수조절과 크로스, 중거리포는 입신의 경지로군요. 
그 좌우를 보좌하는 흘랩, 로시츠키(이날 안나왔지만), 플라미니 등의 침투와 패스는 정교하다 못해 짜증이 날 정도입니다.

이날 중앙수비를 보고있었던 센데로스와 갈라스의 위치선정은 거의 완벽했고 갈라스는 심지어 오버래핑까지 시도하더군요.   아스널의 포백은 거의 중앙선까지 전진하면서 경기를 거의 반코트게임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레만 골키퍼를 제외한 10명의 출전선수들이 펼치는 현란한 패싱게임은 톱니바퀴 같았습니다.   

전 아스널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스널의 패싱게임이 살아나기 전에 강압적으로 그들의 패싱루트를 차단하지 않고는 그들을 당해낼 재간이 없죠.  거의 모든 팀들이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맨시티도 초반에 그걸 시도했고 어느정도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조금의 빈틈으로 인해 아스널의 패스가 살아나자 끝까지 그걸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잘 갈아놓은 날렵한 단도와도 같은 반 페르시까지 돌아온다면 설사 맨유나 첼시라 하더라도 쉬워보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날 경기에는 벵거감독이 말한대로 굳이 반 페르시까지 내보낼 이유가 없었죠.   스쿼드 리스트에는 비슷한 경기력을 낼 수 있는 선수들로 아직 그득합니다.

아데바요르는 이번 시즌 완전히 ‘대각성모드’로 군요.   공간침투는 물론 위치선정, 패스, 볼 키핑 능력뿐 아니라 앙리가 보여줬던 문전에서의 여유있고 정확한 킥능력까지 모두 자기것으로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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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houghts on “오랜만의 주말 축구경기들

  1. 효준,효재아빠

    맨유 경기를 봤는데, FA컵이랑은 또 다른 모습을 토튼햄이 보여준 것 같애. 맨유가 전진하기 힘들만큼 한 발(두 세발) 더 뛰고 압박을 하는데.. 여기저기 다 토튼햄이더만.

    근데 이 경기를 보면서 뭐던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끝났다고 할 시점에서 터진 골을 보면 목적을 위해선 마지막 1초까지 죽어라 뛰는게 중요한 것 같더만.

    긱스랑 스콜스..두 명이 다 출전을 했는데도 공격의 실마리를 못풀어 간게 앞으로의 일정이 좀 거시기해지겠더만..뭐 둘이라고 맨날 잘하는건 아니겠지만서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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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원래 끝나기전 기적적인 골을 헌납하는게 요즘 토트넘의 전통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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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Char

    저는 맨유빠인데 리버풀은 물론이고 첼시까지도 애정이 가지만 이상하게
    아스날은 정이 안갑니다. 앙리가 뛸 때부터말이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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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저도 앙리의 그 거만함때문에 싫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융베리나 비에라, 갈라스, 피레 등도 싫기는 마찬가지였죠. 이제는 주요 멤버들이 모두 떠나서 새로운 팀이 되었지만 이상하게 그 유니폼만 보면 좀 거부감이 드는것은 어쩔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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