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축구팀같이 바꾸면 어떨까

By | 2008-01-23

회사조직을 EPL팀 같이 바꾸기
나만의 쓸데없고 바보같은 한겨울의 공상

사용자 삽입 이미지지금 이 생각을 처음하게 된 것은 꽤 오래전이라 생각된다.   물론 계기가 있어서 였다.  
직장생활을 몇년하면서 신입이라는 딱지를 떼고나니 회사의 전체적인 그림이 슬슬 머리속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참으로 불평등하다고 여겨졌던 것은 10여명씩 있는 팀에서 (진짜)일하는 사람은 고작 1-2명에 불과했었다.   결국 그 한두사람이 그 팀 전체를 먹여살리는 꼴이었다.    내가 볼때는 그 한두사람을 빼고 3-4명은 없애버려도 팀은 잘 돌아갈 것 같았다.  (진짜로 그랬을 거다)   근데 그 한두사람이 일한 것 만큼 연봉을 받느냐 하면 그것도 사실 아니었다.   그래서 그들은 항상 불만이었다.   그리고는 결국 회사를 나가버리기도 했다. 

그 황소같았던 한두사람을 대체하기 위해 회사는 3-4명을 영입해야 했다.  맨처음엔 빠진 인원수 만큼 충원을 했지만 나가버린 그 사원이 두사람이상의 역할을 했었기 때문에 할수 없이 추가적으로 더 사람을 뽑아야 했고 그제서야 내보낸걸 후회하기 시작했다.

회사를 다니는 우리들은 불만이 많다.
연봉이 낮은 것도 불만이지만 옆에서 나와 비슷하거나 많은 연봉을 받는 인간들이 일을 하나도 하지않고 논다는 것을 보고서는 상대적인 박탈감에 소주병을 찾을때도 있다.

내가 경영자가 되어본 경험은 없지만 그 사람들도 나름대로 고민이 심할거라 생각한다.  사장이 볼때는 3명정도면 될거 같은 일을 해당 팀장은 굳이 5명이 있어야 한다고 우기고 있는데 이럴땐 어찌해야 좋을지 말이다. 
그래서 항상 누군가를 면접볼때 사장은 그사람의 연봉을 깎아 내릴수 있을때까지 내리려 노력하고 면접보는 사람은 어떻게든 더 받아내려고 노력한다.

하루는 회사내 누군가가 나간다고 하고 또한 후임자를 뽑는데 추천할 사람이 없느냐고 인사팀에서 물어봤었다.   나는 농담조로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지말고 원래 그친구 연봉까지 저한테 밀어주면 제가 두사람 몫을 하지요’

아하 바로이거다 ~!!
내가 볼때는 방법이 없는게 아니다…
경영자나 관리자들이여…주말에 자빠져 자지말고 EPL축구 좀 봐라!

그래…조직을 축구단 같이 운영하는거다.
다시 말해 회사내의 팀에 정확한 목표를 정해놓고 그 팀의 연봉총액을 책정하여 그 팀의 팀장(감독)을 영입한다.   감독은 연봉총액에 맞도록 선수들을 영입하면된다.  그건 감독재량이다.  5명의 1억짜리 선수를 영입하든  5천만원짜리 10명을 영입하던 말이다.
경영진은 매년 팀의 성과를 평가하여 각팀별 연봉상한액을 올리거나 내린다.

가령 팀내 4천만원짜리 연봉의 누군가가 회사를 떠나면  그 4천만원은 여전히 그 팀의 여유자금으로 남는다.  나 같으면 누군가를 영입하기 전에 팀내 나머지 멤버들에게 그 친구일을 우리끼리 나누고 그 연봉도 나눠가지자고 말할란다.
모르긴 몰라도 다들 동의할지 모른다….
가장 최악은 대체자가 안들어오고 그 일이 모두에게 분산되며 연봉은 그대로인거다.

아마 이렇게되면 적어도 놀고있는 선수는 사라질지 모른다.  그리고 내년의 연봉총액때문에 팀원들 모두 사력을 다하겠지. 
내가 감독이라면 연봉총액의 80%로 선수들을 사들이고, 20%는 여유자금으로 갖고 있으면서  선수들의 인센티브와 옵션용도로 쓸거 같다.  물론 난 감독이기 때문에 선수를 추천할수 있는 있지만 계약은 구단프런트 (인사팀과 경영진)이 한다.

어떤가 ~ 재미있지 않을까?
다른팀에서 영입제의도 들어오고, 임대도 보내고, 주장이 감독한테 누구영입해 달라고 부탁하고,  1월에 선수영입시장 열리고…(퍽퍽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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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thoughts on “회사를 축구팀같이 바꾸면 어떨까

  1. 효준,효재아빠

    그럼 좋을텐데…이 놈의 회사는 사람이 나가도 충원도 안해주고 일만 시키니 열만 받고 신나게 일할 기분이 안나.. 다른 회사는 사람이라도 충원을 해주는데..

    그리고 2008년도 책 읽기를 시작했는데, 첫번째 책의 제목이 group genius라는 건데 이건희 회장의 천재론과는 완전히 상반된 조직 또는 그룹 천재론에 대한 이야기야. 어제 읽기 시작해서 다 읽지는 못했는데, 혁신은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그렇다구 멍청이들의 집합은 아니지) 모여서 뭔가에 몰입(flow라고 하더군)을 하여 커뮤니케이션이 잘 일어날 때(즉흥적인 협력이 잘 일어날 때) 만들어 진다고 하네. 우리가 알고 있던 한 명의 천재에 의해 일어난 혁신들도 히스토리를 살펴보면 다른 사람들과의 교감에 의해 이루어졌던 것이더만.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에디슨의 전구, 톨긴의 호빗, 반지의 원정대 등등..

    키스 소여라는 이 책의 저자가 즉흥적인 협력을 이야기 하며 드는 case가 재즈 연주, 운동 경기야. 상대의 소리와 움직임을 스스로 느껴 함께 움직여 나갈 때 비로소 혁신이 나온다는거지.

    선배가 예를 든 것처럼, 우리의 직장을 그렇게 EPL처럼 만들어 준다면(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거지) 오히려 더 나은 성과를 가지고 올 것두 같은데..ㅎㅎ 그런데 그런 마인드를 가진 경영자가 잘 없으니… 우리 회사 사장이 최근들어 주창을 하는게 이 ‘집단 천재’인데, 이 인간은 어디서 좋은 것들 중 눈에 보이는 것만 적용을 시켜 먹을려고 하니 열라 답답해. 그걸 이루기 위해 뒤에서 뒷받침 되는 것들은 절대 무시를 하구. 젠장..

    시간나면 한번 읽어봐. 편하게 읽을 수 있어 부담이 없네.

    참. 그렇게 영입이 되면 나두 좀 어케 해줘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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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효준,효재아빠

      뭐 신나지 않다고 해서 열씨미 안하지는 않아.나두 욕심이 있어 걍 놀지 않을 거라는 건 알자너..
      선배가 이야기한대로 감독이 거지같아도 나가는 경기에서는 골을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해. 가끔 골을 못넣고 오긴 하지만, 그래두 많은 경기에서 골을 넣었지.그래서 평가는 잘 받고 있어. ^^
      어쨌던 나태한 면이 없지않은 것 같으니 한번 더 나를 돌아보고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더 노력을 할게. 그래야 선배말대로 다른 스카우터가 나를 찾을테니까..

      수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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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정진호님// ㅎㅎ 저는 이걸올리면서 너무 극단적이라 지탄을 받게 되지 않을까 걱정했답니다.

      효준.효재아빠 // 어차피 나도 능력이 출중한 개인 10명보다는 잘 조련된 5명의 집단이 더 낫다고 생각한단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부터 일단 무언가를 하기 시작해야겠지. 아무리 감독이 마음에 안들어도 선수는 경기에 나가서 열나게 뛰어야 한단다. 그래야 다른팀 스카우터가 데려가지.

      FineApple님// 팬 입장으로서 EPL경기를 보는 사람들은 누굴 쫓아내야 한다느니 당장 누굴 영입해야 하느니에 대해서는 쉽게 말하지만 정작 자신이 리그의 선수가 되는 것은 반대할 가능성이 높을것 같습니다. 두렵거든요 ^^ 저는 시험적으로라도 한번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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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빨간모자

    멋진 아이디어 입니다. 제가 일하면서도 이런 생각 많이 했는데
    극단적인 경우해가 거급할수록 인원수가 줄고 연봉이 올라가면 어느 정점에서 한계치가 되어서 붕괴되거나 정체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기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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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그걸 피하려면 여전히 값이 싼 신입사원들(유스팀)도 몇명 필요합니다. 팀에서 저비용고효율을 위해 이런 선수들을 육성해서 사용할 필요가 있죠. 고연봉의 선수들은 어느 정점에 이르면 한계치에 이르러 일에 허덕대다가 오히려 자기 연봉의 일정부분을 주고 보조 사무원을 고용하고 싶을겁니다 ^^ 댓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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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Char

    높은 연봉을 줬는데 다이슬러나 오웬처럼 유리몸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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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mitrio

      높은 연봉값을 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분명있겠죠. 사실은 무능하게 밥을 축내고 있는 것보다 더 못봐주겠는 것이 바로 그런 사람들일겁니다.
      그런 사람들은 글쎄요…-.- 이름을 까먹도록 등짝을 후려팰수도 없는 일이고 허허
      그리고, 회사다니면서 일하는데 부상당할 일이야 있겠습니까 허허…오웬이 진짜 일잘하는 선수고 회사를 다녔다면 부상의 위험이 낮기 때문에 오히려 잘하지 않았을까요? 그런면에서는 경영자에겐 EPL제도 보다 훨씬 Risk가 낮다고 할수 있죠.
      근데 다른팀 사람을 데려오려면 이적료를 주어야 할지….
      그리고 매년 2-3차례씩 선수보강을 위한 기간에만 트레이드를 허용할지…
      직장내 챔피언스리그를 운영해야할…(퍽퍽)…그만하겠습니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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