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스톤빌라   2   :   1  토트넘
EPL 21라운드

오늘 새벽에 우연찮게 일찍일어나게 되어 할수없이(?) EPL경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토트넘과 아스톤 빌라의 대결이었는데 토트넘을 좋아하게 된 팬으로서 정말 최악의 경기였습니다.   토트넘은 제 기억만으로도 최악의 역전패와 드라마틱한 패배를 여러번 당했는데 오늘 역시 그러했습니다. 

오늘의 패배가 최악인 것은 라모스 감독의 승리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는 초공격성향의 포메이션 변화에도 불구하고 당한 패배였기 때문에 그랬고 고질적인 악습이 고쳐지지 않았다는 점이 또한 그랬습니다.     먼저 라모스 감독의 의지에 대한 얘기부터 꺼내야 겠군요.

전반전 말미에 묄베리의 골로 뒤지게 되자 라모스 감독은 후반들어 60분이 되기전에 3명의 교체카드를 모두 사용하는데 그 내용이 아주 경악할만한 수준이었습니다.  
오늘 토트넘의 선발 라인업은 포백에 카불-도슨(중앙)- 오른쪽에 조코라-왼쪽에 이영표를 세웠고 저메인데포와 베르바토프를 최전방에, 양쪽 측면미드필더에 각각 말브랑크와 레넌을,  중앙미드필더에 제나스와 보아탱을 내보냈습니다.    
후반들어 라모스 감독은  카불대신 오하라를, 레넌 대신에 로비킨을, 보아탱 대신에 허들스톤을 세우는 초강수를 둡니다.   아예 공격일변도로 나가겠다는 전략이었고  이에 따라 포백은  제나스-도슨-조코라-이영표가,  최전방은 베르바토프-로비킨-데포의 삼각편대가, 미드필더진영은 허들스톤, 오하라가 서게 되었죠.

사실상 도슨과 이영표를 뺀 나머지 선수들은 전원 공격감각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었습니다.  그리고나서 토트넘은 아스톤빌라를 밀어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양측면 풀백역할이었던 제나스와 이영표는 거의 중앙선을 넘어서서 측면공격에 가담하였고 데포와 킨이 부지런히 전방을 휘젓기 시작했죠.  그리고 결국 데포가 동점골을 뽑아내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정말 같은 선수들을 가지고 상황을 반전시킬만한 라모스 감독의 지략이 돋보이는 장면이었습니다.   마틴 욜 감독 시절에는 기껏해야 로비킨-데포-베르바토프정도가 같이 뛰는 것으로 공격력 강화가 일단락 되었었는데 라모스 감독은 정말 한술 더뜨더군요.

그러나 85분경 추가골은 커녕 라우르센에게 헤딩 역전골을 허용하면서 허무하게 무너져 내립니다.    이렇게해서 최근 2경기동안 11골을 몰아넣은 초토화공격의 폭풍은 아스톤빌라에 의해 일단락 되었습니다. 

토트넘이 가지고 있는 가장 않좋은 악습 두가지가 오늘 경기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첫번째는 세트피스에서 너무 많이 실점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경기 후반부에 너무 많은 골을 먹는다는 겁니다.   정말 라모스 감독이 열받을만 합니다.

오늘 베르바토프는 이전과 같은 뚜렷한 활약은 펼치지 못했습니다.  이전까지 베르바토프는 토트넘에 남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했지만 최근들어서는 ‘떠날수도 있다’는 쪽으로 흐르는 것 같은데 그로서는 당연히 그럴만 해 보입니다.     만약 지난 레딩과의 (모두가 미쳐돌아갔던)경기에서 그가 4골을 넣고도 패배했더라면 그는 아마 폭발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지난 12/22일 아스날전이 딱 그럴만한 경기였었죠.    북런던 더비에서 토트넘이 아스날을 누를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기회가 그날 경기였습니다.   그날 베르바토프는 혼자 거의 모든것을 만들어 냈었죠.   동점골을 넣은데다가 역전의 결정적인 단초인 페널티킥을 만들어 내고도 로비킨이 실축하는 바람에 오히려 실축직후 벤트너의 헤딩골(뼈아프게 또 세트피스장면에서, 게다가 76분에…)을 허용하고 허탈하게 무너져버렸습니다.

베르바토프가 맨유정도의 팀에 가게 된다면 아마도 가공할만한 득점행진을 벌이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토트넘 팬으로서 안타깝습니다만…

최근의 이영표는 분주하게 중앙선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전의 과감한 돌파시도는 없었고 강력한 왼발 크로스 또한 없었죠.   사실 요즘 그가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것은 스스로의 생각때문이 아니라 라모스 감독에게 떠밀려서 그런 것일 가능성이 더 큽니다.
이영표의 오버래핑이 관심사가 되면서 ESPN의 중계에서도 이영표의 습관적인 백패스에 대한 언급 횟수도 잦아 졌는데 좀 더 자신감있고 과감하게 플레이 해주길 저 역시 기대합니다.

경기가 끝나고 이동국이 출전하는 미들스브로의 경기를 보다가 도저히 봐주지 못하겠어서 TV를 꺼버렸답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박싱데이의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양팀은 시작부터 좀 무거워 보였고 이동국의 움직임과 팀동료들의 엇박자는 정말 눈뜨고 볼 수 없더군요…착잡했습니다…  그나마 박지성은 동료들로 부터 깊은 신뢰를 얻고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만…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