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초강국이라고 자부하면서도 컨텐츠와 데이타베이스 구성에는 유달리 약한 면모를 보이는 것이 한국이라 생각됩니다.   기업은 단기간의 돈벌이에만 급급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묵묵히 방대한 자료들을 모으고 정리하는 일에 인색했습니다.   노래를 듣다가 그 노래를 부른 가수의 디스코그라피나 바이오그라피가 알고 싶을때는 어떻게 하십니까?   가요CD를 넣었을때 그 음반을 CDDB에서 자동으로 찾아주고 리핑하기 쉽도록 하는 대표적인 국내 서비스가 어디 있습니까?

§.1 MusicMatch를 처음 만나다

저는 Old Rock팬이지만 가요도 좋아합니다.  음악을 다운로드해서 들을 경우도 있지만 대게는 음반을 사고 리핑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곡당 가격 등을 고려해보면 음반을 사서 굽는편이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엔 CD를 리핑하면서 일일히 모든 곡의 정보를 손으로 쳐서 태그를 구성했습니다.  심지어는 인터넷을 뒤져서 앨범쟈켓 그림을 따로 모았죠.   그러나 MusicMatch를 알게 되면서 일이 손쉬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6년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CD를 넣기만 하면 MusicMatch는 CDDB를 통해서 내 음반의 곡명과 쟝르, 심지어는 앨범쟈켓까지 자동으로 가져와서 리핑을 해주고 곡들을 정리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제가 가지고 있었던 상당수의 MP3화일들도 뮤직매치의 CDDB서비스와 연계하여 태그를 수정하고 정보들을 가지런히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서비스 초반에는 제가 가진 음반을 인식하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때마다 저는 모든 곡명을 수동으로 입력시키고 그 정보를 다시 뮤직매치에 피드백했죠.

6년이 지난 지금  뮤직매치는 대부분의 CD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또한 비슷한 추천앨범들을 결과로 내놓고 저의 처분을 기다립니다.

지난 6년간 그들이 연계한 CDDB서비스가 더욱 정교해지고 방대해 진것을 깨닫게 되었죠.  잘 정돈된 태그를 가진 MP3화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음악매니아들에게는 축복입니다.   예를 들어 Pat Metheny Group의 곡을 듣다가 그들의 멤버구성과 지금까지 나온 앨범목록이 궁금하다면 그저 옆에있는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모든 관련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죠.     또한 그 앨범들중 가장 인기있는 곡들과 롤링스톤지의 앨범 평가를 곁들여 놓아서 행복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면 그 그룹의 새로나온 앨범들도 나온 상황을 알수있고,  신곡을 들어볼 수도 있어서 자꾸 지갑을 열게 되었습니다.

팻메스니 그룹에 몸담고 있었던 페드로 아즈나가 눈에 띠어 그의 이름을 클릭했더니 또한 그의 디스코그라피, 바이오그라피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결국 두장을 사고 말았습니다 -.-)

가관인 것은 년도가 바뀔때마다 서비스가 업그레이드 되어 곡하나를 중심으로 같은 쟝르의 아티스트를 검색하거나 감상자들의 평을 보거나 그 앨범에 영향을 준 아티스트의 앨범들까지 소개되고 가사도 제공되는 등  그들이 할 수 있는건 다 보여주고 있더군요.   ‘바로 이게 데이타베이스의 위력이구나’하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그러나 가요CD를 넣으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지난 2000년을 전후해서 부터 지금까지 국내음악을 총괄적으로 아우를만한 데이타베이스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멜론이나 도시락 등의 상용음악 서비스가 활성화되는 것에 기대를 걸었습니다만 그들은 오로지 음원자체를 판매하는데 열중이었습니다.

제 생각엔 음악, 미술, 영화, 서적 등의 문화컨텐츠 사업은 장인정신과 함께 상업적인 면을 뛰어넘는 사명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경우에는 그래도 조금 나은 편이지만 이마저도 공공DB로 서비스되지 않고 기업이 정한 일정한 테두리 안에서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 우리의 현실을 말한다 

멜론벅스뮤직을 이용해서 산울림을 찾아봤습니다.  위의 화면이 멜론이고 아래화면이 벅스뮤직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서비스할 앨범과 곡목외의 정보는 친절하게 산울림 홈페이지를 이용하도록 링크를 걸어 놓았습니다.    물론 이 두개 업체는  CD를 리핑할 수 있는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습니다. 

개별 앨범으로 넘어가면 그나마 앨범소개가 간단하게 되어 있는데 거기서 그치는 군요.  게다가 아티스트-앨범-곡에 대한 데이타베이스 체계가 두업체 모두 다르고 체계적이지 않습니다. 

이 두개업체뿐만 아니라 음악서비스를 한다는 모든 업체는 개별적으로 한줌뿐인 정보를 제공하는데도 허덕이고 있습니다.   똑같은 그룹이나 음반정보를 음악서비스 업체마다 제각각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보를 구성하려니  산업전체적으로 따지면 중복투자가 엄청난 셈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한국문화콘텐츠 진흥원에서 음악DB 표준화 프로젝트를 비롯한 문화컨텐츠 전반의 메타데이타사업을 추진중입니다.    아직 뚜렷한 실체와 목적은 파악하지 못했지만,  그 프로젝트가 우리음악의 깊이있는 정보를 전달해주고  여러가지 관련 정보와 컨텐츠로 연결되어 많은 사람들의 기본정보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고  이것이 공공서비스DB 역할을 하여 각 기업이 쓸데없는 중보투자를 하게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3 그들은 어떻게 하나 

저는 PC에서는 MusicMatch를 사용하고 Mac에서는 iTunes를 사용합니다.  이 두가지 플레이어에서 제공되는 CDDB의 실체와 음악관련 정보를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CDDB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보기 위해서 제가 가진 CD를 PC에 넣고 뮤직매치로 (리핑)구워보겠습니다.    Pat Metheny의 Secret Story 앨범을 이용하였습니다 ^^

CD를 넣고 잠시 기다리자 위와 같은 다이얼로그 박스가 뜨는군요.  ‘지금 네가 넣은 CD가 Pat Metheny의 Secret Story가 맞느냐?’ 라고 물어보는 겁니다.    저는 맞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뮤직매치는 다시 CDDB로 다녀와서 재차 물어봅니다.  ‘그 앨범에 대한 세부 정보인데 이게 맞느냐?’ 저는 또한 맞다고 대답하고 CD를 리핑하였습니다.  (가요는 몽땅 수작업으로 아래 정보를 입력해야 하죠)

 

CD를 구워서 막바로 감상하면서 지금 나오고 있는 앨범의 정보를 보여달라고 버튼을 하나 눌렀더니 아래와 같은 정보가 나옵니다.  

이 정보창으로 통해 제가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 관련아티스트 목록
  • 앨범리뷰
  • 트랙리스트와 정보
  • 앨범 크레디트
  • 같은 아티스트의 다른앨범 목록(디스코그라피)
  • 아티스트 상세정보 (언제태어나서 누구와 작업을 하고 했던 히스토리)
  • 이 앨범에 영향을 미친 원류
  • 바이오그라피
  • 앨범 및 아티스트 사진
  • 팬들이 가장 자주 듣는 그 아티스트의 곡순위
  • 팬들이 가장 자주 리퀘스트하는 앨범순위

휴우~ 저는 같은 방법으로 iTunes를 이용해 봤습니다.

에구…아이튠스는 더 체계적이고 비주얼까지 살려서 정리를 잘해놓았군요.  

그렇지만 이 두가지 서비스의 공통점이 있는데요. 바로 같은 데이타베이스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위쪽의 뮤직매치 화면 하단을 보면 ‘AMG’라는 마크가 보이는데요.  All Media Guide (회사이름)의 약자이고 회사로고입니다.   뮤직매치 뿐만 아니라 아이튠스도 AMG의 음악DB를 사용합니다.

이제 오늘의 결론에 근접한 것 같습니다.  두 회사 모두 실제로는 음원만 가지고 있고 음반에 대한 상세정보와 CDDB는 아웃소싱을 하고 있군요 !!  괜히 음반정보 구축에 돈을 쓸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결론은 간단합니다.  우리나라도 AMG와 같은 음악데이타베이스를 제공하는 회사나 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거기서 제공해야 할 것들은 뮤직매치의 정보창에 나와있는 사항들과 국내음반의 CDDB입니다.

§.4 전문 CDDB서비스는 어떻게 제공되는가  

CDDB에 대해 가장 잘 설명되어 있는 곳은 Wikipedia백과 사전입니다. (http://en.wikipedia.org/wiki/CDDB)  

여기서 제가 CDDB의 History부터 작동원리와 종류까지 일일히 다시 반복하는 것은 다른 글을 펌질 해오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생각되기에 핵심적인 것만 적고 간단하게 마치겠습니다.

CDDB는 원래 무료로 개발되었는데 2001년부터 Gracenote에 소유권이 넘어가면서 상용화되었습니다.  이때부터 그레이스노트는 라이센스를 받지 않은 CD리핑 소프트웨어의 접근을 차단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많은 사용자들이 비영리 단체이면서 무료로 개방되고 있던 freedb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freedb를 바탕으로 데이타베이스의 스키마를 더욱 확장시켜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MusicBrainz와 (무료)  또 하나의 상용서비스인 AMG 가 생겨나게 되었죠.  Windows Media Player와 Music Match, Virgin이 AMG를 이용중입니다.    

CDDB외의 음악정보와 데이타 베이스는 AMG의 자회사 격인 All Music Guide가 있는데 이 서비스를 역시 뮤직매치와 아이튠스가 사용중이죠.  (아이튠스는 CDDB만은 그레이스노트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 에필로그

결국은 컨텐츠와 내용을 체계적으로 보유한 자가 최후의 승리을 거둘겁니다.  오늘은 음악에 대해서 말을 했지만 응용범위는 무한합니다.  각 문화쟝르 전체가 이러한 컨텐츠의 각축장이 될 수 있습니다.

문화적인 컨텐츠를 제외한다면 가장 무서운 킬러 컨텐츠는 지도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KT에서 End-User들이 참여하는 지도정보 프로젝트를 유심히 관찰한바가 있었는데 지도위에 사용자가 주유소, 병원, 음식점등의 정확한 위치를 지적하고 해당 업종과 전화번호, 기타 정보들을 입력하도록 해서 확인이 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의 프로젝트로 기억합니다.   

겉으로만 멤돌면서 관찰해서인지 그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간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이디어 자체는 훌륭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구글이 지도서비스를 중심축으로 서비스를 차츰 확장해 나가고 있는걸 보면서 역시 지도가 킬러컨텐츠 였구나 하는 것을 절감하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구글이 국회도서관의 장서 수십만권을 모두 디지털화 한다는데 이건 거의 노가다 수준의 일입니다.  많은 인력을 동원해서라도 꼭 하겠다는 의지를 들었을 때 마치 수천년전 인간의 힘만으로 피라미드를 만들었던 이집트가 떠올랐습니다.    방대하면서도 정교한 체계를 갖춘 컨텐츠를 구성하는 것은 이렇게 ‘노가다’가 필요한 법이지요.  

그런측면에서 우리는 그러한 노가다를 대부분 회피하고 있습니다.  음악 데이터베이스 역시  제 예상으로는 우리같은 네티즌이 뭉쳐서 하지않는다면 현재보다 그리 나아질게 없으리라고 봅니다.  저 역시 때가되면 한몫하러 나서고 싶습니다.  

위에서 참고한 Wikipedia 프로젝트를 관찰하면서 정말 개미들의 힘은 대단하구나 하는 것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CDDB에 대한 글은 예전부터 언젠간 한번 실랄하게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었지만 제 블로그를 마련한 지금에서야 조금 담아낼 수 있게 되었네요.   🙂

내용보강

아래 글틀양 님이 지적해 주신대로 오래전에 포기했던 가요CD리핑을 아이튠스와 뮤직매치에서 해본 결과 모두 100% 오차없이 인식헀습니다.  음반은 빅마마 1집이었는데요.  

그런데 사실 그 결과가 저로서는 더 실망스럽습니다.  그레이스 노트와 AMG가 전세계 음반DB시장을 독식하게 생겼군요 이미 CDDB는 양사 모두 어느정도 완료한 것 같고 이에따른 디스코그라피가 정리되었습니다.

데이타베이스의 뼈대는 세워졌다고 보여집니다.  이제 내용을 주욱 채워넣는 일만 남았는데요.  그것이 완성되면 많은 국내의 음악서비스가 외국회사의 라이센스를 구입하여 가요DB를 서비스하게 생겼군요.  

안그래도 그레이스노트가 국내에 진작에 진출해서 현대, KTF, 삼성 등과 작업을 벌였군요.  제가 글을 쓴 의도는 바로 그레이스노트나 AMG와 같은 역할을 하는 한국의 단체가 나타나서 무료로 그런것들을 서비스 하기 바랬는데요.  

후우~ 그동안 제가 많은것을 놓쳐왔군요.  혹시 이에 대해 정통하신 분들이 트랙백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역시 한번 시작한 이상 이쪽 동네를 좀 파헤쳐봐야겠습니다.  계속 관심가져주십시오